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른 : 저주받은 자들의 도시 스토리콜렉터 74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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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을 나는 방법은 여러가지겠지만 가장 좋은건 에어컨 밑에서 편하게 쉬는거다. 다른 방법으로는 이열치열이라고 해서 더운것을 먹고 땀을 흘려서 더위를 좀 가시게 하는 것인데 이것도 효과가 나름 있다. 그런데 정말 정말 재미있는 책을 읽는다면? 선풍기 하나로 몇시간이고 더위를 모를 수 있다. 정신없이 책을 읽다보면 더운것도 모르고 몇시간이나 시간을 보낼 수 있는것이다.

 

이때 전제조건은 책에 빠질만큼 재미있을것! 여러 책들이 있겠지만 장르적으로는 추리 스릴러 장르가 확률이 높다. 어설픈 스릴러는 오히려 짜증을 유발하는데 여기 딱 부합하는 책이 있다. 바로 '모기남' 시리즈.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다. 이 시리즈는 그야말로 복사하듯이 눈에 본 것은 모든 것을 기억한다는 설정을 통해서 해결 불능의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인데 책을 한번 잡으면 손을 높지 못할 시리즈다. 이번에 나온 편은 그 시리즈중에서도 가장 밀도있고 흥미로운 작품이 아닐까 싶다.

 

주인공 에이머스 데커는 두뇌의 이상 작용으로 한번 본 것은 모든 것을 다 기억하는 남자다. 마치 동영상을 찍은 듯 그가 본 것은 눈을 통해서 머리에 다 저장하는 것이다. 필요하면 확대할 수도 있어서 사건이 막힐때 마다 그의 장기가 잘 발휘되어서 해결에 큰 도움을 준다. 그러나 기억력이 좋은것이 그에게는 복이 아니라 재앙이다. 그것은 자신의 가족이 처참하게 살해당한 것도 너무나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살아있는것이 사는게 아니었지만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겨우 겨우 살아가고 있는 처지다. 그에게는 딱히 삶의 목적이 없는 상태다. 그래서 한 사건이 끝나면 쉬는 것도 없고 다른 계획이 없다. 그래서 그의 팀에서는 휴가를 억지로 보낸다. 같은 동료인 재미슨의 언니가 산다는 작은 도시로 함께 휴가를 떠나게 된다.

 

한적한 도시에서 그야말로 여유로운 휴식을 보낼려고 했지만 이 도시 자체가 뭔가 느낌이 이상하다. 보통의 한가로운 소도시가 아니라 과거에는 잘나갔다가 쇠락한 도시다 그래서 한가롭다기 보다는 뭔가 정체되어있고 불만이 가득한 공기가 있는 도시다. 그런 곳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그것도 데커가 쉬고 있는 그 시간에! 데커가 맥주 한잔을 들이키는 순간 아무도 살지 않는 빈집에서 불빛이 보이고 뭔가 이상한 느낌을 느끼고 그 집에 가보니 두 사람이 죽어있다. 알고보니 이미 두 건의 살인 사건이 있었고 다시 살인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불쌍한 데커. 간만에 휴식을 즐기러 왔는데 또 사건이라니. 그것도 자신이 직접 사건 현상을 발견하기까지. 여러건의 살인이 일어났기에 지역 경찰은 당황하게 되고 사건의 진실은 찾기가 힘들게 되었다. 데커와 제미슨은 사건에 참여하지 않을수가 없게 되 버렸다.

 

사건이 일어난 작은 도시 배런빌은 배런1세가 세운 도시다. 그곳은 과거에 석탄이 발견된 이후에 탄광과 제지산업으로 발전했으나 이제는 퇴락한 도시가 되었다. 단순히 퇴락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마약이나 폭력이 난무하고 전 도시에 범죄의 기운이 도사리면서 어두운 곳이 된 도시다. 이런 곳에서 일어난 사건이니만큼 단순 사건은 아닐터. 일단 죽은 사람도 여럿이지만 사건의 내막을 한꺼풀씩 벗겨보니 이게 보통 사건이 아니다. 여러가지가 복합된 복잡한 사건이었던 것이다. 범죄 발생의 가장 큰 이유인 '돈'이 여기에도 작동을 한다. 그 돈을 차지하기 위한 여러가지 사건이 일어났고 그것이 가지를 쳐서 아주 복잡다단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데커가 수사도중 머리를 다치는 상황이 생긴 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그의 모든 것을 기억하는 능력에 제약 요소로 작용한다. 이제 그는 자신이 기억하는 것을 모두는 신뢰할 수 없다고 여기게 된다. 그의 머리에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그는 앞으로 보통 사람의 기억력으로 돌아갈 것인다. 아니면 그이 목숨과도 연관되 상태가 되는 것인가.

