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를 비추는, 발목을 물들이는
전경린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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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린 작가 특유의 밀도있는 언어가 돋보이는 내용이네요. 추운 겨울에 어울리는 뭔가 쓸쓸하면서도 따뜻한 내음이 느껴지는 책이라서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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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렌의 참회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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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국정농단과 관련해서 대통령이 탄했당했고 그가 저지른 죄악이 낱낱이 밝혀지는 가운데 이런 사람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첫번째 원인은 언론에 있다. 후보자가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밝혔다면 그렇게 쉽게 당선이 되었을까. 그리고 당선된 이후로 국정이 난장판이 되어도 그저 눈감고 아첨만 하던 그 언론들 때문에 결국 얼마나 많은 국민이 눈물을 흘리게 되었나를 생각하면 언론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우리에게는 어쩌면 이미 익숙한 기레기의 그 형태가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다른 나라도 비슷하게 나타나는데 이 책은 그런 잘못된 언론의 모습을 기본적으로 깔고 시작한다.

데이토 TV는 최근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비윤리적인 조작 방송을 수차례해서 방송 윤리 검증 위원회로부터 여러가지 기관 경고를 받게 되고 방송국의 신뢰도 떨어져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언론보다 앞서 특종을 잡아야하는 압박감을 가지게 되는 소속 기자들. 이중에서 아사쿠라 다카미는 입사한지 얼마안되는 새내기 기자다. 자신이 한일도 아니지만 연대의식으로 주눅들어 있는 다카미. 이때 사건이 터진다. 여학생 유괴 사건. 다카미는 노련한 선배 사토야와 함께 현장으로 출동한다.

 

사토야는 경험많은 기자답게 사건의 핵심으로 파고 들기로 한다. 바로 경찰청 최고의 수사관인 구도 겐지를 따라가기로 한것이다. 그가 움직이는 곳에 사건의 방향이 있을것이라는 그의 생각은 적중하게 되고 사토야와 다카미는 피해자가 살인당했다는것과 사건 방향에 대한 엄청난 특종을 낚게 된다. 실추된 방송국의 명예도 되찾고 기세를 몰아 용의자를 체포하는 것까지 잡아낼 꿈에 부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건은 이상하게 흘러가게 되고 생각보다 복잡한 양상을 띄게 된다. 게다가 용의자는 잡히지도 않는다. 다카미는 오보의 주인공이 자신이 되는것은 아닌가에 대해서 스스로 자문하게 되고 언론일이란것이 그렇게 대단한것이냐는 누군가의 질문에 속시원하게 대답하지 못한다. 다카미 자신이 언론이 아닌 기레기들에 의해서 큰 상처를 입은 경험이 있는터. 다카미는 진정한 기자가 될수가 있을까 그리고 사건의 진실은 어떻게 밝혀지게 될까.

 

