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 선라이즈
워너브라더스 / 2005년 2월
평점 :
품절


비포 선라이즈 - 비포 선셋 
영화 제목은 많이 들어봤지만,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우선은 비포 선라이즈 부터. ^^

이 영화는 남자들보다는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영화이다.  아니, 어쩌면 여자들도 별로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주인공인 줄리델피와 에단호크가 기차 안에서 처음 만나 영화가 끝날때까지 계속 talking, talking, talking ... 계속 대화하면서 영화는 끝이 나기 때문에 지루할 수도 있을 영화다.  영화 내용에, 정확히 그들의 대화에 공감을 못한다면 말이다. 

각자 혼자서 목적지를 향해 가는 기차 안에서 처음 만나게 되는 두사람.
기차 안에 부부싸움을 하는 시끄러운 커플을 뒤로 한채 식당칸으로 옮겨간 두 주인공.  그들의 본격적인(!) 대화가 시작된다.

처음 보는 낯선 사람과의 만남이, 대화가 어색하다.  그 둘 사이의 어색함, 약간의 설레임, 대화를 하면서 서로에 대한 호감은 점점 더 증폭되고, 상대의 감정을 배려하는 말들, 잘 보이고 싶어하는 마음 등이 두 사람의 표정에서 제스처에서 실제처럼 느껴진다.  (자연스럽게 진짜처럼 연기를 잘 한 듯.  ^^)

얼마간의 대화로 서로 얘기가 통한다는 걸 느꼈던 두 사람.  셀린느(줄리 델피)는 제시(에단 호크)를 따라 기차에서 내리는 모험을 감행한다.  처음 본 남자를 따라 내리는 자신이 황당하면서도 재밌는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설레는 느낌이 셀린느의 얼굴에서 드러난다.  
그렇게 시작된 낯선 공간에서의 자유로운 여행은 다음날 아침 비행기를 타야하는 제시때문에 만 하루가 채 안되는 일정이다.
짧은 여행, 낯설지만 설레는 여행내내 두 주인공은 참 많은 이야기를 서로 주고 받는다.  서로 살아온 얘기, 어떤 주제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얘기하고, 때론 가치관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애인이 있었는지 애인사이는 어땠는지 등 대화의 주제 또한 광범위하고 제각각이다.  

걷고 또 걷고, 쇼핑하고, 구경 하고, 차를 마시고, 음식을 먹으며, 술을 마시며 나눈 대화들은 모든 커플들 사이에서 애인 사이에서 나눠야 할 이상적인(!) 대화라고 생각된다.  특히 결혼한 부부들의 대화 주제로 적합하다.  결혼을 하고 나면 이런 대화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없어지는데, 참 아쉽다.  부부가 되면 이젠 서로에 대해 많이 안다고 생각해서 그런가 보다.  싸움이라는 건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의견차이인데, 상대를 잘 안다는 착각 속에서 사니까, 내 노력은 하지 않으며 상대의 희생만 바라며 사니까 싸움이 끝이 없다.  참 아이러니하다. 

영화는 다음날 아침 셀린느는 기차를 타고 남은 목적지를 향해 가고, 제시는 비행기를 타러 서로 헤어지며 끝이 난다. 
1년뒤에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하며 짧은 만남을 끝낸다.   어찌보면 이들의 좋은 감정은 짧은 만남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내일 또 얼굴을 볼 수 있다고 한다면 그때도 이렇게 애틋하고 아쉬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뭐가 됐든 내일 다시 볼 수 없다는 게, 이제 마지막이라고 생각되는 순간이 생에 가장 중요한 순간이 되는 법이니까.

비포선셋을 또 찾아봐야겠다.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런지. 다시 만날 수 있을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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