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즐거움 - 은퇴 후 30년… 그 가슴 뛰는 삶의 시작!
김열규 지음 / 비아북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은퇴후 삶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 없는 자유로운 삶. 하고 싶은것, 즐거운 것만을 하면서 살 수 있는 삶. 난 나의 외모가 아름다워지길 그다지 간절히 바라지 않으니, (그래도 예쁘면 좋긴 하겠지만) 얼굴에 주름이 늘고, 머리칼이 하얗게 세는게 그다지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오히려 사람들의 외모를 평가하는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 더 신날 것 같기도 하다.  

 산책을 하고, 책을 읽고, 좋아하는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영화를 보러 다니고 혼자서도 얼마든지 즐겁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가끔 자식들에게 집착하며, 자주 보러 오지 않는 다고 툴툴대거나 외로워 하는 어르신들을 보면, 나는 그렇게 누군가에게 (그게 자식이라 할지라도) 집착하거나 매달리지 않고 살겠다고 결심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말 내가 나이 들어서 그런 삶을 살 수 있을까? 사실 그런 삶을  동경하면서 그런 삶을 살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걱정하고 있다. 그렇게 살기 위해선 아마 은퇴하기 전에 넉넉하게10억 정도를 모아야 하든지, 돈 많이 버는 자식을(그것도 효자 또는 효녀로) 만들어야 할것이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아마 의무적으로 해야 할 일이 없는 자유로운 삶은 그저 환상이 될 뿐, 죽는 순간까지 밥벌이를 해야 할 것이 뻔하다. 

 이 책은 노년의 환상에 예쁘고 고운 색깔을 입혀 준다. 옛스런 시절 그려진 어르신들의 초상화는 당당하고 숭고하며 아름답고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우리가 현대에서 흔히 접하는 노인들의 이미지와는 하늘과 땅처럼 큰 차이가 난다. 옛사람들이 아름답게 존경했던 노년에 대한 기억은 아름답고 빛나지만, 자본주의 시대를 사는 그나마도 어느정도 사회적 지위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서 입맛이 쓴 느낌만을 받는다. 과연 사회적 지위도 낮고, 가진것도 없는 사람들이 그런 아름다운 노년을 맞을 수 있었을 것이며, 또, 있을까? 이 책에 많은 별점을 줄 수 없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아름다운 노년을 보내기 위해, 금지해야할 5금과 권유하는 5권이 나온다.  

1금 : 잔소리와 군소리를 삼가라
2금 : 노하지 마라
3금 : 기죽는 소리는 하지 마라
4금 : 노탐을 부리지 마라
5금 : 어제를 돌아보지 마라

1권 : 유유자적, 큰 강물이 흐르듯 차분하라
2권 : 달관, 두루두루 대하라
3권 : 소식, 소탈한 식사가 천하의 맛이다
4권 : 사색, 머리와 가슴으로 세상의 이치를 헤아려라
5권 : 운도, 자주 많이 움직여라
   

 아름다운 노년을 위해서 일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 젊어서부터 익혀 어르신이 되면 자연스럽게 몸에 배게 해야할 행동강령이 되어야 할 것이다.  

 난 이 책에서 좀 더 많은 걸 바랐던 것 같다. 노년의 즐거움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 같은 것 따위가 나와 주길 바랐다. 단순한 노년의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의 나열일 뿐이어서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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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1-15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랄까, `아름다운 여자가 되는 10계명'(이런 책 제목이 있는지 모르곘지만) 같은 느낌의 책 같았어요. 실은 다 읽지는 못하고 야금야금 조금씩 보다가 저역시 저의 기대와 이 책의 방향이 다르다는 느낌이었는데, 습관 님이 잘 짚어주셨습니다.

습관 2010-01-18 09:56   좋아요 0 | URL
저만 그런게 아니었군요.
다행이예요.

다락방 2010-01-15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음..보관함에 담겨 있긴 했는데 말이죠. 조금 더 미뤄야 겠어요.

습관 2010-01-18 09:56   좋아요 0 | URL
흐음, 그다지 추천 드리고 싶지 않은 책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