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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속에 애장판 1~8(완결) 박스세트
강경옥 지음 / 애니북스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7월부터 내내 8월이 되길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몇 년을 기다렸는데 그 며칠이 왜 그리 더디 느껴지는지……. 그런데 얼마 전에 그 기다림이 더 길어 질 거라는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조금 더 연장……. 화가 날 만도 한데 전혀 화가 나지 않았어요. 그냥 속으로 ‘다행이다. 취소된 건 아니구나. 다행이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그럼 시이라도 레디온도 볼 수 있겠구나.’라고 안심했습니다.
지금도 두 사람을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서로 사랑했고 서로를 간절히 지키기를 바랬는데……. 도대체 어디까지가 신의 의도였고 계획이었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말할 수 있습니다. 서로 사랑한 것에는 절대 아무런 간섭도 없었다고……. 시이라가 레디온을 사랑한 것도 레디온이 결국 시이라를 사랑하게 된 것도 누구의 간섭이나 예정 없이 그냥 사랑 한 것뿐이라고. 단지 서로가 서로를 서로이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뿐이지 감정이 그 운명이라는 결정을 따라가는 것은 아닐 테니까요.
그래도 “별빛 속에”에는 제가 아직도 풀지 못한 많은 의문들이 여전히 절 잠 못 들게 만들곤 합니다. 아직 남아 있는 생각과 의문들은 다시 이 책을 들었을 때, 다시 정신 못 차리고 밤을 새며 읽고 또 읽었을 때 천천히 곱씹어 보기로 하겠습니다. 그래서인지 전 이 기다림이 짜증나지 않습니다. 책을 만났을 때의 기쁨이 너무 크리라는 걸아니까요.
근데 좀 걱정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아직 어렸을 때라 책 자체도 순수하게 받아들인 만큼 반응도 순수했다고 생각하는데 지금은 제 반응이 어디로 튈지 저도 잘 모르겠네요.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지금도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며 그때처럼 울 수 있을지…….또 며칠 밤을 설치고 잠 못 들며 밤 하늘을 올려다 볼 수 있을지…….
책은 그대로인데 제가 변해서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어쩌면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이 좀 바꿨을 수도 있지만 전보다 더 넓고 깊게 반응 할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한데. 나이를 먹는다는 건 또 그만큼 더 많은 감정을 경험하고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다는 말이니까요.
하지만 역시 결과는... 책을 읽어봐야 알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