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주의 건강하게 사는 법 - 일주일에 두번 마시고 하루에 한갑피우며 원하는 것 맘대로 먹고
황성주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우리 역사에서 지난 시절은 그저 하루 세끼 밥먹는게 소원이었었다. 밥만 잘 챙겨먹을수 있다면 그걸로 행복을 누릴수 있던 시절이었다.하지만 이제는 그저 밥먹는것에서 벗어나 어떻게하면 건강하는가에 대한 관심에 집중하는 시절이 되었다.최근의 웰빙,웰빙하는것도 따지고보면 건강하게 잘 살기 위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새로 나온 이 책은 건강하게 사는것이 어떤것인가에 대한 좋은 조언자역할을 할수있는 책이다.우선 지은이가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저자 약력을 살펴보니 유명 건강식품을 설립한 사람이었다.책에도 적혀있듯이 그 회사 설립자가 의사일줄은 몰랐었다. 혹시나 건강식품을 잘 팔기위한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얼핏 든것도 사실이었다.그러나 그런 불순한 목적으로 책을 썼다면 눈 밝은 독자들이 책을 읽지도 않았을것이다.

이 책은 의사로써, 그리고 건강식품회사 설립자로써 건강에 대한 솔직담백한 것을 적은 글이라고 생각된다.전체적인 내용은 사실 그리 특별한것이 없었다. 어찌보면 우리가 다 알고 있는 내용을 적은것이 대부분이다. 어디 특별한것이 없는지 특별한 음식이 없는지 기웃거렸던 사람들은 오히려 실망했을지도 모르는 내용들이다.

그러나 건강이란것이 사실 특별한것이 있을까? 특별하고 비싼 어떤 특정한것으로 건강을 지킬수있다면 건강한 사람은 극소수 부자만 해당되었을것이다. 하지만 건강이란것은 생활속에서 돈 들이지 않고도 쉽게 지킬수 있음을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

전체가 6개장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전문적인 내용이 아니고 쉽게 쓰여진 글이라서 누구라도 편하게 읽을수 있을것이다. 내용 자체도 우리가 쉽게 일상에서 실행할수 있는것이기도 하다.

본격적인 내용은 2장에서부터 시작되는데 스트레스를 줄이라는 내용이다. 사실 스트레스가 건강의 가장 큰 적이라는것은 알지만 먹고살기 급급한 현실에서 스트레스를 안 받을수가 없을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줄이기 위한 노력을 안하는것도 게으름일것이다. 스트레스라는것은 어떤것인가에 대한 정의부터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 이를테면 많이 웃기,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등을 제시하고 있다.우리가 쉽게 생각하면서도 좀처럼 잘 실행안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스트레스는 마음의 병이니 약물이나 수술로 없앨수는 없는 노릇이다. 마음의 큰 병으로 크기전에 책에서 제시한 여러 방법으로 평소에 스트레스 관리를 할 필요가 있을꺼 같았다.

3장에서는 한마디로 운동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뭐 운동의 중요성이야 누군들 모를까. 하지만 이책에서는 건강의 필수적인 요소로 운동을 이야기 하고 있다. 운동없이 건강할 생각말라는것이다. 그리고 제시하는 운동들 또한 그리 어렵지 않고 쉬운것들이다. 그중에서 걷기를 일순위로 꼽고 있는데 사실 이처럼 돈안들고 부담안가고 쉬운 운동도 없을것이다. 최근 걷기에 대한 캠페인이 일고 있는데 좋은 현상이다. 남들 하니깐 따라하던 스스로 원해서 하던 쉬운 운동부터 시작하자. 돈들여서 비싼 운동할 필요 전혀 없다.

마음과 운동에 이어서 중요한 요소인 먹는것에 대한 이야기는 4장에서 시작된다. 여기서도 가장 기본적인것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내용들이다. 요점은 즐겁게 가리지말고 먹으라는 것이다. 편식하지 말고 고기도 먹을때 먹으라고 하고 있다. 다만 과식을 하면 안될것이다.그밖에 잡곡밥을 먹으라는것과 짜게 먹지 말라는것, 무조건 굶는다고 살빠지는건 아니란것들이 눈에 띄였다. 비싸고 특별한 어떤 음식이 좋다는 말은 없으니 오늘이라도 값싸고 쉽게 먹을수 있는것들로 식단을 짜볼때다.

