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14. 나의문화유산답사기 8 - 유홍준와유는 유람을 좋아하는 선비가 나이가들어 밖에 나가질 못하자 누워서 그림으로 경치구경을 하는것으로 동양화중 산수화의 유래가 됐다고 한다.지은이가 책머릿말에 책을 읽으며 와유하기 바란다 적어놓았는데 딱 그말이 책을 읽으며 느꼈던 적확한 말이라 생각했다.지방으로 이사를 온지 한달여만에 읽은 답사기라 더 와닿게 느꼈을테고 또 한달도 안된 옛곳(?)이 그새 잊혀질리 만무하니 자꾸 연결돼 생각이 나 이런저런 그리움같은걸로 변해서 떠나고싶은 그런 마음을 책이 대신하는 느낌이어서 좋았던듯하다. 유홍준의 답사기가 어느새 8권이 나왔다. 3권까지 읽고는 참 세상에 갈데가 많지마는 우리나라에 이렇게 갈데가 많았던가, 우리나라에 이런 사연들이 쌓이고 쌓였던가 했었다.이런저런 생활들로 이후 저작들을 눈여겨 볼수가 없었는데 언젠가 음악영화축제때문에 가봤던 제천의 그 시원한 물소리며 풍광을 그대로 옮긴 이야기들이 많은 남한강 일대라서 반갑기가 그지없었다.이전 답사기가 넓은지역을 두루두루 살폈다면 이번 답사기를 비롯한 앞으로의 답사기는 특정한 지역을 중심으로 좀 더 깊이 살핀다고 하니 앞으로의 답사기도 더 기대해 볼 만하다.이번지역은 단양8경을 비롯 제천 영월 충주등 충북 강원도 일대의 유적과 사적위주로 답사기가 꾸며졌는데,특히 동강 서강으로 유명한 영월 일대와 한벽루나 삼봉 등 티비 예능프로나 드라마 배경으로 잊힐만하면 한번씩 나오는 풍경들 구경으로 눈이 쉴 틈이 없었다.흔한 돌비석이 그냥 빈 마당이 교수의 눈길만 스치면 마술같이 담고있던 그 오랜 이야기를 한번에 다 들을수도 없을만큼 하고싶어 하는듯 했다.중원고구려비나 각처의 사적터에 있는 이름 당연히 몰랐던 승탑들의 내력들을 듣고 보면 한참을 요모저모 쳐다보게되니 그야말로 책으로 떠나는 여행이나 다름이 없으니 그곳에 직접 눈으로 보면 또 얼마나 가슴에 남을까.특히 이번 답사기를 읽으면서 감동한 또다른 부분은 답사객들과의 만담같은것들을 에피소드식으로 엮어주셨는데 그런 곁가지로 듣는 이야기속에서도 들을 이야기가 생기고특히 신경림 시인의 시나 도종환 시인의 시들은 풍경과 어울려 감동을 더 전했다. 또 김홍도의 풍속화뿐 아니라 절정일때의 풍경화를 감상할수 있는것도 득이라면 득. 미사학자로서의 박학함을 여지없이 발휘하였지만 한시절 문화재청장으로 다 할수 없었던 점들에 아쉬워 하는점등도 많이 느낄 수 있었다.아는만큼 보인다더니 교수의 책을 읽다보면 그 말이 이해가 되는 부분을 여기저기에서 느끼게된다. 폐사지터나 각 마을마다 펼쳐진 풍광의 내력을 그 어찌 알았겠으며 알았다고 한들 이만큼 재미나게 얘기해주는 이가 있었을까?요즘 티비만 틀면 맛집정보가 대유행이지만 이 답사기가 맛집을 대신한 대유행이 됐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