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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사람들 - 길에서 만난 세상 두 번째 이야기
박영희 지음 / 우리교육 / 2009년 12월
평점 :
이 책은 가슴이 아프다. 막막하고 답답하다.
대한민국의 같은 하늘 같은 땅에 살지만, 그늘에 있거나 뒤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이다.
노점상인, 환경미화원, 농인, 경비원, 장애인, 탈북자, 영세 공장 노동자...
국가와 사회의 관심을 못 받는 우리의 이웃들의 이야기이다.
가난한 사람들의 인권은 부자들의 인권과 많이 다르다. 인권도 돈을 쫒아 다니는 모양이다.
분명 가까운 우리 주위에 있지만 눈여겨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이들.
눈에 보여도 그냥 스쳐 지날뿐 관심도 없고, 그들의 이야기도 들어주는 이가 없다.
가난한 사람은 왜 뭘해도 안되는 걸까? 되는일이 하나도 없다.
왜 하는 일마다 실패하고, 망하고 집도 없어 여기저기 쫒겨 다니는 신세인지 모르겠다.
사면초가요 설상가상이다.
정말 속상하다. 열심히 하는 사람은 분명 상을 줘야하고, 적절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배웠는데
분명 교과서나 성인들의 말씀은 그런데 왜 현실은 안그럴까?
그들이 게으르고 노력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하지만, 하루종일 종종거리며 쉴틈없이 일해도 손에 쥐어지는건 겨우 입에 풀칠하는 수준이다. 이런 이들을 보고 있으면 아무래도 신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ㅠㅠ
- 단속반을 피해 하루를 긴장속에서 버티는 노점상인.
- 하루에 여러개 알바를 뛰어도 등록금 마련을 못해 학자금 대출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대학생.
- 새파랗게 젊은 사람들한테 머슴이나 하인 취급 받으며 0.5평의 관리실에서 지내는 아파트 경비원.
- 하루 평균 12시간씩 일하고 아파도 병원도 못가고 근근히 버티며,
열악한 근무환경이지만 그마저도 해고 당할까 싫은 소리 못하는 영세 공장노동자.
한참 산업화가 일었던 시대가 떠오른다. 몸에 불을 지르는 걸로 본인 의지를 함께 불태웠던 전태열이 생각난다.
수십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우리사회에는 과거를 사는 사람들이 있다.
한쪽은 시속 400킬로미터로 주행하는 고속열차에 승차해 있고,
다른 한쪽은 시속 100킬로미터를 지켜야 하는 고속버스를 타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어긋날 수밖에 없는 구조인거죠
서로 다른 출발선에서 시작한 이런 가정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부모와 비슷한 힘겨운 삶을 살아갈 확률이 클것이다.
옛날에야 개천에서 용이 날 수도 있었겠지만, 요즘시대엔 그런 기적도 생기질 않는다.
그나마 착실하게 큰다면 괜찮지만 한 부모 밑에서 힘들게 자라면서 사춘기를 비뚤게 보낸 아이의 경우 범죄의 주체가 되기도 한다.
노력해도 안되고, 되는 일도 없고, 배운것도 없고...
"에잇! 치사하고 더러운 이놈의 세상을 확~!"
이런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제2의 제3의 흉악범죄자가 이들 사이에서 나오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국가가 사회가, 조금 더 힘있는 사람들이 원인을 찾아 관심을 기울이면 좋겠다.
흉악범죄자가 생기고서 외양간을 고치는게 아니라, 소가 있을때 미리미리 손을 써놓으면 좋겠다.
우리들도 이웃에 이런 소외된 가정이 있다면 한번 더 들여다 보면 좋겠다.
크리스마스나 연중행사때만 아는 척 하지 말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