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번개때 자기소개시간에서 어느 분이 (에피님인가?) 나한테 했던 질문... "서림님 이미지는 왜 레고인가요?"  "아, 방점은 레고가 아닌 자전거에 찍으시면 됩니다."

내 이미지는 레고에 중심이 있지 않다고는 했지만 그 말은 반쯤만 사실이다. 사실 난 레고를 좋아한다.

childish인지 childlike인지 아니면 피터팬 신드롬에 걸렸는지 몰라도, 서른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아직 철들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레고니 이쁘게 생긴 자전거니 이런 것들이 아직도 좋다.

어렸을 적, 한국에서 레고란 것이 들어오기도 전인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그땐 LEGO를 리고라 불렀다), 미국에 이민간 외삼촌께서 보내주신 레고 달나라 착륙 세트는 어린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전구만 겨우 갈아끼우는 천상 인문계 인간인 내가 그나마 엄마한테서라도 '손재주가 있다'는 소리를 몇번이나 들었던 것은 다 어린 시절 딱 하나 있던 레고세트 덕이다.

그런 개인사를 가진 레고가 내가 한때 선호했던 자전거인 '스트라이다'와 결합한 저 사진이 어찌 나의 마음을 사로잡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삼각형'이란 캐치프레이즈로 한국에서도 판매되는 아래의 영국제 스트라이다 자전거는  떨어지는 내구성과 오르막 오르기에 쥐약이라는 치명적인 단점 때문에 나의 위시리스트에서 삭제되고 마는 운명에 처한다.



서림이란 이름(딸을 낳으면 이렇게 이름붙이리라 마음먹었으나 성명학의 저주에 의해 좌절된 이름)도 그렇고, 스트라이퍼란 자전거도 내 마음속에서 아련한 꿈으로 존재하지만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한 가슴쓰라린 추억이 되고 만다. 어쩌면 레고란 것도 우리 아이들이 열심히 사모으며 사용하기에는 비싼 가격 때문에 어느 님처럼 옥스퍼드란 이름의 고상한 장난감으로 대체될 수도 있는, 꿈의 장난감이 될 소지가 다분하다.

어쩜 그리 알라딘에서의 내 이름이나 아바타는 내가 꿈만 꾸는 대상일 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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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5-04-06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 왜 후기는 안 쓰시나요?

엔리꼬 2005-04-08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기를 꼭 써야 되남요? 귀차니즘때문에...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