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1 - 개정판
김형경 지음 / 푸른숲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소설책임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이력을 자꾸 되새겨 보게 된다. 저자가 심리학이나 정신상담 분야를 전공하셨나? 싶을 정도로 그 분야에 깊이 있는 지식이 엿보인다. 정신과 상담을 받아 본 경험은 없지만,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리속을 지배한다.
사람은 누구나 성장하면서 크고 작은 상처들을 경험한다. 그 상처에 대한 후유증이 어른이 되어 심각한 문제로 나타나는 경우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기준이 애매하긴 할 테지만, 그 충격이 크고 작으냐에 따라 또 생활에 불편함을 주느냐의 여부에 따라 전문 상담가의 치료를 받거나 그냥 조금 불편한 채로 적응하며 살아간다.
소설속의 두 주인공 세진과 인혜는 사랑에 대한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세진의 경우는 열살 이전에 받은 상처로 인해 본인도 몰랐던 후유증이 심각하게 나타난다.
몸이 아픈건 병원에서 적당한 치료를 하면 되지만, 세진의 경우처럼 몸 안의 축적된 슬픔이 쌓이고 쌓여 몸을 아프게 하는 경우는 어떤 검사를 받아도 병명이 나오질 않는다. 어느날 부터인가 눈 앞에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인다. 분명 혼자 사는 집인데 사람이 보이기 시작한다. 다양한 형태로 다양한 사람이 불쑥 튀어나와 세진을 놀래킨다. 악몽을 꾸거나 가위에 눌려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집 안에서 매일 보던 인형이, 사물이 어느순간 공포로 다가온다. 병원에서 병명을 얻어내지 못하자 한의사, 법사, 풍수전문가 등을 찾아가 보기도 하고, 기를 훈련시켜 보기도 하고 대체의학에 기대 보기도 한다. 하지만 일시적인 효과 뿐이고 근본적인 치료효과는 보질 못한다. 마지막으로 정신과 상담을 받아보려고 한다.
"둑까지 차서 찰랑거리는데 저렇게 버티고 있으니......"
"몸 안의 슬픔이 자기를 알아달라고 몸을 아프게 하는 겁니다."
면담자라 일컫는 정신과의사와의 만남에서 하나씩 하나씩 드러나는 세진의 상처받은 과거들이 안쓰럽다. 등을 쓰다듬어주고 싶어지게 한다.
그에 반해 인혜가 받은 상처는 어른이 된 후에 한번의 결혼과 이혼을 통해서 겪은 상처이다.
사랑에 대해서, 남자에 대해서, 세상에 대해서 알지 못해 겪었던 시련이 다시 시작되는 사랑을 방해한다. 시간이 지난 지금 시점에 알고 있는 것 들을 첫 결혼하던 나이에 알았더라면 좀 더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과 미련이 느껴진다.
2권에 이어지는 내용에는 세진과 인혜 모두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지 궁금하다.
둘 다 행복해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며 2권을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