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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과 열 세 남자, 집 나가면 생고생 그래도 나간다 - 웃자고 한 일에 죽자고 덤빈 우리 바닷길 3000km 일주 ㅣ 탐나는 캠핑 3
허영만.송철웅 지음 / 가디언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남자들의 로망중 하나가 아닐까! 그 로망을 이루기 위해 중년남자 13명이서 일을 냈다. 집단으로 가출해서 1년여에 걸친 항해로 대한민국 바다를 U 자로 돌며 곳곳에 구역표시를 해두고 돌아왔다. 위풍당당하게 남한의 바다를 접수했다. ^^
술자리에서 처음 얘기가 나왔던 것을 시작으로, 실제로 실행에 옮기기 까지 준비기간만 반년이 걸렸다. 보통 사람들이 술자리에서 한 이야기는 그냥 그것으로 끝인것에 비하면, 짧은 기간일 수도 있겠다. 직접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결단력이 대단하다. 그렇게 떠날 수 있는 용기와 시간적인 여유, 경제력 등이 두루두루 부러웠다. 여자인 나도 이렇게 부러운데 남자들은 오죽할까!
항해기간이 거의 1년 가까이 되서 처음엔 와~ 대단하다 싶었는데, 책을 자세히 읽다보니 그게 아니었다. 떠나는 날부터 계속 항해를 한게 아니라, 한달에 한번 2박3일씩 12차례에 걸쳐 항해를 한 것이다. 한달에 한번 여행이다보니 1년 가까이 시간이 걸린 거다. 그럼 그렇지~! 했다. ^^ 멤버들을 보니 만화가인 허영만 대장을 비롯해서 치과의사, 사진작가, 고무공장 사장, 보험사 영업사원 등 직장인도 여럿 속해 있었기 때문이다.
요트를 타고 여행을 한다! 한장의 그림이 머리속에 딱 그려지지 않는가?
멋지게 차려입은 젊은 남.여가 근사한 와인잔을 들고 우아한 모습으로 사람 좋은 웃음을 머금고 유유자적, 여유로운 모습! 햇빛은 따사롭게 내리쬐고, 잔잔하고 고요한 바다는 맑고 푸른빛이 눈부시다. 그 바다 한가운데에 떠있는 요트 한척! 그런게 상상되지 않나?
그들도 처음 그런 상상을 품고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상상이고 꿈이었다. ㅎㅎ
그들에게 현실은 생고생이었다. 집 나가면 고생이란 말은 진리였다. ^^
신비스럽고 동경의 대상이었던 무인도에서는 독한 모기에 원치않는 헌혈을 해야했고, 항해를 하는 동안의 잠자리는 비박이었다. 11월 이전까지는 낭만이었지만 겨울로 접어들면서 안쓰러운 시선이 많아졌다. 흔들리는 배위에서 멀미는 머리속을 하얗게 만들고, 파도가 높게 치는 바다에서는 생명의 위협도 여러번 느꼈다. 제대로 못 먹고 못 자고, 추위와 더위와도 싸워야 했다. 안해도 될 고생을 진탕 한 셈이다.
그래도 그들이 좋아보인다. 그런 고생이 들더라도 한번쯤 해보고 싶은 일탈이요, 가출이었다.
사진과 허영만표 만화와 지루하지 않은 글들이 재밌다. 아름다운 대한민국 바다를, 바다사람들의 인심을 간접체험할 수 있는 배가 아파오는 책이었다. ^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