 

책은 단순히 잡고 추격하고 그런 이야기 전개가 아니라 여러 가지 사건을 씨줄과 날줄로 세밀하게 찾아들어가는 내용이다. 그래서 치밀한 추리의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이번 책에서는 데커가 탐정이 된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생각도 못하는 상황에서 하나씩 하나씩 이야기의 진실이 밝혀지는 재미가 아주 좋다. 어찌보면 전개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아서 답답하게 느낄수는 있겠지만 이야기틀의 재미를 느낀다면 이만한 작품이 또 있을까 할 정도로 흥미롭게 이야기가 이어진다.

 

사랑하는 사람을 다 잃고 아무런 삶의 목표도 없이 흘러가는데로 살던 데커가 이번 책에서는 뭔가 꿈틀거리는게 있는거 같다. 약간은 인간적인 면이 돌아온다고나 할까. 앞으로 그의 삶이 어떻게 변화하게 될지 이 책에서 하나의 힌트를 얻을 수도 있겠다. 늘 기다려지는 모기남 시리즈. 이번에도 그 기대값을 충분히 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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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 군주론의 탄생
마일즈 웅거 지음, 박수철 옮김 / 미래의창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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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으로 유명한 마키아벨리. 그의 일생은 별로 주목받지 못하고 그의 저작인 군주론으로 편견지워진 사람. 심지어 군주론은 당대에 크게 읽히지도 않았다. 그런 마키아벨리가 어떤 사람인가를 아는것이 군주론의 참된 의미를 알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에 나온 책은 그런 마키아벨리에 대해서 그동안의 편견을 해소함은 물론이고 과연 그가 어떤 인물이었는지를 잘 알려주는 마키아벨리 평전이다.

 

우선 군주론부터 이야기 하지 않을수 없다. 제목처럼 성공하는 군주의 통치 기술에 관한 일종의 설서인데 그동안 이 책은 목적을 위해서는 비윤리적 수단을 행해도 된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후대에 여러 독재자나 절대 군주들에게 하나의 성전처럼 받들여졌다. 그래서 마키아벨리가 냉혹하고 이기적인 권력 추종자의 오명을 덮어쓰게 된 것이다.

 

그러나 같은 도구라도 쓰는 사람에 따라서 평가가 달라지듯이 군주론을 나쁜 목적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썼기에 이 책이 아주 나쁜 것처럼 알려졌지만 오늘날에서 보면 하나의 정치학이라고 볼 수 있고 당시에 정치 체계나 환경에서 있을수 있는 논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분명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현실 정치의 세계에서 도덕만으로 이룰수 있는 것은 없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정치의 모습을 담았다고도 볼 수 있다. 이른바 종교와 도덕의 세계에서 정치를 분리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 마키아벨리 본인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냉철하고 때로 교활하게 느껴질수도 있지만 그는 실제로는 선량하고 신앙심 깊고 조국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공무원으로써 유능했고 군주론에서 보듯 사상가 철학가적으로도 능력이 있었고 시나 희극등 문학적으로도 좋은 작품을 남긴 괜찮은 작가였다.

 

사실 그의 사상이 만들어지게 된 것은 그가 살았던 시대때문이다. 그의 조국인 피렌체는 이탈리아의 작은 나라였다. 프랑스나 스페인같은 주위 강대국에 의해서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시대. 그런 시대에 그는 피렌체의 안전을 위해서 다방면으로 일했던 공무원이었다. 그가 높은 직위에 있을때 충분히 사익을 취할수있었으나 늘 공익을 위해서 일했고 그것이 어쩌면 훗날 그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기도 했다. 그는 메디치가가 피렌체를 지배하게 되자 쫓겨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를 내쫓은 메디치가의 군주를 위해서 군주론을 쓰게 된다.