5장과 6장에서는 그밖에 건강에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이나 건강대책에 대해서 여러가지 방안들을 적어놨다. 역시 대체로 그리 어렵지않게 실천할수 있고 돈도 거의 들지 않는 좋은 방법들이었다. 그중에서 낮잠의 효용성에 대한 서술이 눈에 띄였는데 직장 생활 하는 사람들에겐 솔직히 조금 힘든 방안이긴 했지만 생각해놓을만한 방법이었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잘 쓰여진 책이었다. 지은이가 말하듯이 건강을 지키는 법은 아주 단순하다. 좀더 특이한것이 없나 하지만 건강이란것은 생활속에서 지켜지는것이지 특별하게 지켜지는것이 아니다. 다만 그것을 실천하는것이 게으름때문에 잘 하지 못할뿐이다. 지은이의 주장이 쉬운 것들이라서 그런지 내용도 그리 전문적이지 않고 쉽게 잘 읽힌다.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내용들이라서 술술 읽혔다.

다만, 담배를 하루에 한갑피우면서도 건강할수있다는 내용엔 동의하지 않는다.담배를 피워도 건강하다는 것의 사례로 어떤 사람을 들었는데 그것은 그 사람만의 특별한 예일뿐 일반화시킬수는 없을것이다. 금연하기 위한 스트레스가 안좋으니깐 식생활개선과 운동을 통해서 담배를 피면서도 건강을 지킬수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줄수가 있다. 건강을 위해서는 금연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필수.

그밖에 가끔 오자가 보였지만 책읽기에 거슬릴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역시 책을 좀더 꼼꼼히 만들어야 할것이다. 제본도 튼튼하게 잘되었고 활자도 보기에 편했다.

건강에 대해서, 기본적인것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일깨워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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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밤 기담문학 고딕총서 3
니꼴라이 고골 지음, 조준래 옮김, 이애림 그림 / 생각의나무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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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즘은 문학성도 문학성이지만 일단 재미가 있어야 무슨 책이던 관심을 받게 된다.
산업적인 면에서도 재미나고 스토리가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영화나 게임, 드라마, 애니메이션등 여러분야로 응용할수있기 때문에 그런 종류의 책들이 환영받는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붐을 이루다시피 할 정도로 많은 장르 소설들이 나오고 있는데 선택의 다양성이란 측면에서 독자들에게는 좋은일이다.

인기를 끄는 장르 소설들이 추리나 스릴러, 무협쪽인데 이번에 새롭게 생각의 나무에서 나온 장르는 기담문학이라고 한다.
기담이란 뜻은 이상야릇하고 재미난 이야기라는 뜻이라고하는데 기괴하면서도 무섭기도 하고 그러면서 재미난 뭐 그런 이야기들이라고 생각하면 될듯하다.
나이트메어식의 피가 넘쳐나는 그런 종류가 아닌 은근히 오싹하면서도 나중에 생각하면 무서운 느낌이 나는 그런 이야기들을 시리즈로 펴낸다는 말인데 일단 다른 많은 기획물과는 차별된다는 면에서 점수를 얻을만하다.

그 1차분으로 나온 3권의 책중에서 이 책 오월의 밤은 유명한 러시아 작가인 고골의 기담문학 단편선이다.
고골이 이런 글도 썼었나 할지도 모르겠지만 근대 러시아 작가들에게 민화나 설화같은 것은 글을 쓰기 위한 큰 토양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같은 러시아라도 고골의 이 작품들에게서는 어딘지 좀 낯선 느낌이 나는데 그것은 고골이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그 우크라이나 민담을 바탕으로 쓰여졌기 때문이다.
영미쪽이나 일본쪽의 소설들을 상대적으로 많이 읽은 탓인지 러시아나 우크라이나쪽의 문학은 쉽게 읽혀지지 않을수도 있다. 뭔가 달콤함이 빠진듯한 느낌이랄까. 상대적으로 거칠고 투박한 느낌을 주지만 시간이 지나가면서 그 질박함과 서정성의 낯선 아름다움이 은근하게 다가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고골의 여러 작품중에서 좀 기괴하고 무서운 내용의 단편을 실은 책인데 솔직히 그리 많이 무섭고 오싹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식의 기괴한 이야기, 특이한 설정 등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과는 색다른 느낌을 주는 이야기들이었다.

