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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청춘이다 - 인생 앞에 홀로 선 젊은 그대에게
김난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집어 들기전에 나 스스로 반문을 해본다.
"지금 나는 청춘인가?"
"나는 아직 젊은가?"
몸은 어떤가? 그럼 마음은? 그런 물음에 대답이 바로 나오질 않는다.
한참 고민 후에도 고개가 갸우뚱 해진다.
어떤이는 몸은 늙었어도 마음은 아직 이팔청춘이다. 이런 말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몸과 마음을 따로 떼어서 생각하면 안 될 것 같다. 몸의 상태에 따라 사람의 마음이 많이 흔들리니까. 몸이 여기저기 아프다면 뭔가 새로이 시작하려는 불끈 불끈 열정이 생길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십대를 코앞에 둔 내가, 나 스스로를 젊다고 말하거나 아직 "청춘"이라고 말하기엔 얼굴이 화끈거리고 젊은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마주설 용기가 없었다. 20대의 풋풋한 청춘이 아니어서 책을 읽어도 공감을 못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저만치 앞질러 가 있어서 책 읽는 걸 망설였었다.
하지만 첫 단락에 인생시계를 읽고서는 떳떳하게, 자신있게 책을 끝까지 완독할 수 있었다.
인생시계란 사람의 인생을 평균 80세까지 산다고 가정하고, 80세의 전 인생을 총 24시간으로 했을 때.
나는? 그대는? 현재 몇 시쯤을 살고 있을까 하는거다.
11시24분.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시간이다.
아직 오전이 끝나지 않은 시간이다. 이른 점심을 먹거나 점심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아직 많은 시간이 남은 까닭에 "청춘"이란 기차에서 아직 내려설 생각이 없어졌다.
자! 계산기를 가져와서 계산해보자!
결과가 나왔는가? 생각보다 이른 시간 아닌가? ^^
20대의 싱그러움과 풋풋함. 뭘 해도 예뻐 보이는 그 시기를 나도 지나왔다. 어른들이 흔히 하시는 "그 때가 좋은 때다" 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해 된다. 나도 젊은 그들을 보면 하나같이 예뻐 보이기 때문이다. 때론 아픔도 겪고 시련도 겪을 테지만 대체로 본인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십자가일 것이다. 그 고통들이 나중에 나를 지탱해주는 힘이 되고 지혜가 되서 몸 어딘가에 차곡 차곡 축적 되고 있을터다. 다만, 그 심한 고통때문에 영혼이 많이 손상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얼마전 회사에서 교육을 받았는데, 그 중 [스트레스] 라는 주제로 받았던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교육 중에 자신의 스트레스를 체크해 보는 시간이 있었다. 총 40점이 만점이었고, 점수가 낮을수록 좋은 거였다. 즉, 스트레스를 덜 받는 거였다.
나의 점수는 14점으로 절반이 못 미치는 수준이어서 나름 안심하고 있었는데, 강사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정상인의 수치가 0점 ~ 5점 이라는거였다.
300명 가량 모인 교육생들 사이에서 가장 낮은 점수, 가장 높은 점수의 사람을 알아봤다. 최고 점수는 30점이 넘는 사람이었고, 최저 점수는 4점짜리의 사람이었다. 최저 점수를 앞으로 불러 몇 마디 인터뷰를 하는데, 그 사람 얘기를 크게 두가지로 요약하면 운동과 긍정적 사고였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운동을 하고 매사에 긍정적인 사고를 한다는 거였다. 책에서 나오는 모범 답안 같아 보였지만, 실제 주인공을 눈으로 보니 안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런 생각을 갖고 봐서 그런가... 잘 웃는 모습과 운동으로 다져진 몸이 보기에도 매우 건강해 보였다. 몸도 마음도 모두 건강한 사람.
불안하고, 막막하고, 흔들리고, 외롭고 그런 증상들이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스트레스가 커져 우울증이 오고, 몸이 너무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이상없다고, 괜찮다고 나오는 유형들. 이 경우 모두 스트레스가 원인이다. 물론, 사회인이 받는 스트레스와 젊은이들이 받는 스트레스의 종류는 분명 차이가 있을거다. 하지만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어서, 답이 보이질 않아서,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아프고 힘들다는 공통점이 있다.
초.중.고 시절 ’대학입학’ 이라는 한가지 목표만 바라보고 열심히 달리고, 대학은 다시 취직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최종 목적지처럼 보이는 사회에 나와서, 이제 끝일 거 같은 그들에게 사회는 매번 또다른 시련이 기다리고 있다. 어쩌면 지금까지 겪었던 그 어떤 시련과도 견줄 수 없는 것이다. 어느 누구든 자신의 인생은 나이와 상관없이 모두 처음 사는 삶이기 때문에, 그 나이때에 겪는 과정이 조금씩 다를 뿐이지 언제나 고만고만한 걱정스러움은 늘 존재하는 것 같다.
저자가 이야기를 이끌어 가면서, 예를 든 경우가 대학생이어서 그들만을 위한 위로와 격려 같지만 내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며 듣다보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나에게도 적용이 되는 내용이었다.
청춘이 아니어서 책을 읽을지 말지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러지 말고 읽어보라고 적극 권해드리고 싶다.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에서 1위 자리를 내려놓지 않는 이유는 분명히 있었다.
밑줄 긋고 싶은 내용도 많고 나를 다시 일어서 용기낼 수 있게 채찍질하고,
때론 조금 나태해져도 된다고 어깨 두드려 주는 내용도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