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학 개론 - 2011년 개정판
한진만 외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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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시생 여러분! 방송학 개론, 이 한권으로 끝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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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양장본) 스티브 잡스
월터 아이작슨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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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를 설명하는 세 가지 키워드는 바로 '나는 버림받았고 특별하다',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교차점', '현실왜곡장'이다.

먼저 '나는 버림받았고 특별하다.'라는 키워드는 스티브 잡스의 개인사와 인성을 반영한다. 스티브 잡스는 태어나자마자 친부모에게 버림받고 스티브 부부에게 입양된다. 이는 스티브의 개인사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그는 버림받았음에 대한 기억을 지울 수 없었고, 괴팍한 성격의 이면에는 늘 버림받았음에 대한 기억이 존재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을 특별하다고 생각했는데 버림받았음의 결과는 아니었지만 버림받았음과 함께 맞물려 그를 독특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이 책의 많은 부분에 할애되어 있는 그의 가족관계, 친구관계 중에서 이것이 바로 스티브 잡스이다고 생각했던 대목은 바로 그의 대학 입학식 장면이었다. 그는 늘 부모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대학 입학식에 부모를 참석하지 못하게 했는데, 아무런 연고 없는 고아처럼 보이고 싶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어떠어떠한 성장배경을 가진 실체로서가 아니라 그 누구도 짐작할 수 없는, 홀로 하늘에서 떨어져 내려온 듯한 신비로움과 특별함을 가지고 싶었던 잡스. 어쩌면 이런 자아, 자기애는 버림받은 자아를 치유하기 위한 반작용이었을 것이다.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교차점'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이것은 잡스의 성공 요인인 동시에 미래 리더들이 갖추어야 할 자질이기도 하다. 저자는 인문학적 감각과 과학적 재능이 강력한 인성 안에서 결합할 때 발현되는 창의성이 바로 21세기에 혁신적인 경제를 창출하기 위한 열쇠라고 말한다.
스티브는 그 자신이 기술광이었던 덕분에 스티브 워즈니악과 같은 뛰어난 친구들을 많이 만났다. 하지만 그가 그 많은 기술광들과 달랐던 점은 바로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교차점에 서 있었다는 것이다. 1970년대가 가지는 시대상도 스티브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는데 그 당시의 반문화, 히피, 무정부주의는 환경적으로 새로운 변화,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기에 유리했다.
그가 가진 인문학적 기반은 애플이 만들어낸 제품에, 그리고 애플이라는 기업이미지에 그대로 투영된다. "맥"이란 무엇인가. 나에게 "맥"이란 예술, 예술가, 예술가적 이미지였다. 심지어 이는 내가 애플에 대해서 잘 모를 때, 스티브 잡스에 대해서 잘 모를 때, 그저 "맥"이라는 컴퓨터에 대해 가지고 있던 이미지였다. 실제로 유명한 예술가들은 맥을 많이 사용했고, 커피숍 등에서 보이는 예술가적 기질이 농후한 사람들이 쓰는 노트북도 맥 이었다. 이는 컴퓨터를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이 되었다. 제품 사양이 중요한 선택의 기준이 되는 업계에서 제품 특성이 아닌 반기업적 정서, 창의성, 혁신적인 반항아적 기질 등이 선택의 기준이 된 것이다. 이와 더불어 디자인 감각과 편리한 인터페이스까지 갖춰지며 맥은 특별한 컴퓨터가 되었다. 애플 제품의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 진부한 이야기이니 여기서는 접어 두기로 하고 인터페이스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애플의 인터페이스에 대한 이야기 중 가장 직관적으로 느낀 대목은 콜롬비아 보고타 북부 시골지역의 6살짜리 소년 이야기였다. 이 6살 자리 소년에게 아이패드를 쥐여줬더니 아이는 몇 번 터치해 보고선 직관적으로 아이패드를 이용해 게임을 하더라는 것. 실로 놀라운 이야기이자 감동적인 이야기였다. 아무런 설명 없이 직관적으로 사용 가능한 디지털 기기. 이것이 우리 디지털 문화의 미래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실왜곡장'. 현실왜곡장이란 스타 트랙에 나온 용어로, 그 사람이 나타나면 현실이 유연해진다는 것이다. 잡스의 카리스마 넘치는 수사와 굴하지 않는 의지, 그리고 어떤 사실이든 당면 목표에 부합하도록 변형하려는 열성이 현실왜곡장을 만든다는 것이다. 간단하게 한마디로 말하면, 불가능한 현실 앞에 그 현실을 유연하게 만듦으로써 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의지를 불러일으켜 결국에는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사람들 파악에 초인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큰 그림을 보며 동기를 부여할 줄 아는 잡스는 이 현실왜곡장을 이용해 실로 많은 성과를 내었다. 다만, 이것이 안 좋게 작용하면 잡스가 스스로 만들어 낸 거짓, 술수가 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잡스 주위의 많은 사람이 공, 아이디어 등을 빼앗기기도 했고 이 때문에 상처받기도 했다.
늘 불가능한 과제를 내어주며 팀원들을 채찍질한 잡스. 그의 현실왜곡장에 갇힌 팀원들은 비명을 지르면서도 그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분투한다. 이러한 분투는 바로 '여정자체가 보상이다.'라는 말에 부합할 것이다. 실제로 수십 명의 동료의 입에서 나온 공포담 끝에는 그들 자신이 꿈도 꾸지 못할 일들을 잡스가 하게끔 했다는 이야기가 붙었다.