전체가 6개의 중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첫번째로 나오는 '비이'는 그 내용의 독특함때문에 드라마나 영화로도 자주 만들어진 작품이다. 여기서 흡혈귀가 나오는데 특이한것은 인간과 아주 비슷한 존재로 그리고 있다는것이다. 내용은 죽은 수령의 딸이 저세상에서 현세의 권력자들을 움직여서 어떤 사람을 자신에게 오도록 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내용인데 마녀,흡혈귀,신학생등 각기 구분되는 캐릭터들이 나와서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시체가 벌떡 일어나는 장면등에서는 이래서 영화화가 많이 되었구나 싶었다. 영상으로 꾸미기에 재미난 장면과 줄거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인 '무서운 복수'는 과거의 어떤 범죄가 거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형벌이 끝없이 이어진다는, 생각하기에 따라서 좀 오싹한 설정의 이야기이다. 불교의 윤회설이 언뜻 생각나기도 했지만 이것은 그 끝이 없다는 점에서 더 무서운거라고 할수있을것이다. 잘못을 저지르면 그 벌이 자손대대로 이어지니 착하게 살라는 뜻일까. 그보다는 그 형벌의 무한성이 은근히 무서운 느낌을 주는 이야기였다.

'성 요한제 전야'는 제목에 교회관리원이 들려준 괴담이라고 하면서 이야기꾼의 형식을 빌어서 들려준다.
한 고아가 자신을 고용한 주인의 딸과 사랑에 빠졌는데 그녀와 결혼하기 위해 악마의 힘을 빌리고 그 댓가로 다른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고골은 카자크인을 묘사했는데 그 표현들이 그들을 능히 상상할수 있을꺼 같았다.
활기차고 시끄러우면서도 강인한 카자크인을 만날수 있었다. 결말은 어떻게 보면 좀 싱거운거 같아서 아쉬운 마음이 든 작품.

'이반 표도로비치 슈폰카와 그의 이모'는 어떻게보면 좀 유머스러운 내용같기도 한 이야기다. 이웃과 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조카에게 생각하지도 않는 결혼을 강요하는데 거기서 느끼는 조카의 생각들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고골은 뒤에 설명에서도 나오지만 이모로 대표되는 여성과 결혼이란것을 부정적으로 그리고 있다. 꿈에서 결혼한 여성이 거위가 되어서 앉아있는 장면을 보면 그 뜻을 짐작할수있을것이다. 조카의 선택이 어떻게 될것인가 흥미를 자아낼려는 순간에 이야기가 끝나버려서 역시 아쉬운 마음이 든 이야기였다.

'저주받은 땅'은 교회관리자가 들려준 실화라는 부제가 있는데 성 요한제 전야와 짝을 이룬다고 할만한 이야기이다.
여기서도 악마가 등장하는데 농장의 어느 한 지점에서만 아무것도 수확되지 않는 그런 악마의 땅에 대한 내용이다. 내용자체는 뭐 그리 무서울꺼도 없는데 등장하는 카자크인의 묘사를 보는것이 재미있었다.

마지막 작품인 '오월의 밤 또는 물에 빠져 죽은 처녀'는 한 남자가 물에 빠져 죽은 처녀의 모습을 한 마녀를 찾아줌으로써 촌장의 딸과 결혼하게 되다는 이야기이다. 더 높은 사람의 '지시'에 의해 딸의 결혼을 허락한다거나 높은 사람과 식사를 하는것에 기뻐하는 촌장의 모습은 우리한테도 그리 낯선 모습이 아닌거 같아서 슬쩍 웃음이 감돌았다. 여기에도 역시 악마와 마녀가 등장한다. 제목이 길면서 뭔가 뜻하는 바가 깊을것이라는 생각과 맞지 않았던 작품.

기담문학이 곧 무서운 이야기만을 뜻하는건 아니라는 측면에서 이 책이 별로 무섭지 않다는것에 너무 아쉬워할껀 아니라고 생각하긴 해도 첫시리즈치곤 선명한 인상을 남기는데는 분명 아쉬운 면이 많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우리가 평소에 잘 접해보지 못했던 러시아 문학, 그중에서도 우크라이나의 이야기를 접한거 만으로도 괜찮은 기획이라고 하겠다.
마치 하얀 쌀밥을 먹다가 거친 현미를 먹는 느낌이랄까. 쉽게 소화는 안되지만 씹을수록 그 맛이 살아나는 현미처럼 상대적으로 거칠고 낯선 내용이지만 찬찬히 시간을 들여서 읽다보면 은근한 맛을 느낄수 있는 책이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식의 마녀,악마, 흡혈귀 등의 캐릭터는 기존의 이미지와는 또 다른 느낌을 느끼면서 발랄함과 함께 울적한 느낌도 드는 작품이었다.