나카야마 시치리는 이야기를 참 잘 만든다는 생각이 드는 작가다. 우리나라에 출간된 작품들만 봐도 종횡무진 여러 방면으로 캐릭터를 만들고 있다. 동양에서는 드문 법의학자를 주인공으로 셍운 시리즈나 변호사 시리즈에서 흥미로운 사건을 진행시키고 그속에서의 인물들을 생생하게 잘 그려내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방송국 사회부 기자인데 큰 사건을 처음 맡아서 차근차근 접근해나가는 모습이나 여러 갈등속에서 결국 스스로 성장하는 모습을 잘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단순한 스릴러가 아닌 사회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목인 세이렌은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바다를 항해중인 배의 선원들을 유혹해서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하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마녀를 말한다. 바로 이 세이렌을 오늘날의 언론에 대비해서 이야기되고 있는것이다. 겉으로는 국민의 알 권리, 진실을 보도하는것을 언론의 사명이라고 여기지만 시청률 경쟁에 함몰되어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도 생각하지도 않고 자극적인 보도만 일삼는 언론이 결국 사람들이 눈을 멀게 하는 세이렌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웃 일본의 이야기고 전세계적으로도 그런 모습을 보인다고 하지만 우리의 언론이 생각나는것은 그것이 너무 일상화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아기는 재미있다. 진정한 언론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의미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잘 짜여진 스릴러다. 전혀 실마리가 없는듯한 사건에서 차근차근 파고 들어가는 다카미의 모습에서 한줄기 제대로된 기자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지만 반전과 반전을 거듭하면서 이야기를 흥미롭게 이끌어가는 힘이 있었다. 주인공은 다카미이지만 비중있게 등장하는 베테랑 형사 구도 겐지의 캐릭터도 좋았다. 언론에 대한 냉소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결정적일때는 다카미를 도와주기도 하는 구도는 앞으로 시리즈가 진행된다면 잘 어울리는 파트너가 되지 않을까도 싶다. 다음편이 벌써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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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내전, 우리가 그곳에 있었다
애덤 호크실드 지음, 이순호 옮김 / 갈라파고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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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내전을 이해하기 위해서 읽어야할 또 하나의 필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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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고구려 - 이정기와 제나라 60년사
지배선 지음 / 청년정신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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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에 방송의 역사 프로그램에서 중국에 고구려 후예가 세운 나라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적 있다. 그때 흥미롭게 보긴 했는데 자세하게 다루지 않아서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그것이 진짜였음을 설명하는 책이 드디어 나왔으니 바로 이 책 제3의 고구려이다. 제목이 제3의 이라고 하는거 보면 고구려와 관련한 나라가 있었다는 뜻이 된다. 부제가 이정기와 제나라 60년사라고 하는데 중국땅에서 고구려의 후예인 이정기가 세운 나라가 제나라이고 60년이 갔다는 이야기다. 우리 역사책에는 한줄도 안 나오는 이야기인데 대체 무슨일이 있었던 것인가?

 

대략적으로 알려진 또 배우고 있는 역사는 신라가 삼국을 통일해서 대동강에서 원산만까지의 영토를 얻고 대부분의 고구려땅은 발해가 계승한걸로 알고 있다. 남쪽엔 신라 북쪽엔 발해가 이른바 남북국시대를 이루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이후에 일이 발생하게 된다. 당시 중국은 당나라때인데 당이 고구려 백제를 무너뜨릴때 수십만의 백성을 당으로 끌고가게 된다. 주로 요서쪽에서 있었는데 그 외에도 다른 지역으로 많이 이주당하게 되는데 이정기는 이런 고구려 유민의 후손으로 추정이 되는 것이다.

 

패망한 나라의 유민이 할수있는것은 거의 없었다. 신분적인 차별이 극심했기에 신분 상승을 하기 위해서는 주로 무인쪽으로 많이 진출했다고 한다. 이정기도 그런 무인의 집안에서 태어난걸로 보이는데 그 당시 많은 고구려인들이 그쪽 방면으로 많이 나갔기 때문에 나중에 이정기가 대업을 쌓는데도 같은 고구려인들의 힘이 크게 작용한것이다.

 

