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에게 갖고 싶은 꿈의 스피커가 뭐냐고 물으면

웨스턴 일렉트릭 15A 혼 스피커라고 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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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슬러 30년 가까이, 예전 강릉 참소리 박물관에서 처음 들어 본

웨스턴의 소리 충격은 참 대단한 것이었다.

그때만 해도 채널 디바이더를 제작해 멀티웨이로 가던 중이었으니

오디오적 교만함이 한창 높았던 때 였는데 ...

탄노이 GRF 메모리를 투 웨이 멀티로 울리며 기고만장하던 자뻑의

심사가 저 웨스턴 일렉트릭 15A를 접하던 순간

내 시스템이 왜 이렇게 초라해 보이던지.... 그 비굴함! 왜소한 초라함! 

지금도 그 소리를 못 잊고

언제나 꿈의 재현처럼 가슴 속에 품고 있다.

이제 세월은 흘러 공간의 문제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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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적 소리는 1940년대 완성이 되었다고 한다.

그 정점에 웨스턴 일렉트릭 시스템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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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버스에 내려 입구에 들어가는 순간

내부에서 들리던 어느 가수가 피아노를 치며 라이브 공연하던 소리

그 착각이 진공관 앰프에 CDP로 울리던

마돈나의 <에비타> 뮤지컬 삽입곡 ‘You must go on’ 이었으니,

이층에 오르니 프랑스제 유리스미 스피커에 1kw급 매킨토시 앰프 모노 두 대로

음악이 나오는데도 곡명은 기억 나지 않는다.

그 스피커도 당시 3천만원대 였는데, 1층소리만 기억 나니 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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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후 다시 한번 갔을 때 들었던 흔해 빠진 Boney M

‘Rivers of Babylon’!

거기서 쏟아져 나오는, 첫 부분의 밀려오는 시원한 파도 소리는

절로 해변가에 온 듯 시간이 느리게 가는 몰입의 실제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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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예술!

300B 싱글의 그 영롱한 시간 차 ! 배음의 맛도 모르며 

니들이 시간 예술의 맛을 알어!  그 광고 니들이 게 맛을 알어!

앰프가 300B 였다는 말이 아니라, 요즘 300B 논의가

눈에 띄어, 어디서 진공관의 황제 라는 말에는 현혹되어서 ... 라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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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자작이나 개작을 하면 잠시 저 곡을 모니터하여 비교해 보곤 한다.

그때 들었던 그 감흥이 살아나는지, 첫사랑을 해보진 못했지만 강렬한 그 느낌이

이런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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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와 다시 들어본 메모리 시스템의 멀티 소리는 더욱 초라하게 들리고..... -언젠가 동호회의 낯 모르던 분이 앰프 좀 봐 달라며, 룸에서 틀어준  케니-G의 색소폰 소리에 넋이 나간 듯 듣던 소리인데, 어쩌다 이리 되었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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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예민하면 불편함도 많다. 실내에서 떠드는 소리가 스테레오로 들리고

집에서도 마눌의 실내화 끄는 소리가 적잖이 거슬린다.

당사자는 조심을 하는데도 오히려 그 소리가 더 거슬릴 지경이니

청각도 이쯤되면 참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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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나의 공간에 저 시스템을 들여올 날이

있을거라 여기며 지금의 알텍 소리도 본전을 최대한 뽑아가며

울궈 먹을대로 울궈내 본 뒤 내보내며,

스텝 바이 스텝의 오디오 단계를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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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는 버릇처럼 어김없이 새벽 3시반에 일어나 책을 읽다보니

밀독(密讀) 이란 말을 생각해 보게 된다.

하루에 한권씩 책을 읽으면 칠십 평생 25천권을 읽게 된다.

이틀에 한권 꼴이면 만2천권을 읽게 된다.

만권, 2만권 심지어 십만여권의 장서에, 몇 백만권의 도서관 책들을 생각하면 얼마나 가소롭고, 보잘 것 없고, 어이없는 자랑질인가!

위선이라고 까지 하면 낭만적 비판일테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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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밑줄을 치는건 다음에 다시 볼 때 중요 부분만 보려는 욕심 때문이다.

그러다가 꼭 봐야 할 부분엔 포스트잇으로 상단에 표기를 했다.

이 포스트 잇(표식지?)도 길어서 풀칠된 일부 아래를 자르고, 윗 부분도 잘라야, 글자도 가리지 않고 상단에 걸치적 거림도 없게 된다.

길이가 짧은 제품은 상업적 수지가 안 맞아서 인지 아직 없다.

책갈피는 얇은 금장 제품을 이용하지만 실용성과 옛스러움은 2% 부족하다.

이런 불만은 꼼꼼한 독서의 한 단편인가!

꼬장 꼬장한 딸깍발이, 쫀쫀한 인간

(), (), (), (), 별말을 다 생각해봐도 신통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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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한 때는 오만을 넘어 누구도 내 후배들은 나를 넘는 독서를 하지 못할 것이다 라고 생각했다.

그들이 타이트하게 독서를 할 때 나 역시 계속해 독서를 할 것이기 때문에 앞지르긴 어렵다는 생각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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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음반을 사면 앞 뒷면을 모두 모니터 한다.

