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아주 잠깐이더군.....................꽃이 지는 건 쉬워도잊는 건 한참이더군영영 한참이더군-8쪽
물론 나는 알고 있다내가 운동보다도 운동가를술보다도 술 마시는 분위기를 더 좋아했다는 걸그리고 외로울 땐 동지여!로 시작하는 투쟁가가 아니라낮은 목소리로 사랑노래를 즐겼다는 걸그러나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10쪽
내가 그를 사랑한 것도 아닌데미칠 듯 그리워질 때가 있다........................................가을에는, 오늘처럼 곱고 투명한 가을에는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표정으로 문턱을 넘어와엉금엉금, 그가 내 곁에 앉는다그럴때면 그만 허락하고 싶다사랑이 아니라도, 그 곁에 키를 낮춰 눕고 싶다-18쪽
투명한 것은 날 취하게 한다시가 그렇고술이 그렇고아가의 뒤뚱한 걸음마가어제 만난 그의 지친 얼굴이안부없는 사랑이 그렇고............................투명한 것끼리 투명하게 싸운 날은아무리 마셔도 술이 오르지 않는다-4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