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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빨간 사랑 - 다섯 영혼의 몽환적 사랑 이야기
슈카와 미나토 지음, 이규원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섬뜻함. 책의 마지막장을 덮으면서 떠오르는 낱말이었다.
아니 책 읽는 내내 그런 생각을 했는지도 모른다. 호러적인 면이 있다는 정보를 갖고
책을 읽었지만 상상밖의 이야기에 오싹한 생각까지 들었다.
역시 일본작가의 작품이다란 생각이 들었는데 기괴하면서도 미스테리한 느낌도 들고
무서운 느낌도 들면서 상상력이 참 탁월하단 생각도 들었던 책이었다.
총 5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있는데 제목에서 느껴지는것처럼 평범한 사랑이기보다는
뭔가 특이하고 보통에서는 볼수없는 그런 사랑들을 이야기해주는데 몽환적이면서도 뭔가를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들이었다.
첫번째 이야기인 <영혼을 찍는 사진사>부터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처음에는 평범하게 시작하지만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것처럼 급속 공포를 느끼게 한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마음은 그 마음으로 간직해야지 인간의 능력을 벗어난 것에 대해서 욕심을 내면 안된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고나 할까. 산 사람은 살아야 할것이다.그 사람이 잘 못산다면 저세상에 간 사람도 편하게 가지 못할것인데 남은 사람은 그런 생각을 못하는 것이다. 평범함에서 갑작스런 공포감이 독특한 작품이었지만 결말은
왠지 급하게 끝낸거 같아서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유령소녀 쥬리>는 제목에서부터 어떤 내용일지 짐작하게 하는 이야기다.
어떻게 보면 투명인간이랑 비슷하다고도 할수있지만 차이는 '살아있는것'과 '죽은것'이다. 작지만 엄청난 차이일것이다. 그저 바라볼수밖에 없는 처지에서 느끼는 처절감은 책을 읽는 나도 느껴질 정도였다. 어떻게 생각하면 현실에서도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이 바로 이런 사랑이 아닐까도 싶다. 가까이 다가 가고 싶어도 눈길조차 주지 않는 그런 상황이라면 유령의 처지와 뭐가 다를까.
<레이니 엘렌>과 <내 이름은 프렌시스>도 참 묘한 이야기였다. 사람이 가지는 성욕이란게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랄까. 성에 대한 생각이 우리나라와는 색다른 일본의 문화를 엿보는 면도 되었다. 밑바탕에 깔린 기본적인 흐름이 있어야 나올만한 이야기라고 생각이 되었기 때문이다.
<언젠가 고요의 바다에>는 제일 작은 분량의 작품인데 sf적인 내용인거 같으면서도 묘한 느낌을 주는 이야기다. 우리가 낭만적으로 생각했던 달이 여기서는 기묘하면서도 중요한 배경이자 수단으로 등장한다.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긴 한데 이 역시 끝이 좀 밋밋한 감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참 특이하면서도 섬뜩하기도 하고 묘한 여운을 주는 작품들이었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받아들이기가 좀 거북한 내용도 분명히 있다. 좀 감동적이고 흐뭇한 사랑이야기도 아니니 그런 스타일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그리 권할만하지 않다.
좀 기괴하고 특이한 호러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재미있게 읽어볼만한 책이라 할수 있겠다.
책은 깔끔하게 잘 만들어졌다. 번역도 괜찮고 장정도 튼튼하게 잘되었다.
무엇보다 겉표지가 이야기의 방향을 매력적으로 잘 표현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