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가족들과 추석 영화 보러가서 본 영화에 ‘나성에 가면’ 이란 세샘트리오의 노래를 여주인공이 부르는 장면이 있었다.
집에 돌아와 딸 애가 예전에도 저렇게 밝은 노래가 있었느냐! 라며 놀라기에 유신 시절은 낭만도 없고 모두가 엄혹한 겨울 추위 같은 시대를 지나온 걸로 기억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긴 그 시절 노래들 면면을 보니 좀 암울한 면도 많이 있는 듯하다. 그 시절엔 사무실서 담배도 맘대로 피고, 술 먹고 길거리 담벼락에 소변도 보고 가래도 껄쭉하게 아무데나 갈겼으니, 완행열차 기차 안에서 기타 치고 고래 고래 노래 부르며 가는, 그러한 비록 추하지만 자유라면 자유도 있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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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니에라는 트리오 그룹의 ‘칵테일 사랑’ 이란 노래를 듣다 보면 그 시절 젊은 청춘들의 낭만과 희망 같은 것이 들어있는 참 밝은 노래라는 생각이 든다.
가사 내용을 듣다 보면 우체국 계단 이란 표현에는 조용필 씨의 베고니아 화분이 놓인 우체국 계단,
‘서울 서울 서울’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핵심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이란 가사이다.
* I LOVE SEOUL 이니 광화문 태극기니 구호도 좋지만, 서울을 상징하는 노래 한곡의 효과가 더 클 것이다. 트로트 붐은 고생하던 구시대의 아픔을 달래 주기는 하지만, 민주주의의 장점인 개인 창의성의 발휘라는 면에서 대중 음악 작곡 분야에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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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당연히 들려줘야 할 부분은 21번 협주곡 중 2악장이 틀림없을 것인데, 그 악장 자체가 티 없이 맑은 하늘에 수채화로 점을 찍듯, 그리고 번져가는 수채화의 느낌은 오케스트라의 반주로 뒷 받침 하고 있지 않은가! 원래 그 곡 자체가 유명해진 것이 <엘비라 마디간> 이란,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육군 중위와 어린 처녀와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영화에 삽입곡으로 유명세를 탄 곡이기도 하다.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 삽입된 모차르트 K.622번 클라리넷 협주곡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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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니에의 노래에 남자들의 남심인 로망스를 자극하는 여성 보컬을 듣다보면,
은연 중에 떠오르는 곡이 한 곡 있다.
그룹 Fleetwood Mac 에서 활동 했던
제르미 스펜서가 만든 Jeremy spencer band의 ‘Travellin‘ ‘ 이란 곡이다.
목소리가 굵지도 가늘지도 않으며 굳이 여성으로 표현하자면 배우 김미숙씨 같은 그런 목소리라 할까! ‘사랑의 슬픔’을 부른 이치현 씨 하고 느낌이 비슷하다.
끝 부분에 가면서 I want~ I need~~ your love 하는 부분은 오랜 옛 시절, 그야말로 지지리도 못살던 시절 서양 영화에서 보던 ‘나 잡아봐라’ 하며 금발의 웨이브 머리를 날리며 해변을 달려가는 그런 포스!
우리나라에도 퍼머 머리 라는게 유행한 자극의 계기로 아는데... 그런 로망을 불러 일으키게 한다는 말이다.
‘트레블린’ 의 여운이 아쉬우면 같은 면에 ‘Cool Breeze’가 있어 사기 아깝지 않을 좋은 음반인데, 아직까지 CD 음반은 구하질 못했다. 아쉬운 대로 라이센스 lp를 온라인 서점 중고로 구입은 했지만, CD로 나오길 바라 마지 않는 음반이다.
해적반! 부트렉! 속칭 빽판! 으로 불리며, 모아둔 천장 가까이 쌓아둔 LP 판들을 원반으로 대체 하면서, 백판들은 죄다 처분 할 때도 이 음반 만은 아쉬움에 아직 까지 그대로 갖고 있는 음반이기도 하다.
*사진은 라이센스와 백판 & 뒷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