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서 빛을 빼앗아 가셔요
릴케
내게서 빛을 빼앗아 가셔요.
나는 당신을 볼 수 있습니다.
내 귀를 멀게 하셔요.
나는 당신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말 없이도 당신에게 갈 수 있습니다.
입 없이도 당신에게 간청할 수 있습니다.
내 팔을 부러뜨리셔요.
나는 손으로 하듯 내 심장으로 당신을 잡습니다.
내 심장을 멈추게 하셔요.
그러면, 나의 머리가 고동칠 것입니다.
당신이 내 머릿속에 불을 던져 넣으면
나는 당신을 내 피에 실어나를 것입니다.
일주일이 어떻게 갔는지 정신이 없다.
너무 어질러진 방 청소를 하며 도무지 갈피를 못 잡는 생각을 수습하는데 서랍 구석에서 릴케의 시집을 보게 됐다.
하던 청소를 멈추고 그 자리에서 릴케를 읽었다.
그리고 지금 ... 청소도 끝났고 마음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