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의 서
조엘 디케르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119. 조엘 디케르의 볼티모어의 서를 읽었다. 


처음 읽는 작가의 꽤나 길고 묵직한 가족 이야기를 접하게 됐다. 
알고보면 , 듣다보면 다 사람들 이야기 , 흔하지 않지만 그 또한 사람들 이야기로 느끼게 되지만
볼티모어골드먼과 몬트클레어골드먼의 3대에 걸친 이야기가 그들의 가문을 거슬러 오가는 동안 
가족의 우애와 친밀함이 질투와 인정받지 못함을 끝내 덮치는 장면을 읽어내게 해서 안타까웠다.


마커스 골드먼과 같은 해에 태어난 큰아버지의 아들 힐렐골드먼
소년원을 전전하며 싸움이 끊이지 않는 우디는 우연한 기회에 마커스의
큰아버지 사울골드먼으로부터 도움을 받는다.큰아버지의 집으로 들어가 지내게 된 사연에는 
연약한 힐렐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학교에서 폭력을 당하는 날이 계속되는 가운데 
우디가 그를 위험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구세주 역할을 하게됨으로써 같이 지내게 되는 동기를
마련하게되고 몬트클레어에서 가는 마커스와 함께 <골드먼갱단>이란 삼총사를 결성하게 된다. 


아이때 같이 노는 즐거움이란 생각 해보면 평생 가는 일 같다. 
시골에서 자란 어린시절을 떠올려보면 그때의 행복과 즐거움은 이후에 어떤 즐거움도
 미치지 못하는 즐거움이고 무한한 상상의 세계 또한 우주끝까지 펼쳐지기 마련이었다.
여름에 매미 가을에 메뚜기 잡던 일이며 실로 만들었던 낚시대, 정자 바위 뒤에 여러 나무들은 
각각 우리의 우주선 1호기 2호기 3호기가 돼주던 그시절이 있었고 
여자아이였음에도 자연스럽게 남자아이들과 놀이에 빠져들며 여섯 일곱살을 보내던 때를
되돌아보면 지금도 우습고 생생한 즐거움이 느껴진다. 
이후엔 물론 고무줄이며 각종 땅따먹기 인형놀이등등에도 재미를 붙였지만 
역시 이렇게 활동적이었던 내가 주인공이 되며 놀았던게 젤 재밌던 시절인듯하다. ㅋ


볼티모어갱단의 이런 저런 어린시절 보낸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들의 노는 배경은 
역시나 차원이 다르긴 했지만 (큰아버지의 별장과 해변 수영장 같은 시설들은 어린시절
시골의 나에겐 꿈도 꿔보지 못했을 곳이라) 순수한 즐거움 같은게 가슴에서부터 느껴져 
자연스레 나의 어린시절을 돌아보게 했다. 


스콧이라는 불치병을 가진 친구를 알게되고 그를 위기에서 구해줌으로 
골드먼갱단은 또다른 일원을 맞게 되기도 한다.
그의 두살 많은 누나 알렉산드라를 본 마커스는 한순간 그녀에게 빠지는데 
몬트클레어로 돌아간 뒤 보내진 편지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전하게 된다. 
그들의 관계는 볼티모어 갱단에게 비밀에 부쳐지며 
계속적으로 좋아하는 마음으로 발전되는데


이후 생기게되는 많은 일들의 겹침과 그 과정에 쌓여진 오해로 
마커스와 알렉산드라는 서로 사랑하고 그리워하면서도 한순간의 결정으로
8년간이란 시간동안 서로를 잊게된다. 


작가의 길로 들어선 마커스가 큰아버지와 함께 보냈던 휴가지로 소설을 쓰러온 곳에서 
우연히 다시 만나게된 그녀와 이야기를 하고 싶고 또 만나고 싶고 하면서도 예전 있었던 일과 
현재 그녀 옆에 있는 남자 친구 케빈 등등의 이유로 선뜻 다가서지 못하는 위치에서 이 책의 이야기가 시작됐다. 


힐렐과 우디와 마커스 그리고 스콧과 알렉산드라 
그리고 큰아버지와 큰어머니 그들에게서 시작되고 벌어지고 끊어지게된 여러 사건들을 통해
결국 한 가족의 몰락을 보게 되지만 한쪽 시선에서 맺음한 볼티모어가의 사건을
몇 해가 지난 즈음 집안을 정리 하며 만나게된 그 시절의 여자 친구
그리고 서서히 다시 밝혀지는 또다른 사건의 이면으로
죽어간 볼티모어골드먼들이 천천히 모두 살아 돌아오는 과정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이야기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끼게했다. 한가족이 죽어간 과정을 겪으면서 써내려간 
가족의 역사가 생생한 어린시절과 꿈꾸던 청소년 꿈을 잃지 않은 젊은 아버지와 할아버지
그 가족 모두가 살아간 한 시대를 되살려주었다. 
그의 소설을 통해 청춘의 꿈을 다 펼치지 못한 힐렐과 우디의 영혼이 치유받는 기분이 들었다. 
마커스 또한 죄책감에서 벗어나 사랑을 완성해가는 책이 되어진것같고. 


소설인데 왠지 조엘디케르 작가 자신의 이야기가 섞인 기분도 들긴했다. 
그의 앞으로의 작품이 기대가 된다. 이렇게 깔끔하고 매끄럽게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능력과
충격적인 사건과 이야기임에도 스스럼없이 그의 어린시절과 청년시절에 공감하게 하는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능력을 다시 보고 싶게했다. 그의 길고 긴 다른 이야기를 빨리 읽고 싶다. 


*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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