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 하나님이 가라사대 사람의 독처하는 것이 좋지 못하니 내가 그를 위하여 돕는 배필을 지으리라 하시니라”
“왜 결혼을 안 해? 생각이 없어?”
“뭐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요. 사실 자신이 없어요. 나도 평생 그 사람 옆에 있고 그 사람도 평생 내 곁에 있다는 말인데, 아직 그렇게 옆에 있고 싶거나 두고 싶은 사람도 없었고, 두세 달 여행 다니며 맞추는 것도 아니고 죽을 때까지……. 휴~ 얘기하면 할수록 더 자신 없다. 헤헤~~~”
“왜 맞춘다고 생각해? 그리고 뭐, 한 쪽에서만 맞추는 건가? 서로 같이 맞추는 거지.”
“근데 내가 아무래도 여자인 이상 내 쪽이 더 맞추는 게 많을 게 현실이잖아요. 안 그래요? 지금 나를 봐요. 새벽까지 책보고 자고 싶을 때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밥도 먹고 싶을 때 먹고 죽어도 어디 가고 싶으면 꼭 가야 되고……. 지금 내가 애기한 것 중에서 결혼하고서도 그대로 할 수 있는 것 하나라도 있나? 거의 없을걸요. 사실 결혼은 절대 희생이 아니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내 생각에는 사랑이 반이라면 반은 희생이에요. 다들 그 정도의 각오도 없이 결혼들을 하니까 이혼들을 그렇게 많이 하는 거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난 아직 준비성 1% 밖에 안 될걸요.”
“1%는 뭔데?
“미성년이 아닌 신체 건강한 성인 여성이라는 거.”
“나머지 99%는?”
“나머지는…….사랑이 없다는 거죠, 뭐. 히히.”
“아이고, 말이라도 못하면……. 나 좀 봐봐. 물론 약간의 희생이 요구될 수도 있지. 하지만 그건 아직 자기가 임자를 못 만나서 그걸 희생이라고 생각하는 거고. 일단 사랑을 하면 그건 희생이 아닌 거야. 서로 사랑해서 둘이 같이 살면 전보다 더 좋은 삶,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데 그게 희생이겠어? 어떻게 보면 그건 일종의 투자지. 말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성경책에 보면 어떤 땅에 좋은 보물이 있다는 걸 안 사람이 그 보물을 얻으려고 자신의 전 재산을 팔아 결국 그 땅을 사잖아. 그거랑 비슷한 거라고. 더 좋은 것을 얻기 위해서 지금 내가 가진 전부를 내놓는 것. 거저 얻으려고 하면 그게 도둑놈인거지. 그리고 자기가 여자라서 남자보다 포기해야할 게 더 많다는 것도 시각의 차이라고. 나도 전에는 ‘왜 하나님은 아담을 돕는 자로 여자를 만드셨나? 여자는 돕는 자 밖에 못되나?’했는데 누가 이런 말을 해주시더라. 근본적으로 돕는 자란 말에는 도움을 받는 자보다는 뭐가 나아도 났다는 말이 포함된 거라고. 생각해 봐. 돕는 자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보다 못하면 어떻데 도울 수 있겠어. 안 그래? 그러니 아무래도 뭐가 나아도 좀 더 나은 여자가 남자보다 손이 좀 더 많이 가는 것 아니겠어?”
“듣고 보니 그렇긴한데. 뭐, 달라지는 건 없네요. 결국 여자인 내가 스스로를 돕고 부족한 당신도 돕고 그러라는 거잖아요. 뭐, 나만 바쁜 건 똑같네.”
“허허, 이때까지 뭘 들었나?”
“헤헤, 알겠어요. 알겠어.”
그 후로 2년이 지났다. 하나님께서도 독처하는 게 보기 좋지 않으시다며 나를 만드셨는데 도대체 내가 도와야 될 사람은 어디 있냐고요?
그렇다면 돕는 자로서의 나의 준비성은?
1.1%.
어? 0.1% 늘었네?
응. 그 사이에 요리가 많이 늘었지. 원래 잘하기도 했지만. 어쨌든 남의 귀한 아들 굶기면 쓰겠어? ㅋㅋㅋ
돕는 자, 그대 여성이여! 오늘도 누구를 돕고 계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