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몽
황석영 지음 / 창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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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오래전부터 기회가 있을 적마다 언젠가는 '강남형성사'에 대해서 쓰고 싶다고 말하고 다녔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의 이 책이 탄생을 했다.  오랜 원을 이제서야 푸시고 후련해 하실 모습이 그려진다. ^^

지금의 강남이 이루어지기까지의 역사와 사연들이 들어있다.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듯이 강남은 교육과 제일 비싼 땅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엄청난 사교육 열풍의 최전선에 있으면서 부동산 얘기가 나오면 으레 강남을 빼놓으면 이야기가 안되는... 항상 이슈를 몰고 다니는 지역으로 부러움과 질시를 동시에 받는 도시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은, 서울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강남 과 非강남.

1995년 6월에 강남 한복판에서 백화점이 와르르 무너진다.  믿기 힘든 이야기이지만 눈한번 껌뻑했을 사이에 건물하나가 뿌연 연기사이로 사라졌다.  실제로 일어났고 우리모두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급하게, 철저한 준비없이 권력과 욕망, 허영 등의 날림으로 지어낸 강남!  물리적으로는 백화점과 다리하나 무너졌지만, 깊이 곪은 상처의 일부만이 터진건 아닐까?  빙산의 일각처럼 수면위의 얼음은 작고 만만해 보이지만 수면밑에 숨겨진 얼음덩이들은 아직 그 실체조차 파악이 안된 것일 수도 있다.  작가는 그걸 깨우쳐 주고 싶었던 건 아닐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바로 잡을 게 있다면 하나씩 하나씩 제자리를 찾아주자!  지금이라도 꿈을 꾸고 있는 자들은 현실로 돌아와라! 하는 메세지를 주고 싶었던 건 아닐까.

정치, 경제, 모든 분야가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상황에서 조금 깨어있고 권력을 가진 일부 세력가들에 의해서 무지하고 힘없는 가난한 이들의 꿈과 희망은 철저히 그들의 먹이감이 된다.  힘없고 돈 없고 정보력이 약한자는 먹고 먹히고 또 이용당하고, 소모되어진 상황이 이어진다.  그런 과정을 딛고 지금의 강남이 형성된 역사를 말하고 있는 소설이다. 

박선녀, 김진, 심남수, 홍양태, 그리고 최후 생존자 임정아 양 까지 다섯명의 인생을 들여다보며 함께 울고 웃고 있자면, 강남의 역사를 눈에 그려지는 것처럼,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스토리로 보면 <장길산>에 버금가는, 장편이 어울릴만한 큰 스케일의 소설이다.  한권으로 엮어져 있지만 많은 이야기가 압축된 내용이어서 장편으로 접할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긴 호흡으로 좀 더 자세하게 읽어도 충분할 내용인데, 왜 한권을 고집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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