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거짓말 창비청소년문학 22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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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3. 우아한 거짓말, 김려령


영화가 나왔다고 했을때 굳이 더 보고 싶어했는데 여유가 되지않아 놓칠 수 밖에 없었고 또 이후엔 생각하다 생각하다 어느샌가 잊어먹고 있다가

새로운 곳엘 와서 동네도서관에 일없이 들렀다가 오 이책을 여기서 보네 하며 새책으로 델꼬와서 읽게됐다.

작가 김려령은 완득이로 유명해서 그냥 청소년류를 잘 쓰는 작가인가 했다. 이 책 역시 고아성이나 김유정 김향기 등 아역이라 하기에 너무 얄밉게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역을 맡았다 했을때부터 아 뭔가 있다 있어 싶은것이 영화도 보고 싶고 책도 읽고싶고 그랬는데,

작가가 청소년기의 감정 내지는 감성 그 또래문화에 대해 마흔이 넘었는데 지금 15살인거처럼 너무 소상하게 알아서 유별나다 싶었다. 워낙에 내가 그런 기억이 둔해서일수도 있고 요즘 애들이 보면 누가 이런걸 하냐 할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지금의 아이들 생각 마음속으로 들어가볼수 있게하는 힘이 있었다.

이야기는 슬프고 가라앉듯 무거운데 중간중간 그 슬픔속에도 아랑곳없이 푹푹 한번씩 나오는 유머코드 같은게 그나마 숨쉴만한 여유를 준다.

한순간에 읽히는 책들이 있는데 이런 벼리도록 무거운 소재와 주제를 갖고도 중간중간 독자로 하여금 쉴틈을 주는 책은 어김없이 내달릴 수가 있어 좋다.

여자애로 살아본 이라면 한번쯤 겪어봤을법한 어릴적 아는 못된 여자애.

엄마는 아무 일도 아닌듯 그 친구랑 놀지말아 하며 엄마일만 생각하기도 바쁘고 언니에게 나혼자 노는데 그럼 어떡해 라고 물으면 혼자노는게 어때서라고 말하고 점점 점점 교묘해져가는 괴롭힘의 수법들 내가 사라져야 끝나는 게임같은 일상에 파묻혀 천지는 외톨이 아닌 외톨이가 되었다.

특별할것도 없는 여자애 하나가 새로 전학온 천지에게 맑은 얼굴을 하고 인사를 건넨다. 그 기억을 붙잡은것 때문에 끊임없이 괴롭힘을 당하고도 그 아이를 놓을 수가 없다. 너무 착해 당하기만 하던 천지가 답답하기만 했는데 자기가 짜던 털실줄로 생을 마감하는 결단을 내린것을 보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었다.

그 착함을 무기삼아 살아내지 어떡하든 뭘로하든 화연이 이겨내보지 싶었다. 아 권선징악이 좋은데 아이들 세계도 반대일때가 더 많으니. ...

언뜻 화연이가 왜그런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기도 했다. 외동딸인데 밤낮 일하는 부모에 치여 제대로 보살핌 받지 못해서인지 그런 결핍을 친구를 괴롭히는걸로 만족하는것같았다. 그런 은근한 눈속임과 거짓말들로 천지는 지쳐가고 조금씩 조금씩 말을 잃어간 것이다.

언니 만지가 동생이 떠나고 난 뒤에 왜그랬을까를 천천히 곱씹는 과정에서 나타난 털실뭉치들은 천지가 내린 힘든 결정의 실마리를 주긴했지만 그래도 지금 만지의 초원아파트에 천지가 없는건 마찬가지.

아픈 이야기였지만 아이들의 날선 감정들을 경험하고 또 언뜻언뜻 어린시절 그런식의 내안의 천지도 내안의 화연이도 마주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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