(...)
종이팩에 든 우유나 음료를 마시며 요 몇 모금 
홀짝 마시려고 마구 베어냈을 나무들에 생각이 미치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별볼일 없는 과자나 물건을 싼 지나친 포장지,
매일 배달돼 오는 선전 전단, 아무 흥미도 없는 홍보 잡지가 
실은 우리의 숨통을 막는 일에 앞장서고 있음을 깨닫지 않으면 안 된다.
(...)

                - 윤후명의  <나에게 꽃을 다오 시간이 흘린 눈물을 다오> 중에서 -
 


저자는 또한 자신이 쓴 책도 다름아닌 종이여서 출판을 하면서도 나무에 대한 죄책감이 있는 것 같다. 
e-book  이라는 시스템이 새로운 대체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한다고도 얘기하신다. 


종이에 대해서 이런 생각까지는 해보지 않았는데, 참 맞는 말이고 백번 옳은 말이다.  
하지만 종이책이 없는 세상, 다이어리가 없는 세상, 휴지없는 화장실은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나무에게는 참 미안한 말이지만 조금 더 희생을 요구하고 싶어진다.  
필요없는 낭비를 하지 말자는 입장에서는 절.대.찬.성 이다.

외국 도서의 경우 책의 질이 재생지(!) 같은 누렇고 거친 종이를 사용하는 것에 반해 우리나라의 책들은 눈부실 만큼 환하고 부드러운 종이를 많이 선호하는 것 같다.  나무의 희생 관점에서 본다면 잠깐의 눈의 즐거움 뿐인 질 좋은 종이선택을 지양했으면 한다.  
이 기회에 책 가격도 조금 착해졌으면 좋겠고. ^^  뭐. 지금도 가장 저렴한 취미생활이 책이긴 하지만. ㅎㅎ

이 책은 외국도서 같은 질감의 재생지 느낌의 책이다.  말만 저리 해놓고 깨끗하고 질이 좋은 종이를 선택했다면 실망했을 텐데, 말과 행동이 같아서 진정성이 느껴진다.

시크릿 가든, 김주원(현빈)의 이런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ㅋㅋㅋ
"이 종이는 말야~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종이가 아니야~  난 당신들이 함부로 다뤄도 되는 그런 종이가 아니란 말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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