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83. 정유정의 7년의 밤을 읽었다.  
 
말많고 탈많은 이 책을 다 읽었는데 대체 무슨말 부터 써야 할지 모르겠다가
무서운 꿈 꿀까봐 잠도 못 자겠는데 자꾸 생각은 나고 ㅋㅋ
읽고나서까지 식겁하게 되는 소설은 진짜 오랜만인거 같다; ㅋ 
 
안그래도 두꺼운 이 소설에 외국소설에서나 봤던 세령마을 지도를 흑백도 아니고
칼라로 실어 막 내가 어디 있는지 자꾸 뒤져보게 만들면서 어디가 어딘지 너무 알겠고
그런 미묘한 것 조차 예민하게 독자설정으로 꾸며놓은 작가님의 치밀함에 아 오영제보다 더 심한거 아니냐며. 
 
소설은 서원이라는 아이가 등대마을을 찾아온 사람들이 가는방향을 묻는 물음에 그들을 물끄러미 쳐다보는걸로 시작이 된다.
이 아이의 7년간의 도주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떤 도움을 받았는지에 대한 전개가 도입부의 설명이었고
그 설명 끝에  그놈 오.영.제.가 있었다.  
 
세령마을의 수목원 주인이자 세령이의 아빠 문하영의 남편;; 7년전 그 사건에 그가 죽은걸로 경찰 발표가 있었는데
서원이 주위에서 늘 일어나는 일들이 그의 작품임을 같이 지내는 룸메이트 아저씨의 소설을 보고 짐작하게된다.  
 
소설 속 소설은 7년여 전의 사건을 옮겨놓고 그대로 현실이 되는 이야기를 적어놓는데
아 그런 나쁜 놈과 엮여 한 인생이 곤두박질 치는 과정이 너무 짜증나면서도 힘들고 무서웠다.
특히 자신의 아이와 아내를 학대하는 과정을 읽을때는 정말 치가 떨렸는데 그로인해
아이의 목숨을 잃게 되는 사건의 핵심이 최현수로 옮아가는 게 너무 두렵고 안타까웠다.  
 
아버지의 학대와 장남의 무게로 야구선수의 꿈을 펼치지 못 하는 좌절을 겪고 그 좌절 끝에 아버지의 죽음이 겹치면서
인생의 결정적 시기마다 아버지 최상사에 대한 빙의현상이 최현수에게 나타난다. 아 이 우직하고 곰같은 아빠가
술주정에 음주운전에 폭력에 살인까지 이르게 되는 그 모든 일들의 시작이었는데 주위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던 
어린 현수와 어른 현수가 너무 불쌍했다.  
 
그런 자신의 내림을 물리지 않으려 서원이를 끝까지 보호하는데 그럼에도 그를 떨치지 못하지만
서원이를 구해내려는 마지막 한판을 준비하고 안타까운 죽음을 맞게된다.  
 
무지막지한 살인자라든지 빙의현상이라든지 체험해보지 못한 물속의 공포라든지 하는
무서운 장면들이 많긴 했는데 이걸 결혼전에 읽었다면 아마 다 읽지 못하고 무서워 덮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를 생각하며 읽은건 아닌데 생각지 않는 곳에 툭툭 던져지는 아이에 대한 심각한 폭력들을 읽으면서
누가 빨리 그를 응징하나가 보고 싶어 무서운거고 뭐고 그 앙갚음을 보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다.  
 
심각한 그의 폭력들을 읽으면서 내가 콕콕 찔리는 기분도 있었다. 그런 무지막지함은 아니지만 나또한 함부로
아이들을 대하는거 아닌가 하는.. 아 진짜.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인물이다.  
 
이처럼 그녀의 작중인물 하나하나가 모두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각각의 사건들을 맡고 있었는데
그 이야기며 미세한 감정하나하나와 대화의 느낌 그 지역의 풀숲 하나까지 그대로 살려낸 작가의 솜씨가 정말 일품이었다.  
 
쌓고 쌓이는 이야기의 끝을 대체 어떻게 하려고 이렇게 쌓기만 할까 싶었는데
그 쌓인 이야기의 풀어내는 일은 책속의 세령댐이 터지듯 터져 나오는거에 기겁할 정도로
페이지를 넘기는 엄청난 속도를 몰고 온다. ㅋ 
 
정유정의 새로운 발견을 나는 7년이나 지난 뒤에야 하게 됐고 이 장식용책을 정말 잊을 수가 없을꺼 같다.
그녀가 새로운 섬의 이장이 되는 일을 기꺼이 응원하게 되는 이유이다. 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