책은 생각의 나무 출판사답게 잘 만들어졌다. 제본도 튼튼하고 장정도 좋다. 내용과 관련없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게 하는 겉표지의 독특한 디자인도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리고 책 중간중간에 관련 삽화도 넣어서 책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 점이 좋게 보인다.
끝에는 옮긴이의 해설이 있는데 지은이인 고골에 대한 소개도 자세하고 어떻게 이런 작품을 쓰게 되었는지 비교적 충실한 해설을 써 놓아서 책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다만, 장르의 영속성을 감안할때 책 분량에 비해서 책값이 조금 비싼건 사실이다. 어떻게 보면 낯선 장르의 기획물인데 좀더 독자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다가가게 가격을 책정했으면 좋았을꺼란 생각이 든다.

다음 후속작들은 기담문학시리즈에 걸맞는 좀더 강력한 포스를 보여줄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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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빨간 사랑 - 다섯 영혼의 몽환적 사랑 이야기
슈카와 미나토 지음, 이규원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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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뜻함. 책의 마지막장을 덮으면서 떠오르는 낱말이었다.
아니 책 읽는 내내 그런 생각을 했는지도 모른다. 호러적인 면이 있다는 정보를 갖고
책을 읽었지만 상상밖의 이야기에 오싹한 생각까지 들었다.
역시 일본작가의 작품이다란 생각이 들었는데 기괴하면서도 미스테리한 느낌도 들고
무서운 느낌도 들면서 상상력이 참 탁월하단 생각도 들었던 책이었다.
 
총 5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있는데 제목에서 느껴지는것처럼 평범한 사랑이기보다는
뭔가 특이하고 보통에서는 볼수없는 그런 사랑들을 이야기해주는데 몽환적이면서도 뭔가를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들이었다.
 
첫번째 이야기인 <영혼을 찍는 사진사>부터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처음에는 평범하게 시작하지만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것처럼 급속 공포를 느끼게 한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마음은 그 마음으로 간직해야지 인간의 능력을 벗어난 것에 대해서 욕심을 내면 안된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고나 할까. 산 사람은 살아야 할것이다.그 사람이 잘 못산다면 저세상에 간 사람도 편하게 가지 못할것인데 남은 사람은 그런 생각을 못하는 것이다. 평범함에서 갑작스런 공포감이 독특한 작품이었지만 결말은
왠지 급하게 끝낸거 같아서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유령소녀 쥬리>는 제목에서부터 어떤 내용일지 짐작하게 하는 이야기다.
어떻게 보면 투명인간이랑 비슷하다고도 할수있지만 차이는 '살아있는것'과 '죽은것'이다. 작지만 엄청난 차이일것이다. 그저 바라볼수밖에 없는 처지에서 느끼는 처절감은 책을 읽는 나도 느껴질 정도였다. 어떻게 생각하면 현실에서도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이 바로 이런 사랑이 아닐까도 싶다. 가까이 다가 가고 싶어도 눈길조차 주지 않는 그런 상황이라면 유령의 처지와 뭐가 다를까.
 
<레이니 엘렌>과 <내 이름은 프렌시스>도 참 묘한 이야기였다. 사람이 가지는 성욕이란게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랄까. 성에 대한 생각이 우리나라와는 색다른 일본의 문화를 엿보는 면도 되었다. 밑바탕에 깔린 기본적인 흐름이 있어야 나올만한 이야기라고 생각이 되었기 때문이다.
 
<언젠가 고요의 바다에>는 제일 작은 분량의 작품인데 sf적인 내용인거 같으면서도 묘한 느낌을 주는 이야기다. 우리가 낭만적으로 생각했던 달이 여기서는 기묘하면서도 중요한 배경이자 수단으로 등장한다.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긴 한데 이 역시 끝이 좀 밋밋한 감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참 특이하면서도 섬뜩하기도 하고 묘한 여운을 주는 작품들이었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받아들이기가 좀 거북한 내용도 분명히 있다. 좀 감동적이고 흐뭇한 사랑이야기도 아니니 그런 스타일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그리 권할만하지 않다.
좀 기괴하고 특이한 호러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재미있게 읽어볼만한 책이라 할수 있겠다.
 
