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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농담하는 카메라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이전에 성석제 작가가 쓴 [소풍] 이나 [지금이 제일 행복해]와 비슷한 느낌이다.
최근에 나온 [인간적이다]까지 성석제 작가의 책을 여러권 읽다보니 작가에 대해서 많은 것을 다 알아버린 느낌이 든다.
왜 제목이 [농담하는 카메라]일까?
책을 다 읽은 지금 그런 의문이 든다.
1분쯤 고민하고 있으려니, 한두가지 내 나름대로의 답이 떠오른다.
첫째 여기서 말하는 카메라는 작가 자신인 것 같다. 카메라에 비친(작가의 눈에 들어온)
모든 사물이나 경험들을 농담과 버무려 맛깔나는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둘째 작가가 찍은 사진이 들어 있어서 제목에 사진과 관련한 어떤 뉘앙스를 풍기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대부분의 소설이나 에세이에는 사진을 넣지 않으니까. 사진에세이 컨셉으로...
카메라로 찍어놓은 한장짜리 스냅사진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산행길에 고통스러운 다리를 잠시 쉬는사이에 눈에 들어온, 뒷방망이로 얻어맞은 듯한 풍경.
뜨거운 물을 넣고 3분이면 완성되는 사발면에 쓰인 희망소매가격을 보고 희망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드는 생각.
맛있는 냉면집을 찾아내 기쁜 마음으로 들어가 먹으며 냉면을 묘사한 부분.
춥~ 먹고싶다. 면을 별로 안 좋아하는 나도 침을 꿀꺽 삼키게 하는 글들이다.
그 이전 책들에서도 느꼈지만 작가는 맛있는 음식을 찾아 다니는 미식가이다.
냉면을 엄청 사랑하고, 고기는 그다지 즐기지 않고, 맥주와 같은 알콜도 즐겨먹고...
무엇보다 마음이 맞는, 요란하지 않은 친구들과의 꾸미지 않은 대화를 좋아하는 것 같다.
여기저기 맛있는 음식을 찾아, 산을 찾아 여행을 다니는 일들이
[작가는 경험을 위해 일부러라도 놀러다녀야 하는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물이 한 곳에 머물러 있으면 썩듯이, 새로운 이야기꺼리, 글감을 찾아 떠나는 것 같다.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감정들에서 여유로움이 묻어 있어 부럽기도 하다.
좋은 글을 쓰는건 ’글쎄올시다!’ 이지만 여행하며 사색하는 건 자신있는데... ㅎㅎ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소풍’이나 ’지금이 제일 행복해’에 들어있는 내용이 일부 재활용 되었다. ㅠㅠ
비슷한 여러권의 책을 내다보니 또 한사람 머리에서 나오다 보니 일부러 의도한 건 아니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독자의 한사람으로서 그점이 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