올려놓고 듣기만 하면 되니까 간단하다.

지인 중에는 곡명에 별 표식을 해서 맘에 든다는 표식을 해 둔다.

나는 힛트곡 앨범을 선택하니 별 표식이 많지 않다.

클래식으로 가면서 별 표식은 붉은 점 형태로 CD 위에 남게 되었다.

 

이런 저런 생각들을 메모로 남기기 보다 밑줄로, 가끔 이런 공간에

남기는 것으로 삶의 흔적들이 자취를 남기게 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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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대중 처세어록 - 경박한 세상을 나무라는 매운 가르침 푸르메 어록
정민 지음 / 푸르메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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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자 출신이라 벼슬도 한계가 있었겠지만, 사람의 마음을 닦는 전통적 사상은 벼슬길 하고는 별 상관이 없는 듯하다. 현대인들이 성취라는 개념을 가지고 재단을 하는데서 자칫 이런 글들은 크게 부각되지 못하고 사라져 버리는게 아닌가 생각케 한다.

정민 선생의 글들은 참으로 소박하고 간결하며 이해하는 노력 없이도 쉽게

가슴에 잘 닿는 글들이다. 그런 글빨은 아무런 수련의 노력 없이 생기는 것은 아니리라.

매 성어 하나 하나 마다 그 글귀의 어원들 하나 하나가 전혀 들어 보지도 못하고, 서점을 통해 검색을 해도 노출되지 않는 출전이라 학자의 내공 세계가 얼마가 깊을지 쉬 가늠이 되지 않으니, 읽어 가면서도 감탄의 경지가 저절로 교만의 싹을 수그러들게 하고도 남는다.

원문의 내용보다 해설이 없었다면 책은 접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라, 그 해석적 설명과 풀이가 훨씬 인상에 남아 몇 가지만 올려본다.

역시 삶의 여명기는 이러한 수양의 경지에서 고전 읽기로 마감해 나가는 맛이 최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나는 고질적으로 여겨지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 관련 약을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그럴때마다 백신을 맞으러 가고 채혈하러 다니는 병원의 간호사들이

살짝 놀란다. 그런데도 잠은 새벽 3시 넘으면 한번씩 꼭 깨어지니, 억지로라도 잠의 시간수를 채우려는 생각에서 이제는 그냥 거실의 불을 켜고 조간 신문과 더불어 두시간 정도의 독서를 하는게 익숙해져 그 장점의 맛을 느끼기 시작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언젠가는 종전처럼 5시반 기상이 되겠지 라는 희망과 함께, 아무런 기척 조차 없는 새벽 녘 독서의 맛에 보태져 열심히 밑줄도 긋고 별 표시도 하며, 포스트잇을 잘라 상단에 붙혀 놓는 작업을 한다. 이제 주문한 또 하나의 책이 오면 이 많은 책을 누구에게 물려 줄까를 생각할 때 오는 공허함도 해소 되리라 여기면서 말이다.

R&D도 중요하지만 일본 근대화의 밑바탕에 깔린 번역의 근대화처럼, 고전 번역를 통한 인문적 영감도 매우 중요한 분야이다. 한소절의 영감에서 위대한 발멍을 할 수 있듯이, - 마치 사과 하나 떨어진 데서 법칙이 발견되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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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일의 라틴어 인생 문장 - 삶의 고비마다 나를 일으킨 단 한 줄의 희망
한동일 지음 / 이야기장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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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유교적 격언이나 로마 시대의 격언이나 무슨 차이가 있을까

서구적 컴플렉스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온 우리에게

로마 시대의 격언과 해설은 중요할 것이다.


<라틴어 수업>으로 유명하신 분 이다 보니, 나오는 책 마다 관심이 가게 되고

이 책 역시 처음엔 로마시대의 격언 모음 이라고 생각하며 구입을 하게 되었다.

 

읽어 가다 보니, 뭔가 큰 느낌이 없는데서 일종의 기만적 생각도 들었는데 한참을 읽다가 제목을 다시 보니 저자의 인생사에 영향을 미친 문구의 모음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책의 모서리 단면을 모두 금장 처리한 것도 의아했지만 인생 문장 모음이라는걸 알게 되면서 부터는 모두 이해 할 수 있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제 사제직을 떠나 작가적 삶이 엿 보이는 저작물로써 곱씹는 의미로써 재독을 해 보면 더욱 가치가 있는 문장으로 다가온다.