책은 깔끔하게 잘 만들어졌다. 번역도 괜찮고 장정도 튼튼하게 잘되었다.
무엇보다 겉표지가 이야기의 방향을 매력적으로 잘 표현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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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커처로 본 여성 풍속사
에두아르트 푹스 지음, 전은경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리더스 가이드에서 이벤트 도서로 받아서 쓴 서평입니다.]

솔직히 고백컨데 책이 오기전까진 그리 어렵지 않게 읽을수 있을줄 알았다. 캐리커처로 본다는 말에 그림이 많을줄 알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책을 받자 그건 오판이란걸 깨달았다. 목침에 가까운 두꺼운 책은 둘째치고 그림이 대부분을 차지할꺼란 생각이 여지없이 깨졌던 것이다.
하기야 이런 종류의 책중에서 그림이 대부분 차지하는 두꺼운 책이 어디 있긴 하랴.

가벼운 한숨을 내쉬면서 책을 넘기기 시작했는데 과연 그 내용도 방대하고 묵직했다.
이 책은 16세기부터 20세기까지 서양 여성들의 삶을 캐리커처라는 그림속에서 찾아내 역사적인 고찰을 한 책이다.
캐리커쳐라는 것은 사전적 의미로 "주제가 되는 개인, 전형적인 인물, 행위 등을 풍자하거나 비웃기 위해 희극적으로 왜곡시켜 그리는 드로잉이나 초상화" 를 뜻한다.
사실적으로 보이는 그림이 아니라 비꼬기도 하고 풍자하기도 하면서 특정 부위를 확대 과장하는 면을 보이는것이캐리커쳐인데 서양에서는 그런류의 그림들이 많이 그려졌다고 한다.
그중에서 여성들과 관련된 그림들을 뽑아서 그속에서 여성들의 삶을 끄집어냈는데 많은 자료가 있었기에 가능한일이었을것이다.

전체적으로는 2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1부에서는 1장의 소제목에서 보여지듯 '바지' 즉 남성을 차지하기 위해서 어떤 투쟁을 했고 어떤 치장을 했는지를 여러 그림들과 함께 보여주고 있다.
지은이는 여성이 오랫동안 경제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남성에게 억압받고 사회의 모습이 바뀌더라도 여전히 그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걸로 주장하고 있다.다만 그 상황에 맞게 이들의 겉의 옷차림도 바뀌고 있는것을 그림을 통해서 보여준다.
사실 지난 시대 서양의 역사속에서 여성의 역할이라는것은 그저 아이낳고 남성의 시중을 드는 존재로밖에 인식되지 못하였다. 그런 상황에서 세상을 지배하는 남성을 사로잡기 위한 여성의 삶은 투쟁 그 자체였을것이다.
그런 남성을 차지 하기 위한 방편으로 '성'이라는 무기가 동원이 되었고 그 무기를 더욱 매혹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각종 '치장'이 동원되었던 것이다. 그시대 남성들의 시선을 끌기위한 여러가지 옷들, 가슴깊게 패인 옷이나 코르셋등의 옷에서 그 치열함을 엿볼수 있다.
그리고 옷이 아니라 태도면에서도 여러가지 모습으로 남자들의 마음을 이끌려고 했는데 교태나 내숭들의 모습들이 그것이다. 이 책에서는 교태를 어떻게 부리는지, 그 모습이 어떻게 그림속에서 표현되는지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데 어찌보면 시대만 다를뿐이지 지금도 그 비슷한 모습들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2부에서는 여성의 일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지금으로 보면 노동착취에 해당될 정도로 쉴틈없이 강도높은 노동을 요구받았던것이 지난 세월 서양 여성들의 삶이었다. 일의 종류라고 해봐야 하녀나 공장노동자, 그리고 유모같은 것이었지만 그 억압된 여성상속에서도 성적인 착취의 모습도 여전히 노출되고 있었다.
다른 모습으로는 지금도 공공연한 매춘, 가수나 배우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여기서도 어김없이 성적인 대상으로서의 여성의 모습이 빠지지 않는다.
그렇게 낮은 지위로서의 여성의 모습은 그러나, 시대가 가면서 여성해방운동의 수위에 이르면 캐리커쳐도 좀더 높은 지위의 사람까지 확대된다. 이것은 시민사회의 성숙과 함께 확실히 역사의 발전이라고 할수도 있을것이다.