 

그가 군주론으로 메디치가에 아부를 해서 다시 공직에 나서고 싶었다는 평이 있지만 그러기에는 그의 애국심이 너무나 컸다. 그는 조국 피렌체의 안정을 위해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를 바랬고 그래서 메디치가를 위한 그런 책을 썼던 것이다. 사실 그는 공화주의자였고 그가 쓴 '로마사 논고'는 대표적인 공화정에 관한 책이다. 그런 그가 군주를 옹호하고 군주로써 해야할일을 적은 책을 썼다는 점은 이율배반적인 면이 있긴 하다. 하지만 그가 그만큼 조국을 사랑했기에 일신의 부정적 평가는 생각치도 않았던 것이다.

 

책은 마키아벨리의 일생을 알려주면서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말해준다. 조국을 엄청나게 사랑한 애국주의자고 공익주의자였으며 여러 방면에 재능이 있는 르레상스적인 인간이었다. 다만 스스로도 말했듯이 공직이외에 상업이나 다른 직업에는 별다른 재능이 없었다고 한다. 아마 재능이 없었다기 보다는 공직에 대한 열망이 컸기에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지 않았다고 보여진다.

 

인간 본연의 본성을 정치학으로 잘 해석해서 실제적인 생각을 드러낸 그가 실각이후에 다시 복권해서 피렌체로 돌아왔다면 역사는 더 풍족했을것인데 아쉽게도 그의 일생은 군주론으로 끝나게 된다.

 

처음에는 군주론에 대해서 어떤 논평을 하는 내용인줄 알았는데 마키아벨리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었다. 그동안 산별적으로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사실을 잘 알 수 있게 했고 새삼 마키아벨리가 전형적은 르네상스 천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그는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천재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친분이 있었다. 르네상스하면 다 빈치가 생각나는데 이제 마키아벨리도 그 목록에 들어가야 할 듯하다. 마키아벨리를 통해서 중세 이탈리아 피렌체를 중심으로 한 역사의 단면을 알아가는 계기가 되었고 무엇보다 마키아벨리가 상당히 매력적인 능력의 소유자라는 것을 깨닫게 되어서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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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싸울 수 있는 거북선 - 디자이너 한호림의
한호림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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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많은 추앙을 받는 인물중에 하나가 이순신 장군이다. 그야말로 나라가 망할 위기에 처했을때 이순신 장군이 아니었다면 우리가 아직 이렇게 있을수 있을까. 임진왜란의 영웅 이순신 장군은 한반도에서 한민족이 끝장날 위기를 구해준 영웅중의 영웅이다. 그래서 장군에 관한 이야기나 자료는 수없이 많은데 그 중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는 것이 있으니 바로 거북선이다.

 

사실 누구나 거북선에 대해서 매료되지 않을수 없고 특히 아이들에게 거북선은 전설적인 존재다. 그러나 이 거북선은 지금으로서는 말 그대로 전설속의 존재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다는 말이다. 여러 자료를 통해서 실제로 있었긴 하지만 현물이 없는 상태. 몇년전에 남해 앞바다에 혹시 수장되어 있을수 있다고 대대적인 수색을 했지만 큰 성과가 없었다. 그래도 많은 문헌을 통해서 그림이 남아 있어서 그것을 토대로 대략적인 거북선을 복원하긴 했는데 실체와는 동떨어진게 많았다.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의 모습이 어떠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학자들간에 논쟁중이다. 이순신 장군이 자세한 설계도를 남긴 것이 아니고 건조에 관한 기록도 그리 많지 않아서 어떻게 생겼는지 어떻게 싸웠는지 자세히 알 수가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현대에 복원이 되었다고 하는 거북선은 하나같이 그냥 물에 떠있는 모형에 불과할 뿐이고 실제로 움직여서 항해를 할 수 있는 배는 없다고 한다. 지금 전국 각지에 수척의 복원 거북선이 있는데 말 그대로 거북선이 대충 이렇게 생겼다는 것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만들었을뿐 실제로 항해를 할 수 있게 만들진 않았다는 것이다. 전시 행정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이 진짜 움직이는 거북선을 만날 기회가 왔다. 아이러니하게도 선박 전문가가 아니라 디자이너다. 하지만 배도 일종의 디자인이니 디자이너 입장에서 거북선을 연구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미 오랫동안 연구해왔기에 그 내공이 만만치 않다. 이번에 나온 책은 실제로 움직일수 있는 거북선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당시 사람들을 토대로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내용이 설득력이 있다.

