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신화 - 바이킹의 신들 현대지성 클래식 5
케빈 크로슬리-홀런드 지음,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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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헐리우드 영화의 소재로 신화의 인물을 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그 중에서도 북유럽 신화 관련 이야기가 제일 많은거 같다. 처음 접했던 인물인데 알고 보니 북유럽 신화에 나왔다는 식이다. 북유럽 신화는 그리스 로마 신화와 함께 서구 사회에서 오랫동안 이야기에 많은 영향을 끼친 신화다. 그것이 현대에 와서는 각종 이야기의 얼개가 되는 원천이 되고 있는 것이다. 다른 신화와는 달리 이야기 전개가 흥미롭고 좀 더 색다른 느낌을 주면서 현대적으로 각색해도 괜찮을만큼 이야기가 풍부하다.

 

최근에 수백만이 본 어벤져스 시리즈에 나오는 토르가 대표적인 이야기다. 토르는 북유럽 신화에서 단독이지만 영화에서 다른 주인공들과 조화롭게 잘 어울린다. 원래 있던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고대 신화지만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흥미롭게 전승되어 왔고 현대에 와서도 여러 이야기에 잘 스며들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 이제 그 원천이 되는 오리지널 북유럽 신화를 읽지 않을 수가 없다. 전부터 북유럽 신화에 관련해서 많은 책들이 나왔지만 이번에 나온 현대지성판은 책 앞에 신화에 대한 긴 설명을 하고 있어서 책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그리고 번역 자체가 믿을만해서 좋고 책의 내용을 좀더 입체적으로 느낄수있게 수십장의 삽화가 실려있다. 마지막에는 어려운 용어를 일목요연하게 찾아 불 수 있게 해놔서 다음에 또 읽을때 도움이 되게 했다.

 

기본적으로 신화라는 것은 신들의 이야기다. 그래서 여기에도 많은 신들이 나오는데 역시 중심이 되는 것은 오딘,토르,로키다. 이들이 중심적인 활약을 하게 되고 아마 그래서 영화에도 많이 등장하는게 아닌가 싶다. 우선 오딘은 신중의 신이고 모든 신의 아버지이며 만물을 만든 그야말로 슈퍼신이다. 전쟁도 잘하고 또 늘 승리하면서 북유럽 신화 세계를 지탱하는 가장 중심적인 존재인데 책에서는 오딘이 어떻게 활약을 하는지 흥미롭게 잘 펼쳐진다.

 

토르는 많은 사람들이 영화로 접했을 이름이다. 천둥과 번개의 신이면서 힘이 엄청나다. 호기심도 강하면서 인간스러운 신인데 책에서 그가 겪는 여러 일들이 재미있게 잘 전개가 된다. 신화에서 언급된 토르의 입체감이 영화에서도 많이 반영이 된 거 같다.

 

이번에 처음 알았던 것은 로키가 토르의 동생인줄 알았는데 알고 봤더니 오딘과 의형제라는 점이었다. 그렇다면 토르에게는 로키가 삼촌쯤 될려나. 하지만 토르와 로키가 형제인것처럼 잘 붙어다니기도 하고 사실 신화에서 형제 개념을 엄격하게 적용하는건 별 의미가 없을듯해서 그냥 넘어가도 될듯하다. 로키가 확실히 머리가 잘 돌아간다고나 할까. 뭔가 우직한면이 있는 토르에 비해서 상황판단이 빠른 로키다. 그래서 의외로 이 책에서 이야기의 기본 축이 되는 것은 로키다.

 

어떤 일이 있으면 그건 로키의 음모아닌 음모에 의해서 일어난 일이 많다. 토르를 여장시킨다거나 여러 신들을 면전에서 욕해서 화나게 한다던가 하는 여러가지 일들을 로키가 일으킨다. 어찌보면 신화 세계의 말썽쟁이라고 할 수 있다.그만큼 복합적이면서 다채로운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제일 매력적인 캐릭터이기도 하다. 영화에서도 미운짓을 많이 하지만 어쩐지 그리 밉지 않기도 했고 결국 우리편이 되기에 은근 로키를 이뻐라하는 팬들이 많았는데 역시 원작에서도 이야기의 중심을 이루는 존재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야기의 끝은 좀 허무하다. 신들끼리 대전쟁이 일어나서 결국 거의 모두가 죽는다는 이야기. 이야기를 지은 사람이 더 이상 이야기 만들기 귀찮아서 끝내버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요즘 그랬다면 결말이 엉망이라고 수많은 비난을 들었을터. 비록 신들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인간다움이 많이 접합된 신화였기에 그들의 최후도 어찌보면 인간스러웠다는 느낌이 든다.

