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역
양영제 지음 / 바른북스 / 201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123. 양영제의 여수역을 읽었다. 


 학교과정에서 국사를 배우기는 했는데 여전히 근현대사를 제대로 알고 있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교과과정도 다른 고대사나 중세사에 비해 분량부터 차이에 나고 역사학자들이 아직 제대로 연구나 판단을 내리기에 이른 현대사문제여서인지 몰라도 제대로 낱낱이 훑지 못하는 기분으로 뭉뚱그린채 광복과 625까지만 알고 있는 기분이었다 


물론 이후의 많은 일들을 속속들이 알만한 공부를 할려고 했다면 관련된 책을 찾아 읽고 또 곁가지에 따르는 신문기사들을 찾아보고 하는 공부를 더 해 봤어야 한다는 생각은 늘 하지만 막상 읽더라도 쉽게 풀어지지 않는 이론과 시대적배경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나같은 경우 소설로 형상화된 역사 읽기를 즐기게 되는데 
고등학교와 대학교때 접했던 태백산맥과 아리랑이 좋은예였다. 물론 소설로 읽긴 했지만 두꺼운 이론서역할도  일정부분 해냈다는 생각도 들게했다. 일제시대와 광복이후 처참한 시대상을 일부분 알게되는 계기였고 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 봤던 여명의 눈동자 역시 떠올랐던 부분이 있다. 


여수역이란 공간을 통해 그곳에서 자행된 처참한 살인의 시간을 떠올려내고 소리내게 해서 각인시켜줄 소설 4.3 제주사건과 쌍둥이같은 여수순천사건의 배경과 과정을 그대로 시간별로 적어간 작가의 자전적 소설을 읽으면서 극명한 좌우대립의 시점에 곯은 배 앞에 주어진 쌀을 받아들인 주민과 군인이 될 수 밖에 없던 입장을 이해했다. 그들에게 가해진 수많은 폭력 여수의 진면목을 나는 이제야 제대로 알게 된 기분이다. 


의도적 잊혀짐과 침묵은 그 학살에 다시는 속하지 않겠다는 불안의 몸부림과 공포의 표현으로
여실하게 볼 수 있었고 철저하게 사건을 외면했던 여수 사람들의 심정을 느낄 수 있었다. 


지워지지 않고 위로받지 못하고 묻혀지고 잘려진 사람들의 기억은 그대로 여전히 살아있어
또다른 폭력의 상태를 만들어내게 했고 정리되지 않은 과거는 현실의 권력으로 그대로 살아나 
불안한 위치의 주민들을 폭력으로 내몰았고 불안정한 권력의 위태로움은
내쳐진 그들에 다시금 폭력을 휘두르는 되풀이가 진행됐다. 


아직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를 아무도 말하지 않고 밝혀내지 않는다면 그때의 고통은 
또다시 돌아올지 모른다. 어떤 방향이 올바른가에 대한 도덕과 정의는 그런 뉘우침 없다면 세워지지 않을것이다. 



작가의 어려운 이야기는 그대로 살아나 영화같이 보여졌고 그 영화는 그대로 사람들에게 전해질 것이다.  다시 이땅에 그와같은 일이 생기지 않길 바란다. 사건의 구체적인 진실 역시 제대로 조사가 이뤄지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