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꽃을 다오 시간이 흘린 눈물을 다오
윤후명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윤후명 작가는 이름만 들어보았고, 작품으로 접하긴 처음이다.
저자의 산문집인 이 책은 이해될 듯, 되지 않을 듯 철학적이다.  때론 심오하다.  작가의 프로필을 들여다보니, 철학과를 나왔단다.  그제서야 조금 이해가 되는 듯도 하다.  그래서 이런 느낌이 드나보다.  언제부턴가 작가의 프로필을 눈여겨 보게 된다.  일종의 선입견일 수도 있지만, 작가를 이해하고 작품을 받아들이는데 있어서 어느정도 편안함을 준다.
 
자연에 대한 숭배함이 곳곳에 묻어난다.  꽃과 나무를 사랑하고 깊이 있게 관찰하는 자연주의의 작가다. 식물학자가 되는게 꿈이기도 했던 저자는 꽃과 나무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는 기쁨을... 잘못 알고 사용했을 때의 부끄러움을 일일이 열거한다. 사람도 상대방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주며 서로의 정을 쌓아 가듯이 식물도 마찬가지다. "예쁘다!" 하는 감탄사에 그치지 않고 이름을 기억해내고 불러주며 정을 쌓아가는 일이 식물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일부러 여유롭게 읽은 책이었다. 다른 류의 책에 비해 행간을 음미하면서 읽으려는 노력을 했다. 그런 노력에도 어렵게 느껴지는 문장들이 있다. 공감과 동감이 조금 부족했다고 느낀다. 46년생인 작가와의 세대차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요즘의 나는 사실 식물을 보면 편안해지고 안구가 건강해지는 기분에 행복함을 느끼지만, 일부러 찾아다니며 감상을 하지는 않는다.  꽃 이름은 개나리와 진달래, 코스모스 정도를 알 뿐이고 이름모르는 꽃은 예쁜꽃, 노란꽃, 빨강꽃 이렇게 부르곤 한다.  (참 단순하다.  ㅠㅠ) 이름이 궁금해 잠을 못 이루거나 여러방면으로 조사하거나 하지도 않는다. 

이런 부분에서 공감을 하기엔 내가 아직 어린것도 있고, 가진 지식이 빈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시간이 흘러 나중에 다시한번 읽어본다면 느낌이 다를거라 생각한다.  더 많이 받아들일 수 있고, 더 많은 공감을 할 수도 있겠다.
 
좋은 문장이나 다시 보고 싶은 문구들은 책 귀퉁이를 접어 두는 습관이 있는데, 여러 페이지의 귀퉁이가 접혀있다. 소설가이면서 시인이기도 한 저자여서, 책 중간 중간에 시도 감상할 수가 있다.  저자는 미술에도 관심이 많아 직접 그림도 그린다.  이 책에는 저자가 그린 그림 몇 점이 실려있다.  꽃을 그린 그림이 대부분이지만 그림 감상에 눈이 즐거워진다.


힘있고 활발하고 불타오르는 듯한 그런 느낌보다는 처음부터 차분하고 조용한 톤으로 조금씩 말을 건네는 책이다.  
화려하거나 요란한 수식이나 꾸밈없이, 진솔하게 일상에서 사부작 거리는 움직임이 느껴졌다.  그래서 좋았다. 

진한 향수와 두꺼운 화장을 한 사람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쌩얼을 마주하는 느낌이 편안하고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