당시 당은 각 지역을 관장하는 절도사라는 직책이 있었는데 이 절도사가 당이 망하게 되는 하나의 요인이 되는것은 중국 역사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는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것이 이정기에게도 유리하게 작용한것이다. 이정기는 산동 지역을 근거로 한 치청절도사로서 세력을 넓히게 되는데 당시의 절도사는 당황제의 지시를 듣지 않는 반독립세력이었다. 여기에 이정기가 이런저런 과정을 거쳐서 치청절도사가 되어서 산동 일대를 장악하게 되는 것이다. 그 위세는 전체 절도사들 통틀어서 가장 강력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산동 지역 자체가 옛날부터 땅이 비옥하고 한반도와 무역 교류도 할수 있으며 철과 소금의 생산지이기도 해서 그런 경제력을 바탕으로 강하고 단련된 군대가 있었기에 가장 강했는것이다. 물론 그들을 아우르고 통제할 이정기라는 위인이 있었기에 강할수 있었던 것이다. 당시 당조정은 이정기를 토벌하기는 커녕 여러 벼슬을 내려주면서 더 커지지 않게만 바랄뿐이었다. 책은 그런 이정기의 활약을 잘 이야기하면서 뒤를 이어서 그의 아들인 이납, 그리고 손자인 이사고, 이사도로 이어지는 60년에 걸친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정식으로 국호를 정하고 왕의 자리에 오른것은 이정기의 아들인 이납때였다. 이때 국호를 제나라라고 했는데 당이 엄연히 살아있는 당시에 제나라를 표방하고 나선것은 그만큼 국력이 강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당도 어쩌지못하고 그 상태를 인정하면서도 벼슬을 내리는 어중간한 태도를 보일수밖에 없었다. 이남도 완전한 독립국으로 행사한다기보다는 당의 책봉과 벼슬을 받으면서 당과 대립을 하되 적대는 하지않는 선에서 세력을 유지했다. 당시 제나라의 국력이 쎄긴 했지만 정식으로 나라를 세운것이 아니라 당의 절도사의 입장에서 반독립적인 세력으로 일어선것이라서 기반이 약해서 그 정도로만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실제로 제나라 주위로는 다른 절도사 지역이 있었고 그들을 다 통제할만한 힘은 없었기 때문이다.

 

책은 60년동안 이정기부터 이사도까지 각 인물들이 어떻게 나라를 유지하고 당과 맞서서 세력을 키우게 되는지를 여러 사료에 근거해서 합리적인 설명을 하고 있다. 아쉬운건 무슨 유전인자가 그런지 이정기부터 죄다 단명을 했다는 것이다. 싸우다 죽었으면 원이라도 없지 다들 병사를 했는데 그것도 젊은 나이에 그렇게 사망을 하게 되니 구심점이 약해질수밖에 없었다. 모두 다 인물들이었으나 수명이 짧은것은 어쩔수가 없었다. 그들이 오래 살지 않았어도 어느정도로만 살았다면 역사는 또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른다. 이정기가 당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제국을 세웠을 능력도 충분히 있는 것이다.

 

책은 흥미롭게 읽었다. 그동안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중국내의 고구려인이 세운 국가 이정기의 나라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알수 있는 기회가 된거 같다. 고구려가 망한지 수십년이 지나고 그 유민들에게 철저하게 탄압했던 당의 치세아래에서 비록 혼란기였다고는 해도 그것을 놓치지 않고 고구려인들이 중심이 되어서 고구려인인 이정기가 당을 위협할 독립왕국을 60여년이나 지탱했다는것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쉬운건 분명 고구려인이 세운 나라긴 한데 이것이 우리만의 역사라고 주장하기에는 애매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가 완전하게 고구려의 후신을 표방하면서 나라를 건국했는것도 아니고 당의 영역내에서 형식상이지만 당의 벼슬을 하면서 더 세력을 펼치지 못했기에 당의 역사중의 일부라고 해도 딱히 반박하기가 어려운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정기와 제나라 60년 역사는 우리 민족이 삼국 통일 이후에 여러 갈래로 새로운 나라를 만들면서 역사를 이어갔다는 것을 다시한번 알려주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우리가 알아야하고 또 더 많은 연구가 되어야할 역사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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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내전, 우리가 그곳에 있었다
애덤 호크실드 지음, 이순호 옮김 / 갈라파고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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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내전이라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 거릴 사람이 제법 있다. 말 그대로 스페인에서 일어난 국내의 전쟁 즉 내전인데 국제전도 아니고 그런게 있었나 할수도 있다. 어찌보면 잊혀졌다기 보다는 묻혀있다는 표현이 맞겠다. 왜냐하면 이 전쟁후에 전대미문의 세계전쟁인 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스페인 내전을 그냥 한 나라 내부의 전쟁이라고 별거 아닌것처럼 넘어갈수가 없는것이 그 당시 전쟁을 했던 두 세력의 배후에는 많은 나라들이 지원하고 있었고 이 내전이 2차 세계 대전의 전초전격인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반란을 일으킨 프랑코의 국가주의파에 대항하는 스페인 정부 즉 공화파를 지원하기 위해서 많은 나라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의용군으로 참전했다는 사실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특이하고도 또 중요성을 갖고 있는 스페인 내전과 관련한 국내의 책은 그리 많지가 않다. 하지만 스페인 내전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할만한 앤터니 비버의 '스페인 내전'이 나와있어서 이 전쟁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아는것은 어렵지 않다. 그런데 이 앤터니 비버의 저작에 비견될만한, 더 생생한 느낌을 전달하는 책이 바로 이 ' 스페인 내전 우리가 그곳에 있었다' 이다.

