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살 소년의 짧은 사랑, 긴 이별

침묵의 시간 ㅣ 사계절 1318 문고 61
지크프리트 렌츠 지음, 박종대 옮김 / 사계절 / 2010년 3월

이 책은 열아홉살의 크리스티안 과 슈텔라 영어선생님의 짧은 사랑 그리고 긴 이별 이야기이다.

슬픈 사랑인데도 이야기가 막 공감되며 가슴 절절히 아픔이 느껴지거나 하진 않았다. ㅠㅠ
작가도 옮긴이도 또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체도 남자여서 그런가?

13학년에 학생신분인 크리스티안과 영어 과목을 가르치는 슈텔라 선생님.
독일은 초등학교 1~4학년, 중등학교 5~13학년으로 우리보다 1년이 더 많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은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듯이 ...
또 사랑에 빠지는 이유나 사회적편견 따위도 따져 묻지 않는게 사랑이듯이 ...
크리스티안과 슈텔라는 사랑에 빠진다.

작가는 독자로 하여금 금지된 사랑에 마음 졸이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할 틈도 주지 않는다.

바다위에 돌풍이 일던 날 북극성호를 항구에 정박하려는 중에 사고를 당하고 마는 슈텔라.
그 사고로 긴 이별을 맞이하는 크리스티안.

사랑한다는 고백도 못했고, 앞으로 둘만의 미래에 대해서도 한마디 얘기하지도 못했는데,
서로에 대해 모르는게 더 많은채로 이별의 순간을 맞이한다.

채 피어나지 못했던 사랑 한조각을 가슴에 품고 살아야 하는 크리스티안.
또한 금지된 사랑이어서 입 밖으로 털어내지도 못하는 침묵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크리스티안.

유골을 바다에 뿌리고, 추모객들이 바다에 화환과 꽃들을 던지며 추모할때 크리스티안의 눈에는
한줄기 빛이 새어 나오는 듯했다.
 

	순간, 나는 깨달았다.  저기 떠가는 꽃들이 내 젊음의 영원한 비극으로 기억되는 동시에, 상실의 아픔을 보듬는 크나큰 위안이 되리라는 것을.

첫 사랑이었을 크리스티안은 이후에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슈텔라와의 행복한 추억을 곱씹으며 남겨진 많은 인생의 하루하루를 살아내게 될까?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운명같이 느껴졌던 과거의 사랑을 뛰어넘어 새로운 사랑을 하게될까?

이런 시련이 마음을 성장시키는 밑바탕이 되었을 거라고 위안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