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 청춘의 밤을 꿈을 사랑을 이야기하다
강세형 지음 / 김영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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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어!  이거 내 얘긴가?  나도 아직 철이 없는데... 얼마면 살수 있나? 철 이라는 거.  -.-
평소에 나 자신을 생각할때, 아직 철 없이 방황하는 것 같은 나를 발견할때마다 ’언제 철 들래?’ ’애 처럼 구는군’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 내가 결혼 하면 철이 들 줄 알았다.  애를 낳으면 저절로 철이 드는 걸로 착각하고 있었다.  헌데 난 아직도 어린애 같다.  가끔 주연이와 싸우고 토라져서 말도 안할때도 있고,  정신적으로 아들한테 기대 위로 받을때도 있다.  이제 열살난 아들인데 말이다.

남편은 가끔 얘기한다. 큰딸, 작은아들.   날더러 큰딸이란다.  
"두 마리!  고만 좀 싸우지?"
"또 싸웠어?  엄마가 참아야지,  애하고 똑같이 구냐?"   

그런 나에게 이 책이, 책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강세형 작가는 라디오 작가로 김동률, 테이, 이적, 스윗소로우 와 함께 오랜 작가 생활을 했다고 한다.  DJ들 이름만으로도 느낌이 새롭다.  그런데도 작가이름은 참 생소하다.  사실 라디오 작가는 DJ에 가려서 잘 드러나지 않는다.  작가 본인도 말한 것처럼 라디오 작가는 글을 읽고 있는 DJ의 이야기인 듯 그 뒤로 숨는다.  내 이야기이면서도 내 이야기가 아닌 이야기.   이 책은 그동안의 원고들을 모아서 책으로 엮은 것으로, 라디오 한 코너에 소개되었던 내용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굵직한 남자 DJ 들의 음성이 귀에 들리는 것 같다.  눈으로는 책을 보면서, 귀로도 들릴 것 같은 이야기들.

사실 특별한 이야기가 들어있지는 않다.  한번쯤 겪었을 법한 일들이 라디오 작가 특유의 화법으로 차분하게 잔잔한 감동을 주며 편안하게 들려준다.  소소한 일상에서 떠오르는 생각들, 하루에도 똑같이 벌어지는 생활에서 느끼는 소소한 감정들을 일깨워준다. 
평범하고 공감이 가는 비슷한 일상을 가진 얘기라서 더 마음에 와닿는다.  "나랑 비슷한 사람이었구나!"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구나!"  "맞아! 왜 그런걸까?"  하며 친구와 대화하듯이 술술 읽혀지는 내용이다. 

(중략)
’인생을 살아간다는 건
끊임없이 쌓이는 먼지를 닦아내는 일이야.’

아무리 쓸고 닦고 땀이 나도록 열심히 청소를 해도
발바닥엔 다시 먼지가 묻고
아무리 면봉으로 귓속을 구석구석 닦아내도
늘 미진한 기분이 들고

아무리 지우고 잊으려 해도
또 다시 쌓이는 지우고 싶은 기억.

(..)

어쩌면 인생을 살아간다는 건
끊임없이 쌓이는
'지우고 싶은 기억'을 닦아내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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