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빈치 코드 - 전2권 세트
댄 브라운 지음, 양선아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내 이상한 고집 중 하나가 시류에 편승하지 않기...

그렇다고 냉정한 시각으로 한 발짝 떨어져 볼때 사물의 실체를 알 수 있으니까..라는 거창한 생각으로 그런다면 그야말로 매사에 좀 더 냉철할 수 있으련만..그런것도 아니다...

단지...항상 감정적 아웃사이더 인거다...

아..근데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한계치에 다다른거다..

알라딘에서만 연속 몇주째 최상위 순위를 기록하고...여기저기서 이 책들 이야기고...악..궁금해...

거기다 광고문구에서 빠지지 않는 소리...장미의 이름에 필적하는.....이라니...

결국은 읽고 말았다....휴...별 것도 아니구만...싶으면서

역시나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다고...그리고 문득 궁금한 것 하나..과연 이책을 읽은 사람 중

몇 퍼센트나 장미의 이름이나 푸코의 진자를 읽었을까....

장미의 이름을 읽은 사람은 그리고 에코를 탐독한 사람들은 적어도 알거다...그 광고문구의 비유가..이 책의

장미의 이름에 기댐이... 얼마나 얼토당토인지...

한참 오래전에 모 문학지 수상작 중에 그런게 있었다.어떤 남자가 (백수였나....)신문에 난 기사의 글자들을 재배열 해서 전혀 다른 글로 다시 탄생시키는 거다...그 작품의 수준은 차치하고 그 작가의 노가다(?)가 가상해서 그 작품은 인기상으로 당선이 된거다...(지금은 아주 유명한 모씨의 작품이였다...)

다 빈치 코드 역시 제일 높이 살 점이란 바로 그 작가의 노가다 정신이다....한 두개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진진하고 눈이 동그래질 음모론을,그물로 한무더기 잡아 올려  한 자리에 모아 집대성한 그 노력..거기다 그 엮어낸 서 말 구슬이 서구 사회에서 민감한 기독교를 겨냥함에야 어지간한 초보 궁금이들은 탄성을 자아내기에 모자람은 없어보인다....만....

서 말 구슬을 엮어만 놓았다고 다 보배는 아니더라.

소설의 구성이나 스토리 텔링은 전형적인 헐리웃 영화를 가져다 놓은 것 같다...(영화화를 염두에 두었는지도 모르지...)

 살인 사건과 쫓기는 주인공들 탈출구 없는 사면초가의 상황...그 와중에 시기적절하게 하늘에서 내려오는 튼튼한 동아줄 같은 조력자들...밝혀지는 음모의 실체...클라이맥스에서 의외의 반전 비스무리한거...

소설 중에 몇번이나 '인디아나 존스'를 언급한 건 차라리 작가의 민망한 농담으로 보인다....-_-;;

그러나 '인디아나 존스' 비스끄리 하다고 하기엔 인물이 사건에 묻혀 너무 평면적이고 수동적이다.(채찍이 안되면 회초리라도 하나 들려 이미지화 해보렴....)특히 소피는 그 역할이 과연 무언가...싶을 정도인 카인드 오브 본드걸이나 존스걸 일 뿐이다....

인물을 파묻어버린다는 사건 역시 기존의 '카더라' 설들을 주루룩 늘어 놓기에 바빠서 장미의 이름에서 처럼 좀 깊이 있게 생각해 봄직한 것들도 전혀 아니며 작가가 자신의 생각들을 제시하지도 못한다.거기다  이 주인공들은 쫓기는 몸인지라 조각 조각난 퍼즐들을 좀 맞춰나갈만 하면 어디선가 달려드는 추적자들이 있어 잽싸고 요령있게 토끼기 조차 해야하니....읽는 내내 우리집 소파에서 편히 누워서 읽고 있음에도 아..집에가서 편히 누워 천천히 생각하면서 진실들을 듣고 싶다...라는 이상한 현상이 있었더랬다...실제로는 쫓긴다는 긴박한 상황에서 오는 불편함이 아니라 결국 알고 싶은 것들에 대한 깊이 없음으로 인한 기현상이였지만 말이지...

더불어 2편 이후에 뻔히 눈에 보이는 스토리 전개 역시 이 소설의 모든 요소가 그 노가다 정신보다 한 수 아래에 자리잡게 되는 치명적 칠칠치 못함이다..

더구나 최고의 성배 학자도 풀지 못하는 마지막 다섯자가 별웃기지도 않은 대한민국 아줌마도 단박에 떠올림직한 그 무엇이었을때 나의 천재성(?)에 경탄하는게 엉성한 추리극 흉내를 내고 있는 초베스트셀러에 실망한다고 말하는 것보다 차라리 덜 건방져 보일지도 모르지....

떠벌 떠벌 잘도 벌여놓았던 일들을 지나치게 개인적인 것들로 마무리지음으로써 결말 역시 헐리웃 영화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아무리 종교적인 미스테리들을 다루고 있다지만 내게는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나 네트 류의 이야기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더욱이 우리 나라처럼 비기독교 문화권(교회 십자가가 시야에 열댓개 주루룩 보인다고 다 기독교문화권은 아니다....)에 사는 나에게는 아무리 역사적 인물들이나 단체들을 들이댄다해도 맨인 블랙의 그 발랄한 설정,로스웰의 컨스피러시 딱 고만큼의 이야기인 작품이다.

그래도 마지막 비밀(?)을 속시원히 밝혀줘서 참으로 고마웠다...별 기대없는 결말일지라도 '오...이런..그런거였다니...'따위의 멘트만 남기고 결국 밝히지 않는 비밀이란 웬지 기만당하는 것 같아 더 기분나빠진다.(다이하드2 였던가...맨마직막씬을 보라..기밀서류 입수하고선 그 내용 하나도 흘리지 않고 저 따위 감탄사만 흘려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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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11-17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단... 정말 동감입니다^^;;

주근깨 2004-11-18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십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저 영화에 분노하고 있음입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