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 시루에 물을 주듯이
-이어령-
콩나물 시루에 물을 줍니다.
물은 그냥 모두 흘러내립니다.
퍼부으면 퍼붓는 대로
그자리에서 물은 모두 아래로 빠져 버립니다.
아무리 물을 주어도
콩나물 시루는 밑빠진 독처럼
물한방울 고이는 법이 없습니다.
그런데 보세요!
콩나물은 어느새 저렇게 자랐습니다.
물이 모두 흘러내린 줄만 알았는데
콩나물은 보이지 않는 사이에 무성하게 자랐습니다.
물이 그냥 흘러버린다고
헛수고를 한 것은 아닙니다.
아이들을 키우는 것은 콩나물 시루에 물을 주는것과도 같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것은 매일 콩나물에 물을 주는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물이 다 흘러 내린 줄만 알았는데
헛수고인줄만 알았는데
저렇게 잘 자라고 있어요
물이 한방울도 남지않고
모두다 흘러버린줄 알았는데
그대로 매일매일 거르지 않고 물을 주면
콩나물처럼 무럭무럭 자라요
보이지 않는 사이에 우리아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