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막의 게르니카
하라다 마하 지음, 김완 옮김 / 인디페이퍼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106. 하라다 마하의 암막의 게르니카를 읽었다.



책을 읽기전 느낌으로는 피카소 그림을 많이 구경할 수 있지 않을까 내지는 피카소에 인생을 돌아보는 이야기를 들을 수 없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책을 읽게 됐는데 작가의 전작 역시 아트미스터리를 표방한 소설로 미술사를 전공한 작가의 필력을 느끼게 해주는 동시에 이번 책 역시 엄청난 그림의 배경을 사건으로 잘 보여주었다.



주된 내용은 피카소의 대표작인 [게르니카]라는 작품이 탄생되는 배경부터 그 작품의 정치적, 예술사적 의미와 함께 시대적 운명인 반전운동, 현대의 대표 미술관인 뉴욕의 moma로 이송되어 전시가 되기까지의 험난한 여정을 그렸다.



최고의 미술관 큐레이터로 경력을 쌓아가던 요코는 게르니카 속 황소와 말의 처절한 눈빛을 잊지 못 한 채 평생 자신이 연구해야 할 과제로 여긴다. 대학과 박사과정의 연구로 피카소에 대해 수많은 자료와 그림을 봐왔지만 어린시절 받은 충격의 게르니카는 여전히 잊을 수 없는 작품이다. 아트컨설턴트인 남편으로부터 받은 프로포즈 선물조차 피카소의 비둘기가 그려진 그림일 정도로 피카소에 관한한 무한 애정을 보이며 남편과 행복한 하루하루의 결혼 생활을 이어간다. 하지만 9.11을 겪으며 사랑하는 남편을 잃게되고 자신은 헤어나올 수 없는 전쟁에 대한 분노와 슬픔을 느낀다.



이라크의 침공을 승인한 유엔의 발표장에서 태피스트리로 걸린 게르니카가 암막에 가려져진채

전세계로 기자회견이 방송되는 사건이 발생하게되자 피카소 연구의 일인자로 알려진 요코가

사건의 지시자로 지목되게 되면서 게르니카에 대한 세상의 관심을 다시한번 불러일으킨다.



게르니카의 실재본은 1981년 민주화되는 스페인으로 돌아가게 됐는데 2차세계대전이 있기 직전 스페인의 게르니카란 지역에서 공화정을 반대한 프랑코 독재군부의 반란이 일어나고 독일의 지원을 받은 프랑코부대가 내전을 일으키는 사건이 발생한다.



파리에서 작품활동을 해오던 피카소는 파리만국박람회에 전시할 벽화작품을 의뢰받는데 긴 슬럼프 기간동안 붓을 잡지 못하던 피카소가 조국의 죄없는 동포들이 이유없이 당해야 했던 고통스런 사건을 듣고 다시 붓을 들고 순식간에 대형 벽화 그림을 완성해낸다. 그야말로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없던 충격적인 표현의 게르니카. 제목을 정하지 않았던 상황에서 그림을 보자말자 말하게되는 게르니카라는 외침과 함께 정해진 제목.



전쟁의 참혹함을 여실없이 드러내는 작품을 통해 전 세계에 자유와 평화의 중요성을 말하게하는 작품이었지만 moma로 건너간 작품은 피카소가 내건 조건으로 민주화 되지 않은 스페인에는 자신의 게르니카를 가지고 오지 못 하게 한다. 1981년 스페인으로 반환되는 과정엔 파르도란 스페인 명문가의 도움을 받게도 되는데 moma로 작품이 떠나올때 역시 그의 도움이 없었다면 게르니카는 전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역사적으로 moma에서 두번 전시된 게르니카는 스페인으로 반환된 상태이자 유엔에서 암막에 가려지며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처지에 몰려 요코는 참을 수 없는 울분을 느낀다.  피카소가 작품속에 담아낸 진정한 자유와 평화의 외침은 들으려고 하지 않고 그 의미를 축소하며 암막을 친 행위조차 핑계대기에 급급한 백악관을 보며 남편을 테러로 잃고 난뒤 슬픔에 잠겨있던 요코는 전쟁반대를 위한 <피카소의 전쟁>이란 전시를 기획하고 스페인으로부터게르니카를 빌려오기로 마음먹게된다. 



하지만 다짐과는 달리 작품의 상태를 이유로 옮길 수 없다는 답변만 받게되는데

모마의 실제적 후견인인 루스록펠러가 나서서 게르니카를 빌리는데 힘을 싣는다.



마지막 이동을 준비하던중에 테러리스트에 납치되는 요코...
마지막 유엔회의장 로비에 걸린 작품 ..



결말이 궁금하기도 했지만 그 무엇보다 게르니카란 피카소의 작품의 위대함을 이렇게 상세하고 절실하게 읽게 될 줄 몰랐으며 그저 미술교본에서 스페인 내전을 표현한 대단한 작품이라 말해왔던 이야기를 흘려 듣기만 했는데,



예술작품을 통해 역사적 사건의 현장에서 스페인내전을 바라볼 수 있었고

80년 광주가 떠오르는 사건이기도 해서 진실을 알고난 뒤의 그림은 이루 말 할 수 없이 처침하게 다가 왔다.



사실 피카소의 작품이 평소의 그림감상과는 달리 예쁘다 좋다라는 말이 잘 나오지 않는

흉측한 모습의 그림들이라 생각했는데 입체적모습으로 표현되는 전쟁상이 오히려 고통스런

시간들을 현실같이 느껴지게 하며 게르니카로 공간 이동하는 오버랩을 느끼게 해 주었다.



큐레이팅부터 전시기획의 과정들에 대해서도 술술 읽게 하는건 작가의 경험 썪인 이야기도 한몫했겠지만 줄줄 읽게하는 번역도 좋았던것 같다.



전쟁앞에 예술가로써 목숨걸고 정치적 폭력을 이겨내며 그러한 작품활동을 이어간다는게

현대의 민주시대에도 쉽지 않은 일인데 도라와 끝내 헤어지는 점등 마음에 들지 않으면도 있지만

위대한 작품을 남기며 평생 조국의 평화를 생각한 피카소를 다시 돌아보게하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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