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립 - 2022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에프 영 어덜트 컬렉션
웬들린 밴 드라닌 지음, 김율희 옮김 / F(에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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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웬들린 밴 드라닌의 플립을 읽었다. 


소나기의 풋풋함까지는 아니지만 플립이란 책 또한 플라타너스 나무그늘처럼 오래 기억하고 싶은 책인것 같다. 

sns를 통해 플립이란 영화소식을 전해들은 리뷰에는 담담한 내용이라 오히려 더 좋았다는 주위의 평을 듣고는 

보고 싶던 책이었는데 나는 영화가 아닌 책부터 읽게 됐다. 롭라이너 감독하면 해리가 샐리부터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등

90년대 주옥같은 영화들을 만든 감독인데 그가 메가폰을 잡은 영화라면 어쩐지 따뜻하고 투닥거리긴 하지만 

인간미가 살아있는 영화일꺼같고 책도 왠지 그런 느낌일것 같았다.


플립의 책표지에 높다란 나무가지에 내방인듯 누위있는 소녀의 사진은 책속에서도 말괄량이 느낌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사건의 주요한 배경이기도 하고 브라이스와 줄리의 매개체가 되기도 하는 플라타너스 나무에서의 한때가 

참 느긋하게도 보이고 소중하게 보였다. 


2학년때 옆집으로 이사오게 된 브라이스에게 한눈에 반하게 된 소녀 줄리는 그 아이와 이사온 첫날 부터 뛰어놀고 싶지만

브라이스는 부모의 제지를 받고 또 막연히 싫은 소녀에게 다가서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런것에 전혀 거리낌 없이

줄리는 브라이스를 오래된 친구 대하듯 스스럼없이 대하는데


작가는 브라이스의 시점과 줄리의 시점을 통해 같은 사건의 이면을 나눠 보게 한다. 이야기를 읽는 동안 누구나 어김없이

줄리의 사랑스런 점을 찾아낼테지만 브라이스는 6학년이 다 지나도록 그 소녀가 지겹고 귀찮기만하다. 


그러던 중 줄리는 과학박람회를 통해 부화된 6마리의 닭으로부터 달걀을 얻게되고 처치곤란하게된 달걀을 

주위의 이웃에게 판매를 하게되는데 브라이스의 엄마가 이웃으로 친절히 대해준 행동에 고마움을 느끼고 

달걀으로 성의를 표한다. 브라이스의 푸른눈을 볼 수 있는건 덤; 


하지만 그 달걀이 생산되는 닭장을 지저분하게 느낀 브라이스 가족은 달걀을 먹을 수 있는지에 대해 조심스러움을 느끼는데

브라이스는 그런 사실에 대해 제대로 설명을 못한채로 2년동안 달걀을 버리고만다. 2년이 지난 어느날 그 사실을 알게된 줄리는 

그 지점 복합적으로 겪게 되는 일들의 영향으로 브라이스와 말을 하지도 않고. 


브라이스 아빠는 사실 좀 너무 고지식하고 비뚤어진 기분이 들어 볼 때마다 기분이 별로였다. 

반면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결국 엉망진창 뒷뜰정원도 제대로 처리 못하는 줄리의 아빠는

경제적으로 풍요롭진 않았지만 어린시절을 함께 놀아준 딸의 플라타너스 나무가 잘려지자 그 나무를 그대로

그림으로 살려 아이을 위로하는 아빠였다. 마지막 금요일의 식사초대에서 그런 둘의 아버지가 성격을 그대로 비춰주며

각 가정의 가장으로 보여지는 모습 또한 어쩐지 편안함과 불안감으로 표현한 기분이었다. 


브라이스와 줄리의 겁쟁이와 재기발랄한 면들이 부각되었지만 

마지막의 티격태격하면서도 살짝 스칠듯한 키스 장면까지

귀엽고 질투어리고 두근거리게 하는 첫사랑 아이들의 느낌을 제대로 읽게했던 책이었다. 


왈가닥 시골 아이로 뛰어놀고 했던 아이때 생각도 많이 나고 나무를 타고 노는건 잘못했지만

각종 아이들 놀이에 저녁도 늦어지던걸 생각하니 웃음도 나고 하는 새삼스런 어린시절 생각이 들었다. 

아이 시절 첫사랑 같은건 없지만 줄리가 플라타너스의 위의 세계를 대하듯

나에게도 물비늘 반짝반짝하던 아침의 논길이 기억속에 남아있다.


개인마다 다 아름다움의 정취는 다르겠지만 사랑하는 마음과 함께

마음속 아름다움의 배경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었고 첫 사랑의 수줍음과 부끄러움도 귀여워 보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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