 

책은 실제로 배를 만든다는 가정하에 각 과정을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다. 우선 배를 만들려면 어떤 곳에서 해야할까. 그것도 군선이라면? 지금도 잠수함이나 구축함 등의 군관련 배를 만드는 곳은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다. 아마 조선시대라고 해서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책에서는 그림을 통해서 군선을 만드는 장소와 지리적인 이점 그리고 여러 부속 건물들에 대해서도 상세히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거북선 건조와 관련해서 그런건 생각못했는데 정말 그럴꺼 같은 느낌이 들게 잘 상상한거 같다.

 

책에서는 기본적으로 '배'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배의 무게중심은 어떠하고 얼만큼 실어도 배가 가라앉지 않는가 등등에 대해서 초보자도 쉽게 이해하게 설명한다. 배가 떠서 운행하는 지식이 옛날이라고 다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보다 간략해도 기본적인 것은 같을 듯. 책은 그런 배의 기본 지식을 설명하는 바탕위에 거북선을 대입해간다.

 

거북선은 갑자기 생겨난것이 아니라 당시 있었던 판옥선이라는 군선을 모델로 생겨났다. 판옥선은 당시 우리 수군의 주력 함대였는데 크고 무겁긴 하지만 단단하고 운행하는데 제격인 말그대로 우리나라에 맞는 최고의 함선이었다. 그 판옥선의 기본 구조를 바탕으로 거북선이 생겨난 것이다. 책에서는 궁륭이라고 해서 배의 위쪽을 완전히 덮은 부분을 이야기한다. 뾰족한 침이 박혀 있는 그 부분말이다. 원래 판옥선은 위쪽에 아무것도 없는 개방형 구조인데 거북선은 거기에 궁륭을 덮어서 외부의 침입을 차단한 것이었다.

 

지금 복원되어 있는 대부분의 복원 거북선은 이른바 함교가 없다. 바로 지휘하는 사람이 있는 부분을 말하는 것인데 상식적으로 그런 함교가 없다면 어떻게 거북선을 운용했수가 있었을까. 앞뒤 좌우를 볼수가 없는데 말이다. 지은이는 여러 자료를 통해서 당시 거북선에 함교가 있었음을 이야기 한다. 말하자면 판옥선에 궁륭을 덮을때 함교 부분을 남겨놓고 지휘를 할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일본측 그림 자료에서도 명백히 보이고 있는 부분이고 국내의 여러 그림에서도 보이고 있다. 그동안 함교가 없는 거북선만 봐았는데 상당히 설득력있는 이야기였다.

 

책은 현실적인 부분도 잘 설명하고 있다. 볼일을 어떻게 보는가에 대해서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던 일인거 같다. 서양의 배들과도 비교하면서 거북선에 뒷간이 어떻게 어디에 존재했었을까에 대해서도 잘 이야기하고 있어서 호기심을 충족시켜준다. 그리고 밥은 어떻게 먹었고 잠은 어디서 어떻게 잤는지 등 소소한 이야기로 흥미를 돋구고 있다.

 

옛날에 거북선은 세계 최초의 거북선이라는 말을 많이 했었다. 그러나 실제로 거북선에 철판을 부분적으로 덧대긴 했어도 철갑선이라는 이름을 붙일만큼 붙여진건 아니다. 당시 조선의 경제력으로는 실제 철갑선을 만들 기술이 있었어도 철갑이 부족해서 만들수 없었다. 책은 그런 철갑선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어떻게 그런 말이 나오게 되었고 퍼지게 되었는지 이야기하면서 이 역시 구조와 관련된 이야기로 풀어나가고 있다.

