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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영 - 불멸의 전설
황원갑 지음 / 바움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검정바탕의 붉은색의 이미지, 책 표지부터 놀라웠었다.....!
’연수영’이라니 상상 속의 인물 아닌가? 처음 듣는대? 했었다.
그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사람을 가지고 상상만으로 쓴건가!?
하지만 책 머리에 사실이란 증거들이 속속 들어나고 있다는 얘기에 저자를 믿고 책 페이지를 넘겨본다.
연수영은 고구려의 대막리지 연개소문의 동생이기도 하다. 잘 알려진 연개소문과 달리 이름조차 생소한 여동생이 바로 연수영이다!
하지만 소설책 치곤 조금 딱딱하게 느껴지고, 옛날 용어들과 계급들이 낯설어 중간에 하품도 몇 번하면서...
그래도 의외로 책장이 술술 넘어가 짧은시간에 다 읽게된 소설이다.
첫 장 부터 연수영이 장졸들을 바라보며 연설을 한다.
"마침내 출전의 날이 왔다! 대고려의 무사들아! 우리 모두 나라와 가족을 위해 목숨 바쳐 싸울때가 온 것이다.!
우리에겐 이제 더 물러설 곳이 없다. 이 바다마저 잃으면 우리는 더 갈 곳이 없다."
"용감한 나의 수군아! 대고려의 수군 용사들아! 우리 손으로, 우리 힘으로 이 바다를 지켜야 한다! 우리 5,000군사가
각자 오랑캐 열 놈씩만 죽여 없애면 능히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
몸집만 보면 그리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은 스물아홉 살짜리 여인에 불과하지만, 목소리만큼은 삼군을 호령하는
장수답게 연무장 맨 뒤쪽의 군사들도 똑똑히 들을 수 있게 큰 소리였다.
고구려의 군사는 항상 부족하고 열세였다. 매 전투가 최소 2배에서 5배, 때론 10배 정도나 많은 오랑캐와 싸워야 했다.
당나라 군사는 죽여도 죽여도 언제나 많은 군사를 모아서 또 침략을 해오고 다시 깨지고, 또 쳐들어온다.
그 기간이 고구려가 멸망에 이르기까지 무려 24년이나 이어진다고 하니 상상조차 힘든 날들이다.
전쟁에 맞서고 휴전일땐 전쟁에 대비해 훈련시키고 배 만들고... 일할 젊은이들이 남아나질 않아
서서히 서서히 고구려는 망해가고 있었다. 당에이어 백제와 신라와의 견제에도 힘을 쏟아야 했으므로.
이 책 주인공인 연수영은 전쟁터에서 전사한게 아니라 이복오빠의 모함에 몰려 죽음을 맞는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권력은 부모, 형제사이에도 결코 나눌 수 없는 것임을 새삼 깨닫는다.
책을 읽는 동안 내내 이순신장군이 떠올랐다.
같은 수군이고 수적인 열세 상황에서 죽을힘을 다해 바다를 지켜내는 장수란 점이 공통점이다.
군사를 자식처럼 여기는 것 하며, 전투에 임하기 전에 전략을 잘 세워서 이기는 싸움을 진행하는,
그래서 무패를 만든 점도 그렇고, 민심을 얻었으나 시기를 하는 정치세력에 모함을 받는 일도 공통점이라 하겠다.
1,400년전에 여자의 위상이 형편없던 시절에 장수까지 한 이력하며,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는 굳은 심지...
열장수 부럽지 않은 당당한 여장부 연수영! 한동안 머리속을 떠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