이 책은 역사적인 관점에서 스페인 내전을 샅샅이 이야기하는 앤터니 비버의 책과는 달리 당시 스페인 내전의 일대기를 내전에 참여한 미국 의용군의 시각에서 살핀 책이다. 실제로 전투를 치루고 멀리 스페인으로 날아간 사람들의 시선에서 내전을 살펴보고 있는 것이다.

 

그럼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스페인 정부를 구하기 위해서 달려갔는가. 당시 스페인 정부는 이른바 좌파정부였다. 1936년의 총선거에서 그들이 승리하고 정부를 구성하였는데 비교적 세계적인 지식인과 진보주의적인 색깔을 가진 정부였다. 이 합법적이고 민주적인 정부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당시 스페인에는 부유층과 카톨릭세력 그리고 군부가 이들의 반대편에 있었고 물밑에서 치열하게 대치하다가 결국 프랑코로 대표되는 국가주의자들의 반란이 일어나게 되었다. 프랑코는 히틀러나 무솔리니같은 파시스트였는데 그가 합법 정부에 반기를 든 것이다.

 

당시에는 공산주의 사상이 좀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사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소련을 이상향으로 하고 평범한 진보지식인들은 이 좌파사상에 호의적이었던것이다. 그런 정부가 위기에 처하자 많은 지식인들이 스페인을 위해서 달려갔던것이다. 그중에서 미국에서 많은 지식인들이 자원해서 스페인으로 갔는데 이른바 국제여단을 결성해서 의용군으로 참여했다. 이들중에서는 그 유명한 헤밍웨이나 조지 오웰등 유명한 지식인들이 많았다.

 

사실 지금 생각하면 아무리 그래도 남의 나라 전쟁에 내 목숨을 바치러 간다고하는가 하겠지만 당시에는 국가를 떠나서 같은 이념과 신념을 공유한다는 그런 동지애적인 면이 컸다고 할수 있다. 스페인 정부를 구하는것이 곧 악의 세력으로부터 민주주의를 지킨다는 생각들이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미국인들의 모습이 잊혀지고 있었던것을 촘촘히 살려내고 있다. 당시 스페인 내전이 미국의 지식인들에게 어떻게 비쳐지고 있었고 그들이 어떻게 행동하게 되었는지를 수많은 자료와 인텨뷰등을 통해서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다.

 

책은 처음에 메리언부부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어찌보면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그들이 모스크바를 방문하면서 보고 듣고 했던것들이 그들의 생각에 어떻게 영향을 끼쳤는지를 잘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당시는 미국에서 시작된 경제 공황으로 인해서 전세계적으로 그 여파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때였다. 미국 대통령 루스벨트의 그 유명한 뉴딜정책도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었고 그래서 공산주의에 대한 기대도 더 커지고 있었다. 그러는중에 독일에서는 히틀러가 점점 더 노골적인 파시즘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무솔리니도 에티오피아를 침공하면서 유럽을 파시즘의 공포로 몰아넣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터진 스페인내전은 당시 공산주의에 경도되었던 많은 지식인들로 하여금 '행동'에 나서게 했던 것이다.

 

분열이 되어있긴 했지만 노동자들의 지지를 업고 있었고 또 합법적인 민주정부였던 당시 공화국정부는 3-4만에 달하는 국제여단의 의용군의 참전도 있었고 다른 물적인 지원도 많이 받았기에 분명 반란군에 우위를 접하고 있었다. 그러나 반란군에게는 타고난 군인이었던 프랑코가 있었다.