 

책은 전체적으로 시원시원하게 그림과 여러 자료를 잘 혼합해서 흥미로우면서도 설득력있게 잘 전개를 키시고 있다. 아이는 물론 어른이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당대 거북선을 복원해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실제로 운행이 가능한 배를 만든다는 가정에 충실하게 잘 따르고 있어서 거북선에 더 가깝게 다가가는 느낌이다.

 

실질적인 조선 최후의 왕이라고 할 고종때도 수척의 거북선이 남아있었다고 한다. 그런것이 수년만에 없어져서 조선이 망하고 나서는 흔적도 없어졌다. 그것이 불과 100여년밖에 안된다. 1592년 임진왜란과 함께 나타나서 그후로도 현역으로 활동을 했고 수백년간 우리 바다를 지켰던 거북선이 이렇게 허망하게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 조선말의 거북선이 한 척이라고 남아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들었다.

 

아직도 거북선의 실체에 대해서는 이론도 많고 논쟁꺼리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논의에 큰 자극이 될 내용이다. 실제로 움직이는 실제로 운행되는 거북선을 만든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론적으로 문헌적으로가 아닌 실제 거북선에 가깝게 다가가게 되는 기회가 되는 내용이라서 가치가 있다. 이런식으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계속 연구한다면 진짜 거북선을 볼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거북선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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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평화 - 전쟁의 원인과 평화의 확산
아자 가트 지음, 이재만 옮김 / 교유서가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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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과 전쟁'이라는 책을 통해서 전쟁이 인간의 본성인지 그리고 그런 본성으로 어떻게 전쟁을 했으며 어떻게 문명을 이룩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자세한 고찰을 했던 지은이가 인간은 왜 전쟁을 하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에 따로 책을 낸게 바로 이 전쟁과 평화다.

인간이 역사를 가진 이래로 수많은 전쟁을 치뤄왔고 우리는 그런 전쟁사에 대해서 많이 알아왔는데 정작 왜 전쟁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해보지 못한거 같다. 인간은 왜 전쟁을 하고 사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말이다. 


책은 우선 언제부터 싸워왔는가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인간이 생겨나서 부터 싸웠는지 아니면 인간이 진화하면서 조금씩 싸워왔는가를 이야기하는데 전쟁의 기원에 대해서 토머스 홉스와 장자크 루소의 두 가지 반대되는 답을 소개하고 있다. 홉스는 국가 이전 상태를 만인 대 만인의 전쟁 상태로 규정했고 평화를 강요하는 권위가 없었던 그 시절에 삶은 '가난하고 험악하고 잔인하고 짧았다'라고 주장했다. 반면에 루소는 인간의 원시적 상태는 근본적으로 평화롭고 선량해서 농업 이전 사유재산이 없던 시절에 싸울 이유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이것은 말하자면 본능적으로 싸우는 것을 타고 났느냐 아니면 그 뒤에 진화의 산물로 생겨난 것이냐의 싸움 같다. 책에서는 두 가지 관점에서 모두 여러가지 역사적인 사실을 들어서 설명하고 있다. 사실 이것은 성악설과 성선설처럼 쉽게 판단 내리기 어렵다.시대적 상황에 따라서 각각 선호 되는 주장도 달랐다. 나도 옛날에는 인간은 타고날 때부터 착하다는 성선설을 믿었지만 인간의 잔혹함을 알고 나서는 그것이 과연 절대적으로 맞는 것인가에 대한 회의가 품어졌다. 책에서는 지금보다 훨씬 덜 탐욕스럽고 더 평화롭던 시대에 폭력에 의한 사망률이 현대보다 훨씬 더 크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인류가 더 발달해서 농업사회가 된 이후로 더 폭력적이 되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루소의 주장이었지만 인구밀도도 낮고 폭력을 피할 가능성이 큰 옛날에 더 많은 폭력이 있었음을 여러 증거자료로 제시하는데 모든 시대에 걸쳐서 평화로운 때는 전쟁과 폭력에 의해 중단되었음을 말해주고 있는데 책은 인류학과 국제관계학에서 보는 전쟁의 원인을 각각 소개하면서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간다. 


