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살 생각인가?
이사카 고타로 지음, 민경욱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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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이사카코타로의 화성에서 살 생각인가를 읽었다. 


뜬금없는 표지와 뜬금없는 제목인데 작가의 내공을 생각하면 뭐라도 있겠다 싶었는데 
읽고보니 뒤통수를 맞는 느낌도 있고 그만큼의 충격이 있기도 했다. 


이전에 읽어본 책들에서 등장하는 인물마다 갖가지 사연을 가지고 슬쩍슬쩍 그들의 세세한 문제들을 짚으면서 유쾌하고 유머러스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얹어놓는 기발한 이야기 능력을 보여줘서 정신 없는 중에도 작가 특유의 읽는 재미가 있었는데 이번 작품은


가볍게 가볍게 쓰여진 듯 하면서도 유머라든지 하는 즐거움의 코드가 싹 사라져서 무슨 일인가 했다. 그렇지만 묵직한 문제들을 독자들로부터 생각하게했고 흔하지 않은 상황으로 바로 부딪히게 하고 극단의 상황에 맞닥뜨리게했다. 극한의 공포 자신을 죽이는 군중과 이유없는 죽음에 내몰리는 상황에 몰아넣는 과감한 전개는 그동안의 그의 작품에서 잘 느낄 수 없던 지점이라 새로웠고 작가를 다시 보게 했다.


또한 프로파간다로 치닿는 작품속의 평화경찰이라는 존재가 사실상 전쟁상황에서의 각 국가들이 행했던 인권유린의 형태를 그대로 보여 설마 이런일이..라는 말을 되새기면서도 또 너무 사실적이기도해 책을 읽는 느낌이 굉장히 껄끄러우면서도 속도 내서 읽게하는 묘한 감정을 불러 일으켰다. 순간순간 공포에 떨면서 .


가상의 현실에 놓인 일본의 센다이 지방엔 어떤 이유에선지 모르지만 평화경찰이라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었고 그 제도의 무지막지함은 현시대를 말하는 배경설명이 있음에도 역사속 전쟁상황의 국가상태들로만 보여졌다. 고문과 감시 여론재판이 일삼아지면서 죄없는 사람이 한순간의 처형대로 향하게 되고 비참한 최후가 공개되면서 사람들의 기억에 각인된다. 중세시대의 마녀사냥과 같은..


고통스럽고 공포스럽지만 또 한번 보고싶다. 무리를 이루는 사람들의 무지와 이상한 광기가 
어떤일을 벌이게 되는가를 확인하게 되니 모여서 처형되는 장면을 볼때 정말 난 벌벌떨게 됐었다. 작가는 후반부에 이 장면을 정말 똑똑하게 되받아치는 상황을 만들어 내지만 그렇게 반전을 겪기까지 독자들도 계속 감시를 당하는 기분을 똑같이 느끼게 되니 섬뜩함을 군데 군데에서 확인하게 된다. 


내가 쓰는 게시판의 글, 내가 만나는 사람들의 스쳐지나가는 말한마디, 사람들의 관계 속에서 전해지는 미묘한 소문들이 나를 죽게 할 수도 있다. 그렇게 위축되는 삶에서 어떤 자유를 누릴 수 있을 것인가?

제도의 처음의 시작과는 달리 시간이 경과할수록 처형되는 사람의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형태를 보이게 된다. 제도의 헛점을 알게 된 이발사는 우연한 기회에 손에 넣게된 새로운 소재의 자석으로 평화경찰을 대응하는 정의의 편에 설 결심을 한다. 물론 그도 엄청난 공명심이 있던건 아니지만 위선자다라는 소리를 듣는 상황을 떠올리면서도 지나치지 않고 행동을 했던것이다. 이 부분이 그의 영웅적인 면이라고 본다. 사건의 결과는 극도의 위기가 있었음에도 해결이 됐지만 내가 느낀 그의 영웅적인 면은 설령 그가 죽었더라도 행동하러 나선 순간들때문에 실패했어도 위대하다고 느낀다. 


사실 현대의 언론과 정치세력들이 테러법을 위시하며 개인들을 감시하는 행태는 국가마다 앞다투어 통과시키는 법안중에 하나이고 언젠가 국민과 시민의 자유와 안전을 이유로 작품속 평화경찰이 우리 삶에 바로 나타날지도 모를일이다. 또한 지금의 세대는 넓은 의미의 감시의 시대에 살고 있는것도 맞는것같고 ..


그러한 정치적인 자유의 제한에 대한 여러 생각을 하게해준 독특하고 묵직하며 우리의 방향에 대해 물음을 주는 좋은 소설이었다. 대단한 이사카월드의 이면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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