잡스는 늘 두 가지를 꿈꾸었다. '혁신과 변혁을 선도하는 위대한 제품을 만드는 것', '영구히 지속될 수 있는 회사를 구축하는 것'.
실제로 잡스는 혁신과 변혁을 선도하는 위대한 제품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그를 위대하게 만드는 것은 혁신자의 딜레마를 이겨냈다는 것이다. 혁신자의 딜레마란 무언가를 처음 고안한 사람들은 대개 그것을 넘어서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데 스티브 잡스는 달랐다. 바로 이 점이 그가 진정으로 혁신가인 이유일 것이다. 누구나 한 시대를 새롭게 열 수는 있다. 하지만 한 시대를 새롭게 연 혁신가라 할지라도 자신이 연 새로운 시대의 문을 자기 스스로 닫고, 그 시대를 뛰어넘을 다른 시대의 문을 연다는 것은 좀처럼 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 때문에 수많은 위대한 기업들이 새로운 시대를 선도하기는커녕, 새로운 시대에 적응조차 하지 못하고 떨어져 나갔다. 하지만 잡스는 애플Ⅱ를 통해 PC 시대를 열었지만, 기존 PC 시대를 뒤로 하고 아이패드를 내놓았다. 아이팟으로 음악 시장을 선도했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아이폰을 내놓음으로써 시대의 변화에 뒤처지지 않고 오히려 시대를 선도해 나갔다. 이것이 바로 스티브 잡스가 남긴 유산이다. 끊임없는 자기부정을 통한 변혁, 이것이야말로 애플이 구시대의 유물로 전락하지 않을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잡스는 애플이 영구히 지속될 수 있는 회사가 되기를 바랐다. 그래서 그 괴팍한 성질에도 위대한 기업들에는 존경과 존중을 보였다. 월트 디즈니사와 대립하면서도 그는 월트 디즈니사가 갖는 위대함을 존경하고 존중했다. 그리고 그 기업이 계속해서 위대한 기업으로 남기를 바랐다. 실제로 잡스는 픽사와 월트 디즈니의 합병을 통해 픽사를 위대한 회사로 유지하는 동시에 디즈니 역시 위대한 회사로 남도록 도왔다.
이제는 애플이 위대한 회사로서 영구히 지속되는 일만이 남았다.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한 잡스이기에 잡스 사후의 애플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큰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픽사에서 애플의 미래를 보았다. 잡스는 픽사에서 창의적인 사람들로 하여금 주도권을 잡고 마음껏 기량을 펼치도록 허용하는 법을 터득했다고 했다. 이제 애플은 자의 반, 타의 반이긴 하지만 애플의 수많은 창의적인 사람들이 주도권을 잡고 마음껏 기량을 펼칠 기회가 생겼다.
이 책의 뒷부분엔 잡스가 직접 쓴 글이 실려 있다. 일부분을 발췌하자면, "내게 원동력을 제공하는 것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창의적인 사람들은 이전의 다른 사람들이 이룩해 놓은 것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 고마움을 표한다. 나는 지금 사용하는 언어나 수학을 고안하지는 않았다. 내가 먹는 음식을 직접 만드는 일도 거의 없으며 내가 입는 옷도 직접 만들지 않는다. 내가 하는 모든 것은 다른 사람들의 노고와 우리가 올라설 수 있도록 어깨를 빌려 준 사람들의 성과에 의존한다. 그리고 우리 중 많은 사람들 역시 인류에게 무언가 기여하기를, 그러한 흐름에 무언가 추가하기를 바란다. 이것의 본질은 우리가 각자 알고 있는 유일한 방식으로 무언가를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재능을 사용해 깊은 감정을 표현하고 이전 시대에 이뤄진 모든 기여에 대해 고마움을 표현하고 그 흐름에 무언가를 추가하려고 노력한다. 이것이 나를 이끌어 준 원동력이다."
잡스라는 거대한 빛에 가려 실제로는 자신의 성과임에도 그 스포트라이트를 잡스에게 바쳐야만 했던 수많은 혁신가들에 고한다. 부디, 애플을 혁신과 변혁을 선도하는 위대한 제품을 만드는 회사로, 영구히 지속될 수 있는 위대한 회사로 만들어 달라. 이것이야말로 스티브 잡스의 유산을 물려받은 당신들이 전 생애에 걸쳐 지켜내고 또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사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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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양장본) 스티브 잡스
월터 아이작슨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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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당신이 남긴 유산, 꼭 다음 세대에게도 물려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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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반전쟁 - 앨빈 토플러
앨빈 토플러.하이디 토플러 지음, 김원호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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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변화에 의해 범지구적으로 새로운 조건이 만들어지고 제3물결 전쟁형식이 현실화된 지금, 아직까지 그에 상응하는 새로운 제3물결 평화형식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것이야말로 오늘날 인류가 당면한 위기라 할 수 있다."-p370