이 책을 관통하는 하나의 낱말을 들자면 '성'일것이다. 지난 세기 서양 여성들의 삶은 남성의 눈에 띄기 위한 노력의 세월이었다는 결론을 낼수도 있을것이다. 물론 그렇게 보는것만이 진정한 여성의 삶이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여성의 삶에서 '성'을 떼어놓고 말하김 힘들것이다.

이 책을 지은 에두아르트 푹스는 독일의 사회주의 예술역사가이다.
이책이 지어진 1900년대 초에 문화사적,예술사적으로 큰 의미를 두지 않았던 캐리커처에 관심을 두고 그 그림을 많이 수집해서 결국에 이런 역작을 만들어 냈다.
캐리커쳐가 시대를 반영한다고 했을때 분명 의미있는 일이긴 했으나 본디 사실적인거보다는 풍자와 은유,그리고 과장과 확대의 속성이 있는 케리커처를 가지고 어떤 정형화된 결론을 내기는 좀 무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크게 보면 사회주의적인 시각에서 본 여성의 삶이라는것을 감안하고 읽는다면 좀더 균형있는 시각으로 볼수있을것이다.

지은이가 글을 쓸 당시에는 서양의 역사가 곧 세상사였으므로 제목이 그냥 여성 풍속사이지만 사실은 서양 여성 풍속사라고 해야 맞을것이다.
책은 일단 잘 만들어졌다.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제본도 튼튼한거 같고 종이질이나 인쇄상태도 양호하다.
다만 100년전에 지어진 글이라 다소 딱딱한 문체이고 케리커쳐가 주가 되고 거기에 대한 글이 되는터라 글이 다소 산만하고 정돈되지 못한 면이 있긴 하다.
무엇보다 방대한 양의 책 분량이 책에 몰입하기에 두려움을 주는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역사에 관심있는, 혹은 여성의 문제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읽어간다면 색다르게 읽을수 있는 책이다.
지난 세월에 여성을 표현한 많은 캐리커쳐를 보는 재미가 쏠쏠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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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즈의 전쟁 -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 1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12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아 재미있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딱 든 생각이다.
소설의 종류와 관계없이 이런책만 읽고 살았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히 든 책이었다.

대체 무슨 책이길래 그렇게 재미있다고 하나?
이 책은 어떤 한 사람의 모험담을 그린 활극이다. 그런데 그 시대적인 배경이 미래고 우주이다.
이쯤에서 하품 하는 사람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엥 sf 잖아? 하고 말이다.
맞다. sf다. 과학소설이다.
물론 과학소설중에서 하품 나오기 딱 좋은 책들, 있다. 문학적인 가치와는 관련없이 책속에 나오는
무수한 과학적인 이론과 용어들때문에 정작 내용자체에 몰입하지 못하게 하는 과학소설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건 이른바 '본격소설'에서도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잘쓰여진 본격소설과 잘 안쓰여진 본격소설이 있는것처럼 과학소설도 잘쓰고 못쓰고의 차이일뿐이다.
미래에 대한 인간의 생각을 어떻게 담아내느냐가 대중의 지지를 획득할수있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때
이 책 마일즈의 전쟁은 그 모범정답이라고 할수도 있을것이다.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미래 세계를 그리면서도 현재에서 그려지는것처럼 익숙하게 글을
전개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모험,스릴러,추리 등의 요소를 적절히 섞어가면서 책에 몰입하게 하는 글 솜씨가
여간 아니다.
특별히 과학소설 장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독자를 책에서 손 놓지 못하게 할 정도다.

이 책은 마일즈라는 한 사람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는 연작소설이다.
시리즈물이라는 뜻이다. 마일즈가 주인공인 소설로써 지금도 계속 나오고 있단다.
그 첫번째 시작이 되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어떻게 보면 성장소설이라고도 볼수가 있을것이다. 소년이었을때부터 나이가 들어가면서 겪게되는 여러가지 일들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이 좀더 친밀감이 들게 하는게 주인공인 마일즈의 처해진 상황때문이었다.
흔히 보이는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가 아니라 지금으로 치면 장애인의 몸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마일즈는 태아기일때 독가스테러와 관련된 사건으로 뼈가 잘 부러지고 몸이 보통사람처럼 건강한 상태가 아닌 채로 성장하게 된다.

