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좋아하는 간식은 핫도그이다. 거의 매일 핫도그를 하나씩 챙겨드린다. 케첩을 좀 넉넉히 뿌리는데, 가끔 옷에다 음식을 흘리실 때가 있다. 그래서 턱받이를 하나 사려고 알아보았다. 어른용 턱받이는 대개가 비닐 소재로 되어 있다. 관리의 편리성 때문일 것이다. 턱받이를 행주로 쓱 닦아주면 끝나니까. 하지만 나는 그 비닐에서 느껴지는 차가움이 영 싫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턱받이를 주문하려다가 그만두었다.


*'턱받이'에 대한 지난글 링크: https://blog.aladin.co.kr/sirius7/14884197

  지난주에 다**에 혹시 턱받이 같은 것이 있나 둘러보았다. 그런 건 없었다. 대신에 턱받이로 쓸만한 손수건을 하나 사 왔다. 약간 큰 손수건인데, 소재가 뻣뻣한 옥양목이다. 가격은 천원. 중국이 원산지인 이 손수건은 오버로크로 가장자리가 마감되어 있었다. 아주 조악한 박음질이었다. 만약에 실이 어디 한군데에서 풀리면 마치 도미노 무너지듯 주르륵 다 풀린다. 그럼, 손수건 가장자리는 삐죽삐죽 올이 다 나오게 된다.

  그런 사태를 막으려면 시접을 두 번 접어서 감침질을 해주어야 한다. 미싱이 없으니 손바느질로 했다. 무려 1시간 반 가까이 걸렸다. 목에다 걸기 편하게 고무줄도 천에다 이어주었다. 아, 뭔가 만들어 놓고 보니 뿌듯하다. 모양새는 좀 빠지지만. 

  어제, 엄마한테 간식 챙겨드리면서 이 턱받이를 걸어드렸다. 엄마는 잘 만들었다고 칭찬해 주셨다. 그리고 턱받이를 처음 쓴 날에 턱받이에 케첩을 흘리셨다. 나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커다란 비닐 턱받이보다는 천으로 된 것이 뭔가 정감이 느껴진다. 물론 천이라 따로 손빨래하는 것이 번거롭기는 할 것이다. 노인을 보살피는 일은 이렇게 신경 쓰고 손이 가는 일이 많다. 매일 나는 '늙음'에 대해 하나씩 무언가를 배워가고 있다. 


*손수건으로 내가 만든 턱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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