이 책은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제3의 물결을 주창한 저자답게 제1물결에서부터 제3물결에서까지의 경제상황과 그에 수반한 전쟁양상 등을 비교적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각각의 물결 속에서의 전쟁은 물론이거니와 제1물결에서 제2물결로 넘어갈 때, 그 두 세력 사이의 주도권 경쟁, 제2물결에서 제3물결로 넘어갈 때의 주도권 경쟁 등도 흥미로웠다. 실제로 제2물결의 세력과 제3물결 세력 사이의 주도권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각국의 군비 상황을 봤을 때 아직 제3물결의 승리라고 보기는 힘들다. 아마 저자는 이 점이 걱정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계속해서 제3물결이 도래했고 그 제3물결 속에서의 전쟁이 어떠할 것인지를 이야기 하고 있다. 저자가 끊임없이 제3물결 속에서 치뤄질 전쟁에 대해서 가정하는 것은 제3물결 속에서의 전쟁을 제시하기 위함이라기 보다는 이러한 상황을 가정하고 이를 막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를 생각해 보자는 의도일 것이다. 

제3물결에서의 전쟁은 총보다는 지식이 더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그리고 경제에서와 마찬가지로 탈대량화가 일어난다. 제2물결에서처럼 대량파괴 무기로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이느냐가 아닌, 보다 정확하고 신속하게 원하는 곳만 파괴할 수 있는 스마트 무기들이 개발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무기의 목적이 사람을 죽여서 승리를 쟁취하는 것이 아닌 적들의 행동을 방해하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한 것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군사 조직은 혁신을 해야만 한다. 군사교리는 물론이거니와 그 조직의 규모, 운영 방식 등 기존의 제2물결 전쟁이 아닌 제3물결 전쟁을 대비해야만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제3물결 전쟁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이는 한 국가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전 지구적인 차원의 문제이다. 제3물결 전쟁은 세계 1,2차 대전과 같은 국가 대 국가 간의 전쟁이 아니라 한 국가 내에서의 민족, 종교 갈등에서 발생할 수도 있고 반정부단체, 테러조직 등에 의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전쟁은 제3물결 속에서 스마트 무기로 무장을 할 것이고 이는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생각해보라. 생화학 무기, 기후를 이용한 무기, 우주를 이용한 무기 앞에서 전쟁 밖의 사람들이 전혀 피해를 입지 않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때문에 저자는 제3물결 전쟁만이 아니라 제3물결 반전쟁 역시 점점 더 지구 밖의 활동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미 우리는 역사적으로 우리의 반전쟁 대처가 늦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핵무기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물음에 그런 고민은 이미 30년 전에 했어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어쩌면 이 때의 핵무기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제3물결 반전쟁에 대해서 너무 늦게 고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실 세계적인 인식이 아직까지 전쟁에 대해서는 제2물결 수준에 머물러 있고 때문에 반전쟁도 제2물결 수준에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이미 우리에게 제3물결 전쟁은 현실이라고. 그리고 앞으로 닥쳐올 미래라고. 핵무기를 막을 방법을 30년 전에 고민했어야 하듯이 제3물결 반전쟁도 바로 지금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이러한 맥락 속에서 비살상무기에 대해서 나오기도 한다. 사람을 죽이는 무기가 아닌, 무력화 시키는 무기 위주로 가자는 건데 예를 들면 설사를 유도하는 가스, 금속을 녹이는 스프레이 등이 있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사람을 죽이지 않고도 적을 무력화 시킬 수는 있겠지만 이러한 무기의 이면에는 정치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요즘 반값등록금이 화두인데 이를 위해 집회를 하는 학생들에게 설사를 유도하는 가스를 살포해서 집회를 해산하려 든다면?? 