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 선셋 (1disc) - [할인행사]
리차드 링클레이터 감독, 에단 호크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비포 선라이즈> 이후 이야기인 이 영화를 한번 찾아봐야지 하다가 계속 미뤄졌었는데 드디어 봤다. 
해가 뜨기전에 헤어졌던 제시(에단 호크)와 셀린느(줄리 델피) 는 6개월뒤에 다시 만나기로 했는데, 그 뒷얘기가 이 영화 <비포선셋>이다.  

우연히 기차에서 만나 하루를 보내고 사랑인지 아닌지 감정의 혼란을 느끼는 두사람.  현실로 돌아가 다시 곰곰히 생각해보고, 사랑이라는 확신이 선다면 또 만나고 싶다면 6개월 뒤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연락처 교환도 서로 하지 않은 채 헤어진다.   이게 전편의 이야기였다. 

6개월 뒤의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 뒤로 훌쩍 시간은 지나 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제시는 셀린느와의 만남을 소설로 펴냈고, 미국에서 잘 나가는 작가가 되어 있었다.  미국에 이어 프랑스에서도 소설을 출간하게 되었고, 프랑스의 한 서점에서 독자들과의 만남을 하는 자리에서 영화는 시작된다.  소설을 펴낸 것은 제시의 의도대로라면 셀린느를 만나기 위한 나름의 방식이었다.  한번은 꼭 만나고 싶었을 거다.  그리고 인터뷰 자리에서 거짓말처럼 나타난 셀린느.  그렇게 두 사람은 9년만에 재회를 한다.

20대의 풋풋하고 활기차 보였던, 설레이는 모습의 두사람이었는데, 9년이 지난 지금의 그들에게서는 세월의 흔적이 보였다.  주름살도 생기고.  안정적으로 보여지기도 하지만 어쩐지 쓸쓸한 모습이었다.  6개월뒤에 만남의 장소에 나타난 사람은 제시 혼자였다.  오지 않은 셀린느를 기다리며 걷기도 하고 며칠을 근처에서 머물고 떠난다.  그 뒤로 적당한 시기에 결혼을 하고 아내와 아들이 있다.  셀린느는 몇 명의 남자친구가 있었긴 하지만 현재는 싱글로 혼자서 좋아하는 일을 하며 지낸다.

다시 만난 그들의 기억속에는 여전히 서로에 대한 호감이 충만한 상태이다. 처음 만난 사이라도 오랜 인연처럼 딱 맞게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  유난히 대화도 잘 통하면서 생각도 비슷한 사람이 있다.  그 둘은 그런 사이였다.  떨어져 있던 긴 시간동안에 길을 걷다가 누굴 기다리다가, 이따금씩 상대를 떠올리며 지냈다는 걸 확인한다.  만나기로 약속했던 날 셀린느가 그 장소에 나왔더라면 지금의 그들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흘러간 시간을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을 자꾸 생각나게 한다.  안타깝게 한다.  물론 셀린느가 만남의 장소에 나왔고, 만약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해서 ’해피엔딩’일 거라는 보장은 없다.  서로 싸우고 다투고, 오해하고 권태기로 서로 미워하는 사이가 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해서는 살면서 항상 미련이 남는 법이니까.  그런 ’만약이라는~’ 가정이 서로에 대한 감정을, 흘러간 시간을 더 애절하게 한다.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정보>


전편에 이어서 후편도 비슷한 분위기가 이어진다.  만나서 걷고 차 마시며 계속 대화를 한다.  대화하고 또 대화한다.  
실제로 영화를 찍고 난 후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더 궁금하다.  감독도 배우들도 예전의 그들이어서 다시 만나는 감회가 남다를 것 같기 때문이다.

마지막 장면에 셀린느가 들려주는 ’왈츠’ 노래가 계속 머리에 남는다.  비행기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떠나야하는 제시인데 셀린느의 노래를 들으며 과연 떠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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