그렇다면 그렇게 오랜 세월 선사 시대부터 있어왔던 전쟁은 계속해서 증가 했는가 라는 의문을 던질 수 있다. 중세 이후에 제국주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확실히 전쟁은 많아졌다. 서로 많은 땅을 차지하고 더 많은 부를 얻기 위해서 치열하게 싸웠다. 그러다가 19세기 동안 평화가 증진된다는 생각이 등장했다. 이른바 과거보다 더 이성적인 시대가 되었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역사상 가장 끔찍하고 파괴적인 세계 대전을 한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겪으면서 그것은 깨지고 말았다. 2차 대전 이후 냉전에 돌입하면서 언젠가 3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긴 평화'에 돌입하게 되었다.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긴장은 더해갔지만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이유는 바로 '핵무기' 때문이다. 한쪽이 쏘면 다른 한쪽이 쏘게 되고 그러면 그냥 같이 망하는 길이기에 서로 힘의 균형이 일어난 이상 전쟁은 감소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한편으론 세계적으로 산업화가 일어나고 민주주의와 상업주의가 확산되면서 평화가 확산되었다. 책에서는 근대화 평화라고 하는데 민주주의 평화와 함께 자유 무역의 상업화가 가장 큰 중심축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제 지구촌이라고 할만큼 무역을 통해서 서로의 이익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상대가 잘못되면 나도 잘못되게 되는 체제가 된 것이다. 그것이 합쳐져서 결국 전쟁을 통한 이익보다 평화가 주는 이익이 더 크기에 전쟁은 줄어들고 있다고 이야기 한다. 과거에 폭력적인 수단을 통해서 만이 더 나은 부를 가질 수 있었던 것에 비해서 지금은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서로가 함께 갈때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일제가 패망하고 광복 이후에 분단이 되고 전쟁을 치룬 뒤 아직 까지 군사 대치 상황에 있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는 내용이었다. 지난 시절 우리는 상대에게 지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군대를 키웠다. 그 군대를 키우기 위해서 열심히 경제를 키웠고 그 결과 세계 10대 경제국으로 우뚝 서게 되었다. 지금 시점에서는 전쟁은 그동안에 쌓아 온 성과를 한번에 무너뜨리게 될 일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 평화란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올 일이란 것을 새삼 생각하게 되었다.


전쟁이 없을 수는 없을 것이다. 지금도 종교적인 이유로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과거와 같이 땅따먹기나 다른 나라를 침공하는 식의 전쟁은 없을 꺼 같다. 그렇게 해서 얻는 이익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물론 새로운 이유가 나타나서 또 다른 전쟁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공산주의가 몰락한 이때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퍼지면 퍼질수록 전쟁의 필요성은 줄어들 것이란 생각이 든다. 


책은 읽기 쉽지 않다. 원전이 어려운지 번역을 어렵게 했는지 그리 잘 읽히지 않는다. 처음에 좀 추상적으로 전쟁은 언제 했는가 부터 여러 딱딱한 이론을 설명할 때는 진도가 잘 안나갔는데 중반 이후에 여러 예시가 나오면서 읽기 편해진거 같다. 전쟁을 대비하고 있긴 하지만 전쟁이 왜 일어나는지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잘 안했는데 이 책의 분석을 통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는 기회가 된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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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나의 집 모중석 스릴러 클럽 46
정 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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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안전한 나의 집이지만 이 '안전한' 이란 것이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다. 무엇으로부터의 안전함일까. 바깥으로부터의? 그렇다면 안에서의 위험에는 안전한 것인가. 제목은 책내용과 뭔가가 다를꺼 같은 암시를 주는거 같다.

 

지은이가 한국계 미국인이다. 처음에 지은이 이름만 보고 우리나라 소설인줄 알았는데 미국에서 발간된 책이다. 사실 이 책이 스릴러 시리즈로 발간이 되었는데 일반적인 스릴러 장르와는 좀 다르다. 뭔가 분위기나 상황상 스릴감을 느끼는 형식이랄까. 아마 미국에서는 이런 식의 분위기가 낯설기에 그럴지도 모르지만 우리에게는 사실 그리 낯선 이야기는 아니다. 한국 문화의 어두운면이 미국에서 발현된 느낌이기 때문이다.