이러한 위험 때문에 비살상 무기를 주장하는 모리스 부부는 이러한 무기들의 논의가 공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비살상 무기의 개발이 인권을 위협할 수도 있어 이를 군대의 독단적인 판단에 맡길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이런 글들을 보면서 내가 느낀 것은..이것은 정말 제3물결 전쟁의 아주 작은 일부인데..이 일부에서도 이렇게 논란거리가 많고 이에 대한 의견 수렴이 필요한데 지금 우리는 이러한 논의는커녕 이런 상황에 대한 생각조차 해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정말 큰 일이 생겨 언론에서 갑자기 이런 문제들에 대해 떠들어대지 않는다면 생각조차 해 보지 않았을 것 같다. 심지어 나는 세계 평화와 인류 공공의 선에 대해 기여하고 싶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미디어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이제 제3물결 전쟁에서 미디어의 역할도 많이 달라질 것이다. 이제는 미디어가 전쟁을 따라 다니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가 전쟁을 만들어 내고 군인들 보다도 먼저 전투지에 도착해 대기를 하고 있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예전에 북한에서 서울불바다 발언을 한 적이 있는데 이게 지금과 같은 시대에 나온 발언이었다면 아마도 엄청 화질 짱짱한 동영상 한편 만들어 뿌리지 않았을까 싶다. 너무너무 선명하고 사실적이어서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공포를 불러 일으킬만한. 그랬다면 정말 서울불바다라는 표현이 북한의 엄포가 아닌 현실적인 공포로 다가왔을 것 같다.

반전쟁의 한 활동으로 방위산업체들의 구조조정, 국방예산 삭감 등이 있는데 이러한 활동들은 역설적으로 전쟁의 시민화를 가져왔다고 한다. 기존에는 방위산업이 이 분야에 특화된 기업들로만 이루어졌다면 지금은 민간 기업에서도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민간기업에서 개발한 기술, 제품들을 전쟁에서 이용하는 것이다. 미래의 권력은 대량 살상무기를 많이 가진 나라가 아니라 첨단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꼭 나라라고만은 규정할 수 없다. 어떠한 단체가 어떤 식으로 권력을 잡을지 모르는 것이 바로 제3물결 전쟁일 것이다. 힘 없고 가난한 나라라 하더라도 누구나 지식을 가지고 행사할 수 있다는 것. 지식이야말로 가장 민주적인 힘의 원천이라는 것. 바로 이 점이 제3물결 전쟁을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제3물결의 흥미로운 특징 중 하나는 기존에는 가난한 자들에 의한 폭동이 많았다면 제3물결에서는 부자들의 분리주의운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점점 양극화 되어가는 속에서 부자들은 자신의 부를 더 이상 가난하고 못 배운 이들과 나눌 생각이 없어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한국만 하더라도 이런 말이 있지 않은가. 통일은 꼭 해야 한다. 단, 내가 죽은 후에! 이는 부자 남한이 가난한 북한을 먹여 살리지 않겠다, 나의 부를 북한과 나누지 않겠다는 뜻일 것이다. 이것은 통일의 걸림돌이기도 하지만 막상 통일이 된다 하더라도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어찌됐던 가장 중요한 것은 반전쟁, 그리고 평화형식이다. 제1물결에서의 평화형식은 일대일 싸움이었다. 두 부족 중 대표자 한 명씩 나와 결투를 벌이고 그 결과를 부족들이 수용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그들은 대량 살상을 막았다. 제2물결은 이미 전쟁이 대량파괴, 대량살상의 전쟁이었고 이러한 전쟁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여러가지 계약, 조약, 기구들이 있었다. 그렇다면 제3물결의 평화형식은 어떠해야 할까. 아직까지 우리는 제3물결 평화형식을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제3물결 평화형식 또한 그 출발점은 지식일 것이라는 점이다. 무기들은 점점 스마트 해 지겠지만 바로 그 스마트의 맹점인 프로그램을 무력화 할 수 있다면 무기 그 자체를 부정할 수 있게 된다. 무기 생산 공정에 접근해 몇몇 시스템의 프로그램을 바꾸어 무기가 전투에서 아예 기능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 이런 이야기들은 허황된 이야기이고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그래서 저자는 마지막에 한 마디를 더 덧붙였다. 

