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들에게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159
최영미 지음 / 실천문학사 / 2005년 11월
구판절판


I am a very stylish girl
I am a very stylish girl
...............................
(She is walking like a model)

Yes, you are a very sexy girl
May I ride on you?
Korean air.-28쪽

가슴을 쥐어 뜯다가도
금방 살아갈 구멍을 찾고
꿈을 꾸면서도 포기하는 나.
날마다 조금씩 자기를 파괴하면서
결코 완전히 파괴할 용기는 없었지-40쪽

시커먼 돌덩이들 옆에 봉긋 솟은 푸른 봉분 두 개.
늙은 주검에 이웃한 싱싱한 주검이 눈부셔,
마주보는 무덤의
죽어서도 나란한 흙더미들의 통속을 질투했던가-42쪽

열 편의 시를 쓰고도 내 안의 그를 몰아내지 못했다. 강철처럼 단련된 열 개의 마침표로도 그를 살해하지 못했다. 밤마다 호텔을 바꾸고, 낯선 풍경들 속에 나를 수백번 구겨넣었는데도, 한낱 티끌로 우주 밖을 떠돌아도......평화는 구걸하는 자에게 오지 않는다.-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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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우와 연우 2006-09-14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까칠한 그녀, 나이들면 달라질지도 몰라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더 까칠해보이더군요...^^
젊은날 열광의 기억을 가지고 있지만 좀더 지켜봅니다. 그녀는 변함이 없다지만, 나는 나이들었으니...

카페인중독 2006-09-14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변함없는 그녀가 이젠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저 역시 세월을 따라 가고 있나 봅니다...
그래도 제 청춘을 관통한 작가라 습관처럼 기웃거리게 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