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스러운 마음

외로움쯤은 아무것도 아니야.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건 어차피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거야.
당신이 아니라 당신과의 추억이 사라지는 것이 아쉬워.
아냐, 추억은 거추장스럽기만 한 거야.
어쩌면 인생은 시간 때우기인지도 몰라.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 연인의 절반은 싸우거나 헤어지고 있을 거야.
우리는 일생을 다하여도 행복해 질 수 없어.
우리도 한때 사랑이라는 걸 했지, 했었지.
아, 지긋지긋한 연애의 윤회. 완벽한 열애 따위는 없는 걸 알면서도.
이런 저런 생각으로 오전 내내 우울했는데
’빗방울은 내내 나뭇가지를 맴돈다’라는 문장을 쓴 후 
기분이 좋아졌다.

                                      - 최갑수 <잘 지내나요, 내 인생> 중에서 -



이 글에서 ’어쩌면 인생은 시간 때우기인지도 몰라’  이 부분이 가슴에 콕 박혔다.   
인생을 하나의 연극이나 영화에 비유한다면 극이나 영화에 출연하는 모든 배우들은 자신이 모두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며 연기를 한다.  하지만 주인공보다는 조연이 더 많고, 시시한 조연들은 한번 휙~ 하고 지나는 엑스트라가 더 많다.  

조물주나 신이란 존재가 있다고 하면, 아니 우주에 사는 어떤 생명체의 시각으로 내려 본다면,
인간은 하나의 먼지나 티끌조차로도 여겨지지 못한다.   
인간이 하루살이 곤충을 보듯이 우주의 생명체는 인간을 똑같은 시선으로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인간만이 스스로를 고귀하게, 중요한 뭐라도 되는 것처럼 여긴다.  영원을 사는 것 처럼 진지한 착각속에 살아간다.
사람과 사람간의 사소한 감정싸움에 인생의 대부분을 허비하고 낭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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