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하늘하늘한 치마에 몸을 구겨넣고
하이힐을 신고는 목걸이를 찰랑거리며 집을 나섰다...
모처럼의 하이힐에... 불어난 몸에...1호선이라는 환상의 조합에 의해
호랑나비의 김흥국도 아닌것이
다들 멀쩡히 서 있는 지하철에서 홀로 외로이 지그재그 춤사위를 벌이고는
주섬주섬 문가로 가서는 의자 난간에 주체할 수 없는 몸을 기댔다...
 
정말 낯 팔렸다... 낯 팔려~!!! ㅡ,ㅡ
 
마음의 평정을 되찾은 나는 여느때처럼 유체이탈에 성공하고는
새로운 세상을 헤엄치고 다니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헉... 내릴 곳이었다
황급히 문을 빠져 나오는데...공교롭게도 황급히 들어오는 여자와
핸드백줄과 가방줄이 엉켰다...
여자가 급한 마음에 핸드백줄을 풀 생각은 못하고 핸드백을 당기길래
본능적으로 나도 가방을 휙 잡아챘다...
그런데...이런~! ......여자가 딸려나왔다...
 
"........................"
"........................"
 
멀뚱히 서로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다 사태를 파악한 나는
황급히 그녀를 도로 갖다 두려는데 야속한 지하철 문이 덜컹 닫힌다...
헉...미치겠다...
 
"미안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미안해요..."
"...................."
 
그녀는 공간이동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았는지 말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미안하다고 고개 숙여 사죄하고는 돌아나오는데...
원망의 눈길이 뒤통수에 여기저기 따갑게 박힌다...
 
아...낯 팔린다....정말 낯 팔린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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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천자문 2006-09-05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오늘 전철에서 어떤 미모의 여성분이 전철에 막 오르려는 다른 여성을 강제로 낚아채서 끌고 나가길래 112에 신고를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한참 고민했는데 바로 카페인중독님이셨군요. ㅎㅎㅎ

카페인중독 2006-09-05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흡뜨~! 걸렸구나 싶었는데...다시 읽어 보니...'미모'의 여성분이라 하셨길래...맘이 다시 가벼워졌습니다...^^;;;

치유 2006-09-06 0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아침부터 큭큭 대고 웃어도 되는감요?? 이미 다 웃은후..ㅋㅋ

카페인중독 2006-09-06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조절이 필요해요...함부로 힘쓰지 않겠노라 다짐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