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김동영 지음 / arte(아르테)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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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생선의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를 읽었다. 

새로운 책의 제목이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였다. 그래서 더 끌린 기분이다.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그라는 존재만으로 귀하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무엇이 되지 않은 이 책 또한 읽고 난 후의 느낌은 가라앉지만 찰랑찰랑 차가운 무언가가 차는 듯했다. 


다년간의 여행의 이야기들이 섞여 있었고 그간의 여행기에 오고간 이야기가 나왔으며
이후의 그의 삶이 그대로 녹아져 있었지만 꼭 무엇을 위해 쓰겠다는건 없어보였다. 


그런데 오히려 그래줘서 이 책이 참 고마웠다. 이전 책에서처럼 여전히. 
아무것 없는 사막을 몇달간 내달린 이야기나 화산재 가득한 아이슬란드에 오고가지도 못하는 이야기들이 
뭐 그리 매력적이었겠냐만 왜그런지 그런곳에서조차 외로움을 떨쳐내지 못하고 끊임없이 혼자가 돼가는 
그가 어쩐지 불쌍하기도 하고 안됐기도 하고 그런데도 멋져보이기도 한다. 


이제는 마흔을 넘은 그의 나이는 한창때의 항상 엔진을 켜둘께로 서른의 그에게서
떠나보면 알게 될꺼야라는 여행기 아닌 여행기로 다가왔긴 했지만 처음은 오롯이 그의 알수 없는 선곡표들이었다. 


대체 어디서 듣고 알아낸 노래와 정보일까 궁금해 했던 때에 음악도시나 아침방송에서의 선곡들이 너무너무 멋들어져서 
그가 들려주는 곳이면 어디든 다 따라가고 싶은때도 있었다. 아마도이자람밴드 그가 드럼이란 이유로 알게된 인디밴드. 


책에선 일부 소개되는 면이 있던 그의 성장과정에 어떻게 그 많은 노래를 알게 되었는가에 대해서도 조금 엿볼 수 있는데
그의 연애와 결혼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사람에 대한 그리움까지 딱히 여행기라 할 만한 이야기가 들어 있지 않음에도
많은 노래를 듣는 즐거움과 사는것에 대한 생각들, 아픈 몸이 생각을 지배하게 된 후 다시 나아지는 과정을 그려냈다.
무엇을 목적하고 간 여행이 아닌 곳에서 사람들과의 대화를 두서없이 적어나간 글에선
여행하는것이 꿈이던 한국인과의 대화를 그렸고 워킹홀리데이로 간 호주에서의 영어를 말하게 되는 과정을 지난하게 적어냈다.


서른의 그는 사막위 자동차속에서 너무 고독해 펑펑 울고났다면
지금의 그는 그러한 대책없는 여행은 꿈꾸지도 하고 싶지도 않단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는동안 내내 내 마음이 왈랑거렸다. 나도 그와 비슷한 나이대를 훑어오며 그의 시간대와 같은 시간대를
지나가는 중이지만 결혼 한 이후 그의 책이 왠지 멀게 느껴질꺼같아 읽어보질 않았다. 하지만 건너띈 이책을 읽는 나는 
여전히 그와 같은 시간을 여행하며 고독하고 외롭고 아픈 느낌을 받아내며 여행을 꿈꾸었다. 


그가 보낸 여행처럼 외롭지는 않은 아이들과 쿵짝쿵짝 시끄럽겠지만 그가 느낀 사람들을 느끼기도
꿈을 생각해보기도 지나온 시간들의 되짚기도 아이들의 몇년을 돌아보거나 멀리 보게 할 
나의 여행을 진지하게 계획하게 한다.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라며 여행작가로 불려지는 그가
서점에서 사라지지 않을 책을 쓰고 싶은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비쳐내는걸 보았다.
나는 그가 정말이지 여행작가 같지 않다. 이게 무슨 여행기람... 


무엇이 되지 않겠다던 그는 나를 자꾸 무엇을 하게 하고 하고싶게하는 고독한 작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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