 

모든 책이 그렇하듯이 다시 읽어 볼 부분 마다 붉은 밑줄과 한께 붙박이 종이로 표식을 해 놓았다. 책의 옆면 은 책을 보관하는 과정에서 표식이 구겨지는 단점이 있어 항상 윗면에 표를 해 놓는다. 이런 표식이 많을수록 나에게는 가치 있는 책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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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이란 이름으로 고착적인 정치적 판단과 가치 형성에 비판을 가하는 프레임적 용어를 처음 들어 본 것이 대략 2천년대 초반으로 기억한다

같은 사무실에 앉은 한 직급 아래 초보 사원의 혼잣말을 우연히 듣게 된 것이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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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버지의 대를 이어 2대째 조선일보를 구독한다. 한자를 섞어가며 세로쓰기로 발매를 하던 시절, 친척 집에서 보는 동아일보에는 군데 군데 글자가 빠지고 비어있는 기사를 보던 그 시절에도, ‘매일 신문을 한 자도 안 빼고 3년을 읽으면 학자가 된다는 어느 선생님의 멘트를 인상적으로 새기면서도, 설령 구독지를 바꾼다 해도 별달리 마땅한 것도 없고 해서 그냥 계속 본 것이 대를 이은 몇 십년의 구독지가 되어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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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떠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조간 신문을 읽는 일이다.

잠을 자고 일어나 피곤이 가신 뇌가 가장 먼저 받아 들이는 사회의 신호들이 조간 신문이라는 점에서 조선일보가 1위 구독지가 된 것에는 나름 타당한 이유도 있다고 여겨진다

가장 먼저 들어와 뇌에 자리 잡은 각종 사회의 첫 인상적 소식들의 새김이 판단이나 가치의 처리를 형성했기 때문에, 나름의 구조적인 배열 같은 뇌 조직의 체계를 형성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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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에서 골치 아픈 미적분을 배운들 사회에 나가서 써 먹을 일이 얼마나 있으려나

실제로 사회생활 경험으로 보아도 학교 때 배운 고차원의 방정식을 써 먹을 일은 없을 것이다

물론 나 같은 경우는 앰프를 제작하면서 차동 회로라는 설계 부분에서 방정식이 동원 되는데서 

자작의 심도 있는 작업을 포기하게 하기도 했지만, 우리 일상의 공통적 경험의 장에선 실제 고차 방정식을 활용할 기회는 생기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런 방정식을 배우는 것에 가치를 두는 것은 어째서일까?

그 어려운 방정의 해법을 순서대로 차레 차레 풀어 나가면서, 그러한 과정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우리의 뇌는 그러한 방정식 풀이의 과정처럼 어떠한 건수를 처리하여 자신의 주변에 생기는 현상이나 문제성을 이런 식으로 풀어가게 되는 지경으로 가게 될 것이다. 마치 조간 신문을 읽으면서 그 처리 방식의 익숙한 형식처럼 말이다. 두뇌 속에 컴퓨터의 파일과 폴더의 방이 형성 되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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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지면 현해탄을 건너오지 말라우!’ 라며 축구에서 힌일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이승만 대통령의 말 부터 시작해서, 총체적 국력으로는 이길 수 없는 분야에서 한국이 제압 할 수 있는 운동 종목으로서의 축구는 한일전 만큼은 반드시 이겨야하는 숙명과 같았던 시절이 있었다

멕시코 올림픽(1968?) 동메달의 주역인 가마모토가 골을 넣으려고 센터링한 볼에 점프를 하면

우리나라의 이세현 골기퍼가 볼 대신 턱 주가리를 갈겼다는 주간지 기사를 상기하지 않더라도

예전의 축구에서 대 일본전은 알게 모르게 반드시 이겨야 하는 전쟁과 같은 가치가 있는 종목이 되어 버렸다

지금의 호프집 대형 화면이나 길거리의 대형 전광판, 극장의 대형 화면을 보며 응원하던 문화가

흑백TV 시절에는 다방에 모여 응원을 하고, 전파사 쇼윈도TV 앞에 모이고, 아나운서의 가열차게 

호소있는 목소리로 울부짖듯 전하던 승리의 소식은 추억이 되어도 완전 고물처럼 삭힌 문화가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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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자연과 똑같이 살면서 자연스레 집단 생활을 하는 인간이 간절한 바램을 담아 제사도 드리고 제사장 중심으로 더욱 뭉치면서 점도 치고, 제사도 지내면서 바램도 간절히 빌고, 그런 과정에서 서서히 신적 영역에 접급해 갔을 사회가, 어느 시기가 되면서 위선이라는 가면이 벗겨지며, 종교도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가치로 내려오면, 신 중심 사회는 인간 중심 사회가 되었다.

인간 중심 사회에서 수 많은 갈등과 번뇌 속에 왜 사는지에 대한 물음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생겨나고, 결국 답은 살려고 사는 그 사는 힘을 얻는 것! 생동성이라는 주제로 귀결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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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는 그러한 생동성의 원초적 힘을 주는 가장 받아들이기 쉬운 근원적 존재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스포츠의 희열을 접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강렬히 전염되어 오는 에너지를 온 몸에 충만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열심히 몰두하는 젊은이들이 고맙게 느껴진다. 한편으론 고마움을 넘어, 저들이 저렇게 나라를 위해 열심히 뛰는데 나는 이 나이까지 이 나라를 위해 한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게 된다.

김연아의 카타르시스가 생각 나듯이, 열심히 실력을 발휘해 우승의 기쁨을 전해 주길 바라며

블로그에 나마 흔적을 남겨 본다.

히딩크가 전해 주었던 4강이라는 전율의 추억은 월드컵 결승까지 가면 재현 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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