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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급생
프레드 울만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2월
평점 :
92. 프레드 울만의 동급생을 읽었다.
이 책은 자서전은 아니라고 이미 밝히고 있지만 자서전 느낌의 성장소설 같은 면이 있고 나오는 표현들이 시적인데다 아름답기까지 해서 근래 읽은 기분 좋은 책중 하나로 꼽을 수 있겠다.
2차대전이 시작될 1930년즈음의 독일에 유대인 랍비 의사의 아들인 한스와 독일 귀족 폰 호엔펠스 콘라딘이 ( 폰이 백작이라는 뜻으로 이름에 이런 남작 백작의 명칭이 붙는것이 특이하다) 전학을 오면서 생기게된 우정에 대해 쓰여진 책이다.
만남부터 헤어짐까지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대해 쓰여진 이야기인데 어쩌면 데미안보다 더 재미나게 읽어진 소설이다. 15살 딱 그때의 이야기였던터라 비슷한 이미지로 데미안을 떠올릴 수 밖에 없는데 번역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이 한스와 콘라딘의 우정이 더 애틋하게 느껴진다.
유대사상과 기독교 사상를 비교하며 비판을 할즈음 열다섯 그들이 감당 할 수 없는 전쟁이 곧이어 일어나고 자신을 부끄럽게 여긴다 생각한 한스는 조금씩 콘라딘에게 멀어지게 되는데
전쟁을 피해 미국으로 간 그에게 동창소식지가 전해지며 기부를 바라는 편지가 오고 그 속에서 읽게된 오래전 친구들의 소식을 끝으로 책은 급작스럽게 반전을 주며 끝을 맺는다
그 마지막 한줄 친구에 대한 소식이 엄청나기도 한데 이 책이 그런 면도 매력적이고 콘라딘과 한스의 관계를 다시 되돌려 생각하게 한다.
진실되고 순수한 어릴때의 진심. 서로의 작은 관심사까지 다 공유하며 상대가 기분 나쁠꺼까지 미리 배려하게되는 어린 것같지 않은 그런 우정의 성장을 지켜보는 일이 너무 흥미롭다. 그러면서 아 이런 친구가 나도 있었는가에 대한 기억도 떠올려보고.
독일의 풍요로운 저택과 정원 언덕 들판을 묘사하고 또 잊을만하면 흘러나오는 세익스피어 괴테 휠더린의 아름다운 문장과 싯구들로 귀가 간지럽다.
독일의 역사와 기독교의 역사에 대해 지나듯 읽어지는것과 자연과 우주에 대한 생각들 우정에 대한 내밀한 표현들로 읽고나면 또 읽고 싶어지는 느낌을 갖게하는 책이다.
두편에 걸친 서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두고두고 서가의 자리를 내 줄꺼라는 말에 진심 공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