여러가지 치료와 보조기구에도 불구하고 20살이 가까와지도록 좋은 상태는 아니었다.
그런데 그런 상태에도 불구하고 사관생도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노력을 했으나 아깝게 탈락하게 되는 와중에 어머니 대신으로 외할머니를 뵈러 가게 된다.
어릴때부터의 친구인 엘레나의 어머니의 무덤을 찾아주겠다는 소박한 꿈을 실현하기도 전에 예기치않은 전쟁을 겪게 되면서 목숨이 위태한 투쟁을 벌이게 된다.
그러면서 아직 어렸던 마일즈지만 점차 성장하게 되고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바램이었던 '군인' 마일즈의 모습으로 성숙해간다는것이 전체적인 줄거리이다.

이 책의 장르가 스페이스 오페라 우리말로는 우주활극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할꺼도 없이 그냥 멋진 모험극이라고 생각하는것이 편할것이다. 단지 배경만 우주일뿐이고 말이다.
사실 전쟁이 배경이긴 하지만 끔찍하고 피냄새나는 그런 본격 전쟁 소설은 아니다. 인간이 중심에 있고 전쟁은 그 인간을 표현해내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여러 역경을 뚫고 헤쳐나가는 마일즈의 모험이 읽는 독자로 하여금 책을 한번 잡으면 바로 놓지 못하게 하는 마력을 지녔다.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니 분명 과학소설일진데 추리소설 같기도 하고 톰소여의 모험같은 모험담도 담겨있으며,
음모의 냄새도 나면서 한 소년이 성장하는 성장소설의 성격도 들어있다.

한마디로 잘차려진 한정식이라고나 할까.
그렇지만 어느 한편에 치우침이 없이 전체적으로 고르게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다.
탄탄한 스토리와 함께 돋보이는것은 주인공인 마일즈를 통해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다.
이미 장애인인 마일즈를 주인공으로 내세운것에서부터 작가의 스타일을 짐작할수있을꺼 같은데 다른 등장인물들의 묘사를 봐도 참 따뜻하게 그려내고 있다.
장대한 스케일의 우주서사극이지만 섬세하고 세밀한 표현도 전혀 어색함이 없이 잘 조화되는 완성도 높은 소설이라고 생각이 되었다.

이 책은 지은이는 군대와는 전혀 관련없는 여성작가라고 한다.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군대와 전쟁에 대해서 농밀한 묘사를 했는지 참 놀라울뿐이다. 여성작가 특유의 세세하고 정밀한 서술도 이 책을 더욱더 돋보이게 하는거 같았다.

뭐 이 시리즈가 주는 뜻이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겠는가.
제일 중요한건, 정말 재미있다는 것이다. 영화 스타워즈를 볼때 그 속에 품은 어떤 상징이나 뜻을 생각하면서 보는가. 그냥 재미있으니깐 일단 보는것이 아니겠는가.
이 책도 마찬가지다. 그냥 일단 보시라. 재미있다는 표현에 반론을 제기하기 힘들것이다.
그속에 품은 뜻들은 그냥 다 보고 나서 편한 시간에 생각해도 늦지 않다. 이런책은 그냥 복잡하게 생각하는거 없이 그냥 봐줘야 하는책이다.

그렇다고 대중적인 재미만은 있는 책은 결코 아니다. 우리가 철학책을 읽는것이 아닌 소설을 읽는것이기에 재미를 강조했을뿐 작품성또한 뛰어나다. 문무를 겸비한 책이라고나 할까.
과학소설이라고 넘어가기엔 너무나 아까운 책이니 꼭 읽어보길 바란다.

이 책을 펴낸 행복한 책읽기 출판사는 과학소설을 전문으로 펴내는 출판사이다.
그래서 기획도 참신하고 재미와 문학성을 함께 갖춘 과학소설을 펴내기로 유명하다. 출판사를 믿고 읽어도 될것이다.
책 자체는 장정도 튼튼하고 활자상태도 좋다. 번역도 과학소설 전문가가 번역해서 괜찮고 오자탈자도 별로 눈에 보이지 않게 잘 만들었다.

마일즈가 주인공인 마일즈 시리즈는 현재 17권인가 까지 나왔다고 한다. 그리고 계속 쓰여지고 있다고 하는데 과연 끝이 어떻게 될지 궁금한 마음도 생긴다.
하지만 그전에 2권이 언제 나오나 하는 조급함이 생긴다. 더욱더 성장해가면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마일즈의 모험담이 기다려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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