"당신은 전쟁에 관심이 없을지 모르나 전쟁은 당신에게 관심이 있다." -트로츠키-

이 책의 핵심은 바로 이것이다. 나는 전쟁에 관심이 없을지 모르나 전쟁은 나에게 관심이 있고, 제3물결 전쟁형식이 현실화된 지금, 제3물결 평화형식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 그러므로 하루 빨리 제3물결 전쟁에 대한 고민과 이에 대한 평화형식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

지난 시대의 핵무기와 같이 우리가 더 이상 손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를 때까지 가만히 손을 놓고 있어서만은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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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3.0 - 모든 것을 바꾸어놓을 새로운 시장의 도래
필립 코틀러 지음, 안진환 옮김 / 타임비즈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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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3.0을 드디어 읽었다. 그동안 내용이 많이 궁금하기도 했는데 이 책을 조금 늦게 읽은 탓인지 마냥 새롭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막상 실현해보라고 하면 만만치만은 않은 것이 마켓 3.0 시장일 것이다.

마켓 3.0 이란 과연 무엇인가. 1.0 시장에서의 마케팅은 거래지향적이었고 주로 판매방법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2.0 시장에서의 마케팅은 관계지향적이며 이 과정에서 기업의 사회적책임이 대두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 3.0 시장에서의 마케팅은 영성을 요구하며 세상을 변화시키기를 요구한다.

이러한 3.0 시장에서의 마케팅은 어떠해야 할까. 저자는 3.0 시장의 기초요소로 협력마케팅, 문화마케팅, 영적마케팅을 들고 있다. 협력 마케팅이야 오늘날처럼 복잡한 경제 환경 속에서는 당연한 일일 것이고, 문화마케팅은 바로 오늘날과 같은 사회이기 때문에 더더욱 필요하다는 것이데 여기에 바로 세계화가 등장한다. 세계화의 물결로 인해 오히려 민족주의나 지역성이 더 강해지는 현상, 바로 세계화패러독스의 시대를 맞이하여 우리는 오히려 문화마케팅에 주목하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영적마케팅이란 매슬로우의 피라미드를 거꾸로 뒤집어 놓은 사람들의 세상이라고나 할까.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나는 뒤집힌 매슬로우의 피라미드라고 하겠다.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초적인 욕구가 충족된 후에야 자기실현의 단계까지 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세상을 바꾸고 싶어하며 자신의 창의성을 발현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이 피라미드는 애초부터 뒤집혀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바로 이 뒤집힌 피라미드의 세계, 그 속에서 마켓 3.0은  꽃피울 수 있는 것이지 않을까.

마켓 3.0 에서 마케팅의 무기는 브랜드 포지셔닝인 것 같다. 브랜드가 무엇을 말하는가, 브랜드가 표방하는 가치가 무엇인가. 책의 후미가 가면 환경 마케팅, 지속가능성 등이 나오며 바디샵 등의 예를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바로 이들 브랜드가 무엇을 말하는지,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어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마켓 1.0 시장에서의 마케팅은 4P로 대표된다. 4P란 상품(product), 가격(price), 판촉(promotion), 장소(place)이다. 여기에 점점 사람(people), 공정(process), 물리적 환경(physical evidence), 여론(public opinion), 정치적 권력(political power)이 추가되었다. 이렇게 점점 더 많은 P들이 생겨났지만 여전히 전술적인 차원에 머물렀던 1.0 시장과는 달리 2.0 시장에서는 저수요에 대한 전략적인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마케터들은 이제 그 중심을 제품에서 고객으로 옮기기 시작했고 그 속에서 STP, 즉 시장 세분화(segmentation), 타깃 설정(targeting), 포지셔닝(positioning)이 개발 되었다.