전술전략에 능했고 무엇보다 권력 의지가 있었던 그는 자신의 세력을 하나로 뭉치는데 성공했고 독일 히틀러와 이탈리아 무솔리니에게 인적,물적인 지원을 받는데 성공해서 열세의 판세를 뒤집기 시작했다.

 

그에 반해서 공화국정부는 이웃의 영국이나 프랑스의 지원을 받는것에 실패했고 미국도 유럽의 일이라고 수수방관하고 있었다. 남은것은 같은 이념의 국가인 소련. 당시 군사강국이었던 소련의 적절한 지원만 있었다면 그래도 해볼만 했을껀데 소련은 미적거리기만 했고 결국 지원에 나서긴 했지만 제한적인 것에 불과했고 한번 밀리기 시작하자 다시 전세를 역전시키기는 어려웠던 것이다.

 

책에서는 지원을 요청하는 스페인 정부에 방관의 자세를 보이는 미국 정부의 모습이 보인다. 정부를 대신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의용군으로 스페인에 참전하게 되지만 그들과는 반대로 프랑코를 지지하는 미국인들의 모습도 보여준다. 바로 미국 석유회사 텍사코의 은밀한 지원말이다. 이들은 전폭적으로 반란군에 석유를 공급한다. 과장되게 말하자면 그들의 석유가 없었다면 결코 전쟁을 승리로 이끌지 못했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 한쪽은 몸으로 구하러 가고 한쪽은 막대한 물량으로 지원을 하고. 전쟁이 사람만으로만 할수는 없는법인데 당시 미국의 상황을 보면 전쟁이 어떻게 흘러갈것인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것이다.

 

스페인 내전은 말만 내전일뿐이지 국제적인 성격을 갖고 있음을 책을 통해서 잘 알수있다. 특히 이 내전이 끝나고 일어나는 2차 세계 대전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독일은 반란군에 많은 지원을 했는데 특히 공군을 지원하면서 미리 전투경험을 쌓는 계기가 되어서 2차 대전의 초기의 그 무시무시한 전투성과의 밑바탕이 되었다. 게다가 스페인이 2차 세계 대전에 직접 참전하지는 않았지만 독일의 편에서 많은 지원을 했음을 책을 통해 잘 알수있었다. 그리고 일종의 의용군형태로 수만명의 군사도 보냈는데 만일 공화파가 승리했다면 이런 희생은 없었을것이다.

 

많은 전쟁이 있었지만 사회정의의 정신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다른 나라의 전쟁에 뛰어든 이런 전쟁은 또 없을것이다. 이들이 흘린 피가 비록 당대에는 빛을 발하지 못했지만 결국 스페인에 민주주의가 다시 돌아오게 만든 저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생각이 든다.

 

이 책은 의용군이었던 국제여단의 각국 부대중 미국 부대였던 에이브러햄 링컨 부대의 시점에서 스페인 내전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당시 미국의 분위기나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들, 전후의 그들이 받았던 대우등을 폭넓게 알려주고 있다. 저널리스트가 쓴 저작물답게 방대한 자료들을 압축해서 치밀하고도 세밀하게 당시를 재현하고 있었다. 마치 얼마전의 전쟁이었던것처럼 생생하게 느낄수 있었던 것이다. 단순히 전쟁의 역사만 이야기하는것이 아니라 그 속에 있었던 외국 의용군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어서 스페인 내전이라는 이 역사를 좀더 다양한 각도에서 넓게 볼수있게 하는 기회를 주고 있다.

 

그전까지는 앤터니 비버의 스페인 내전만 읽어도 되었다. 이제는 스페인 내전을 알기 위해서는 애덤 호크실드의 이 책도 꼭 읽어야 할 것이다. 스페인 내전의 속살을 더 자세히 느끼게 함과 동시에 좀더 입체적이고 그 전쟁이 가진 진정한 의미를 더 잘 알수있게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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