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읽은 책의 갈무리인데 다른 문제들도 힘들긴 했지만 김예슬의 자퇴선언을 읽으며 청년들의 고민과 슬픔이 차곡 쌓이는게 느껴졌다. 그게 또 쉽게 해결되지 않으리란걸 알고 있으니 더 고통스러웠다. 김예슬은 지금 좀 나아졌을까? 문득 궁금하다.


각종 사회문제들이 한두가지가 아님에도 이 챕터에서 왜그리 더 마음이 쓰이고 울컥거렸는지. 전세대가 마련해놓지 못한 현실로 빨려들어갈 수 밖에 없는 답답한 앞날과 꾸역꾸역 십여년을 억눌린채로 살아 가는 걸 보는 일은 지나왔다고는 하나 지나온 우리도 여전히 겪고 있는 일 같기도 해서이다.

수많은 청년들이 힘낼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그들이 마음놓고 공부할 수 있고, 실패하는 일이 두려운 일이 되지 않기를..








"큰 배움도 큰 물음도 없는 대학(大學) 없는 대학에서, 나는 누구인지, 왜 사는지, 무엇이 진리인지 물을 수 없었다. 우정도 낭만도 사제 간의 믿음도 찾을 수 없었다. 가장 순수한 시절 불의에 대한저항도 꿈꿀 수 없었다. 스무 살이 되어서도 내가뭘 하고 싶은지 모르고 꿈을 찾는 게 꿈이어서 억울하다."

‘김예슬의 자퇴 선언‘을 한 학생이읽어가자 일순 강의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어디선가 잔기침 소리가 잦아졌고, 여기저기서 나직이 울먹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낭독 후 자신의 느낌을 말하던 여학생이 기어이 울음을 터뜨리자학생들의 눈가에 눈물이 번져갔다.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저 쾌활해 보이는학생들의 마음속에 저런 응어리가 맺혀있었다니. 처음으로 학생들의 심연을들여다본 느낌이었다. 내 안에서도 뜨거운 무언가가 울컥 치밀었다. 아버지세대로서, 선생으로서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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