내가 대학에서 마케팅관리 수업을 들었을 때, 우리 교수님께서는 STP를 설명하시며 자기는 여기에 "B"를 더하고 싶다고 하셨다. 여기서 "B"란 바로 브랜드 포지셔닝이었다. 책에도 없는 내용을 굳이 만드셔서 우리에게 STP가 아니라 STPB라고 알려 주셨던 교수님, 역시 그 분은 선견지명이 있으셨던 것이다. 마켓 3.0 시장에서는 바로 이 "B"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B"는 단순히 전략적인 차원에서 끝나지 않는다. 말하지 않았던가. 3.0 시장에서는 영성을 요구한다고. 고객들은 이제 이들 브랜드 포지셔닝이 얼마나 진실한가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고객이 최우선이라고들 하지만 그것이 정녕 진심인지, 기업 가치로는 신뢰와 책임을 내세우지만 경영진들이 진실로 그들의 책임과 신뢰를 다 하고 있는지, 사회 봉사를 기업 가치로 내 걸고 있지만 그들이 정말로 꾸준히 사회에 대한 봉사를 행하고 있는지 등 고객들은 이제 해당 기업이 그들의 영성까지 채워줄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묻게 될 것이다.

이 책에는 한가지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나와 있는데 기업 중역들의 58%가 브랜드 가치와 문화를 직원들의 핵심 동기로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MBA 졸업생 가운데 50%가 사회적 책임에 대해 충실한 기업에서 일할 수 있다면 연봉 삭감도 기꺼이 감수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역시 중요한 것은 가치이다. 요즘 시대의 사람들은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가치를 위해서 일하기를 원한다.
여기서 문득 든 생각은, 이건 비단 3.0 시장만의 특색은 아닐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세대를 되돌아보면 그들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 나라 경제, 산업 발전을 위해서 기꺼이 희생을 감수해가며 일해 오셨다. 그러던 것이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지면서 어떠한 가치 보다는 물질적인 측면, 안정적인 측면에서 일을 선택하기 시작했고 이제 다시 지구 환경이 불안정해지면서, 세계가 양극화 되면서 이 세계를 구하기 위한 가치를 추구하게 된 것은 아닐까. 어찌됐건 분명한 건, 이제 사람들은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어 하는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러한 가치들을 추구하는 브랜드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3.0 시장은 이처럼 불안정한 세계 환경 속에서 탄생했고, 그러하기에 3.0 시장은 이러한 세계에 대한 해답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는 빈곤층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더 이상 수요를 개발할 수 없는 현 시점에서 새로운 수요층이 되어줄 수 있는 빈곤층들, 3.0 시장에서는 이러한 빈곤층을을 대상으로 한 기업경제활동을 통해 세계 빈곤 해소에 기여하기를 바라고, 조금 더 나은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  

여기서 바로 유엔의 MDG가 나오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 이 책 속에서 MDG가 나올 땐 조금 놀랬었다. MDG(Millennium Development Goals, 새천년개발목표)란 유엔에서 2000년에 채택된 의제로 2015년까지 세계 빈곤을 반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경영학을 전공하고 정치외교를 복수전공 한 나로서는 이 MDG가 낯설지 않았고 나 또한 기업과 NGO의 중간 지점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를 고민했던 적이 있었기에 마켓 3.0 시장에서의 마케팅과 MDG의 연결은 꽤나 자극적이었다. 물론 공정무역 등 여러가지 활동을 통해 세계 빈곤 해소에 기여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마케팅 서적에서 MDG 목표들과 연관하여 마케팅을 논하고 기여도를 논한다는 것은 조금 신선했다고 할까. 게다가 이 책 속에 나와 있는 인재 유형 중 나는 '풍요로운 유산'타입(기업에 지속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기회를 추구하는 직원)의 사람이었고 이런 사람들은 자사 제품을 저소득층에게 판매할 기회를 제공하는 문화적 가치를 지닌 기업에 적합하다고 한다. 이로써 나는 다시 한번 나의 정체성을 깨닫는다. 다만, 그래서 나는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해야만 하는 것일까 하는 고민이 남긴 하지만.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든, 내가 가진 가치를 조금이나마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곳, 그러한 연결고리가 있는 곳이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 본다.

그래, 우리 모두는 분명 좀 더 나은 세상을 꿈꾼다. 지금 이 시각에도 모두들 각자 저마다의 방식으로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마켓 3.0은 마케팅 서적인 동시에 좀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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