 

주인공 경은 성공한 사람이다. 좋은 대학을 나와서 괜찮은 여성을 만나서 안락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그러나 좋은 집을 사기 위해서 너무 많은 대출을 받은 나머지 상환에 문제가 생기고 말았다. 그래서 살던 집을 세주고 부모님댁으로 들어가서 살아야할 처지가 되었다. 그것과 관련해서 부동산 중개인과 이야기 하던 도중 엄청난 일이 일어난다. 가까이에 사는 부모님에게 강도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다행스럽게 부모님의 목숨은 무사했지만 어머니가 끔찍한 일을 당하고 만다.

 

이야기 초기는 생각치도 못한 일로 전개가 된다. 경은 부모님에게 신세를 지고 싶지 않지만 어쩔수없이 합가를 해야 할 처지다. 그러나 그는 부모님과 오랫동안 거의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 연락을 끊은것도 의절한 것도 아니지만 부모님을 보는게 불편하다. 일년에 몇번 있는 집안 행사도 최소한의 접촉만하고 피하다시피 하고 있다. 그것은 과거 어릴때부터 있었던 가정 폭력때문이었다. 그의 집안은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한 이민자 가정. 낯선 미국땅에서 인종차별을 겪으며 치열하게 살아야 했던 그의 아버지는 분풀이를 하듯 그의 어머니에게 폭력을 가했고 아무런 기반도 없고 말도 안 통하는 미국에서 어머니의 스트레스 해소상대는 그의 아들뿐이었다. 비록 모종의 사건으로 폭력은 더이상 이어지지 않았지만 경의 인생에서 부모의 존재는 멀어져 버리고 말핬다.

 

그런 그에게 부모가 당한 일은 경이 부모에게 다가갈수 밖에 없는 일이 되고 만다. 아무리 그래도 가족인데. 하지만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어찌보면 아슬아슬하게 지탱되던 그들의 가족이라는 묶음은 같이 있으면서 충돌이 일어나고 점점 더 끈이 약해지기 시작한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같이 있을수는 없게 되버리고 만 것이다.

 

책에서 경의 가족은 전형적인 한국 가정의 모습을 보인다. 과거에 많이 그랬고 아직도 보이는 가부장적인 모습 말이다. 집안의 여자는 아버지에게 절대 충성을 해야하고 모든 집안일은 여자들이 해야한다는 그런 모습. 수백년동안의 전통아닌 전통으로 여성들이 가정내에서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어왔던가. 그런데 거기에 더해서 가정폭력이 있어왔던 것인데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그런것이 그리 큰일도 아닌것처럼 치부되던 시절도 있었다.

 

책의 내용은 결국 이 가정폭력이 어떻게 마음을 피폐하게 하고 가정을 파괴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책에서 경은 매사에 짜증이고 부정적인데 자기 부모에게도 냉정하지만 그의 결혼을 반대했던 처가에도 별로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하지 않는다. 책을 읽다보면 대체 경의 지지자는 누가 있기라고 한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그런 상황에서 결혼까지 했는지도 의문이다. 책을 읽다보면 뭐든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경에 대해서 읽는 사람 자체가 짜증이 나기도 한다.

 

어릴때부터의 그 폭력이 결국 모든 것의 원인이 되었긴 하지만 경이 조금 더 인내심을 갖고 상황을 통제하면서 좋은쪽으로 갈수는 없었을까. 경의 행동이 짜증 나기는 했지만 과연 내가 그 상황이었으면 그처럼 행동하지 않았으리란 보장이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책은 한국식의 가정 폭력을 배경으로 해서 소재 자체가 익숙하다. 그래서 이야기가 술술 잘 넘어간다. 지금까지도 심심치 않게 있는 일이라서 더 몰입이 잘 되었던것도 있다. 나쁜일이 일어나면 가족이 제일 큰 힘이 되는게 맞다. 사이가 소원하더라도 내편 들어줄 사람은 결국 가족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가족이 또한 상처의 원천이기도 하다.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가족일때는 참 좋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 가족은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감싸주고 의지할수는 없다는 것을 이야기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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