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2월 14일이면 발렌타인 데이가 돌아온다. 발렌타인데이니 화이트데이니 무슨무슨 데이들이 물건을 많이 팔기위한 상술이라고 해도 그냥 넘어가기엔 좀 서운한 마음이 든다.
서먹하고 진도 안나가는 젊은이들의 또다른 만남을 위한 목적이 되기도 한다.
좀 더 친해지기 위함이든 오래된 인연에 형식적인 관계든, 사람과 사람사이를 좀 더 부드럽게 해주는 놓치고 싶지 않은 기념일이 되어가고 있다. 때로 도를 지나쳐 고가로 치닫는게 "이건 아닌데!" 하는 마음이 들긴 해도 말이다.
매 해마다 꼬박 주위에 남자들에게 초코렛을 선물한건 아니었다. 휴일에 걸리거나 그 주의 컨디션이나 마음에 따라 하기 싫을때는 눈 딱 감고 넘어가기도 하고 어떤때는 없는 솜씨지만 한껏 욕심을 부려 촌스러운 뭔가를 내밀곤 했다.
올해도 한번 만들어 봤다. 주위에 남자의 얼굴들을 헤아려보니 가족을 빼고 거의 스무명 가량이다.
몇 년 전만해도 일일이 포장지를 오려서 내용물을 담고 예쁜 리본으로 묶고 하는 작업을 일일이 손으로 했는데, 요즘은 적당히 알맞은 사이즈의 비닐과 리본을 팔아서 편하게 작업했다. 주연군과 함께 놀이처럼 작업을 했다. ^^

모아보니 꽤 푸짐해 보인다. ㅎㅎㅎ
가족들을 위한 조금은 차별화된 발렌타인 선물! ^^

사이즈별로 제일 큰건 남편꺼!. 그다음 핑크 상자는 도련님꺼! 마지막 갈색 상자가 주연이꺼!
같이 포장을 하던 주연군 한마디 한다.
"내가 받을 초코렛을 내 손으로 직접 포장하니 좀 이상하네!"
ㅋㅋㅋㅋ
다 만들어 놓고 나니 내용물이 몇 개 없어서 열어보고 실망하지나 않을까, 좀 촌스럽나? 초라해 보이나?
여러 생각이 든다. 주고도 욕 먹지나 않을까 하는 심정이다. ㅠㅠ
모르겠다. 월요일에 눈 딱 감고 하나씩 안겨줘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