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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타워 - 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
릴리 프랭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엄마 배속에서 태어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 이상은 겪어야 하는 이야기.
응애 울음을 터뜨리며 태어나 기고 걷고 성장하고, 지금도 우리는 죽음을 향해 한발자국씩 향해 간다.
아프리카의 달과 토끼 이야기.
달을 모시던 토끼는 어느 날, 지상에 말을 전하고 오라는 명을 받았다.
"인간이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느니라. 너는 지상에 내려가 인간들에게 이렇게 말하도록 하여라.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지어다. 이미 너희에게 죽음이란 없느니라. 죽어도 다시 살아나리라. 영원히 사는 것이니라...
알겠느냐, 그렇게 전하고 오너라."
하지만 토끼는 큰 실수를 하고 말았다.
(...)
"언젠가 죽을 것이라고 전하고 왔사옵니다."
그 말을 들은 달은 크게 화를 내며 토끼에게 말했다.
"이런 어리석은 것! 내 말을 똑똑히 듣지 않았구나!! 완전히 거꾸로 전하고 오다니!"
(...)
토끼의 잘못때문인지 우리 인간은 죽음을 두렵고 무서운 존재로 알고있다. 어떤 나라에서는 죽음은 좋은 곳으로 가는 여행이니 절대 슬퍼하거나 울 일이 아니라고 잔치(!)를 벌이는 경우도 있다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는 데 더이상 볼 수 없는 먼 곳으로 가는데 어찌 슬프지 않을수가 있을까!
그런 슬픈 경험을 엄마, 아빠 때로는 할머니, 할아버지, 친구, 배우자 드물게는 자식에게서도 경험을 한다.
내 경우에도 올해초에 아버지를 먼 곳으로 보내드렸다. 아직도 그날이 생생해서 생각날 때마다 그렁그렁 눈물이 앞을 가린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통해 ’죽음’이란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든다. 이런 기회를 통해 성장하고 철이 든다고 해도 참 가혹한 짓이다. 못할 짓이다.
어떤 경우에도 울 거리는 충분하다. 살갑게 평소에 잘 지냈어도 그런 행복한 순간이 다시 못 올것이 절망스러워 울게 되고, 따로 살면서 소홀한 관계로 함께한 시간이 부족하면 함께 추억을 많이 못 만든것에 대해 후회되고 자책하며 울게 만든다. 죽음이란 녀석은 사람을 정말 힘들게 한다.
이 책은 엄마를 ’엄니’라고 부르는 릴리 프랭키 자신의 이야기다. 릴리 프랭키는 필명으로 본명은 나카가와 마사야로 후쿠오카 에서 태어났다. 제목에서는 절대 감이 안잡히지만, 엄마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려서 단편적인 기억들로부터 하나씩 추억을 되새기며 엄마와의 일들을 글로 전해준다. 왜 착하게 살고 좋은일만 하며 살았던 사람은 힘들게 노년을 맞는걸까. 마사야의 엄니도 아들을 위해서 헌신적인 삶을 살았다. 남에게 전혀 피해주지 않는 삶을 살았으며, 충분한 사랑으로 아들을 키워냈다. 하지만 노년에 암과의 힘겨운 싸움에서 기어이 지고 만다. 평생을 약한소리나 부정적인 생각과는 거리가 먼 유쾌하고 웃기 좋아하는 엄니였지만, 세상의 이치에서 사람의 생체시계 앞에서는 어쩔 수 없다.
한국에 <엄마를 부탁해> 가 있다면, 일본에는 <도쿄타워>가 있다. 읽으면서 <엄마를 부탁해>가 자주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