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도 더 된 것 같은데, 언제쯤이었는지 기억에서도 사라졌다.
어렷을때 목도리 뜬다고 뜨개질 했던 것 같은데, 다 뜨긴 했는지 기억이 통 나질 않는다. ㅠㅠ
까마득하게 머리속 지우개가 빡~ 빡~ 열심히도 지웠다.
주연이 겨울방학 숙제로 본인이 직접 써 넣은 미션 중에 하나가 [목도리 뜨기] 라 한다.
"너네 반에 뜨개질 하는 친구 있어?"
"아니"
"그럼 최근에 뜨개질에 관해 얘기 했어?"
"아니"
"그럼 뜬금없이 웬 뜨개질이야?"
쌩뚱맞다고 느꼈다. 갑자기 웬 뜨개질?
암튼. 그래서 숙제를 위해 실과 대바늘을 사야했다. 다행히 집 근처에 뜨개질 하는 곳이 있다.
실도 사고, 대바늘도 사고, 목도리 뜨는 방법도 같이 가서 배워 왔다.

주연군! 처음 며칠은 재밌게 뜬다. 초반에는 실의 강/약 조절을 못해서 빽빽하게 바늘이 들어가기 힘들정도로 뜨더니,
시간이 지나 한단 한단 올라가면서 요령도 생기고, 실도 느슨하게 조절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자연스러워 졌다.

주연이가 잘 할 수 있을까 했는데, 제법 길이가 나온다. 그런데, 딱 요기까지다. 그 뒤로는 당췌 진도가 안나간다. ㅜㅜ
혹시 이거 나중에 엄마 숙제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주연이가 뜨개질 하는거 보고 있자니, 손이 심심하고 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나도 털실을 사왔다. ㅎㅎ
근데, 주연아! 어쩌니? 엄마는 벌써 다 떴다. 마무리만 하면 된다. ^_________^

내꺼는 생각보다 며칠 안되서 완성하게 됐다.
처음엔 나보다 더 먼저 뜨겠다고 난리를 치더니 격차가 벌어질 수록 따라올 생각도 안하고 순식간에 흥미를 잃은것 같다. 내가 잘 못 한건가? 천천히 뜰 걸 그랬나? ☞ ☜
그나저나 누구한테 선물로 줄까? 남편? 어머니? 주연? 나? 시동생? 행복한 고민이 시작된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