 

이미 게임이나 영화를 통해서 많은 콘텐츠가 생산이 되었지만 책에서는 잘 들어보지 못한 신들의 이야기도 있다. 아마 이들을 활용해서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충분히 매력적인 캐릭터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 북유럽 신화를 이용해서 많은 이야기가 나올 듯 하다. 전에는 구현이 힘들었던 판타지 세계에 대한 묘사가 기술 발달로 지금은 그럴듯하게 표현이 되는데 북유럽 신화는 다른 신화보다 판타지 요소가 많아서 더 많이 사용이 되는게 아닌가 싶다.

 

현대 문화에 많은 영향을 끼친 북유럽 신화. 인간들의 욕망과 소원이 잘 반영이 된 이야기인데 수세기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믿음의 대상이 되었고 오늘날에는 흥미로운 작품의 근본이 된 신화다. 앞으로도 여러 분야에서 많이 활용될 이야기이기에 그 원작이 되는 오리지널 북유럽 신화를 제대로 읽는 기회가 되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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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막이 내릴 때 (저자 사인 인쇄본) 재인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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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막이 내린다는 말이 들어가는걸 보니 이 시리즈의 마지막이라는 느낌이 왔는데 아니나 다를까 시리즈의 마지막편이라고 한다. 많은 작품을 쓰는 히가시노 작가의 여러 시리즈 중에서 가가 형사 시리즈는 이름부터 기억하기 좋았지만 무엇보다 현실적인 형사의 모습을 그리고 있어서 특히 기억에 남고 재미 있었던 시리즈였다. 그 시리즈의 최종회라니 아쉬운 마음이 든다.

 

가가 형사는 현대의 경찰이지만 형사라는 직업이 내내 전해주는 여러가지 미덕을 잘 실천하는 형사다. 첨단 기기를 능숙하게 다룬다기 보다는 고전적으로 하나하나 찾아가는 방식. 좀 더디고 금방 어떤 단서를 찾는건 아니지만 수많은 경우의 수를 하나씩 하나씩 확실하게 제거함으로써 수사의 정당성과 함께 단단한 결과를 얻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느리지만 진정성을 느낄 수 있고 그와 함께 범인을 추격하는 마음이 되어서 흥미롭게 책을 읽게 되었다.

 

이번 책에서는 가가 형사의 개인적인 사생활이 사건의 중심이 된다. 왠지 평범하지는 않은 가정사를 가진거 같았는데 역시나였다. 그의 어머니는 가가가 어릴때 남편과 아들을 놔두고 무작정 가출을 했던 것이었다. 옛추억이 있던 어느 곳에서 정착해서 수십년동안 살다가 혼자서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 누구도 알지 못할꺼 같았던 그녀의 죽음은 알수 없는 경로로 가가에게 전해지고 사망 후 정리를 그녀의 외아들이 하게 된다.

 

어느날 사망 사건이 일어난다. 한 아파트에서 어떤 여자가 타살 의혹을 가지고 시신으로 발견되고 어느 오두막에서 남자가 불에 탄 채 발견이 된다. 아무런 연관이 없는 사건이었는데 둘 사이에 뭔가를 발견하게 되면서 연속된 사건이라는 것이 밝혀진다. 겨우 겨우 신원이 밝혀지지만 대체 어떤 곡절인지 알수가 없는 복잡한 사건이었다.

 

한편 사망한 여성은 원래 살던 곳이 아니었고 친구를 만나러 온 것이 밝혀진다. 그 친구는 고향 친구면서 어릴때 친했던 연극 연출가 아사히 히로미였다. 아사히가 사건과 어떤 연관이 있을꺼라는 심증은 깊어가지만 어떤 결정적인 단서가 없다. 그러던중에 가가의 어머니 유품중에 열두 개 다리 이름이 적힌 종이가 있었는게 이것이 죽은 여인의 아파트에서 발견된 것과 내용과 필체가 똑 같다는 사실이었다. 게다가 아사히와 가가는 과거에 검도와 관련해서 교류가 있었다. 이제 이 사건은 가가와 뗄려야 뗄 수가 없는 사건이 된 것이다.

 

가가와 형사들의 집요하면서도 착실한 수사는 처음에는 느렸지만 점점 실력을 발휘하게 되어서 사건의 실체에 서서히 다가가게 된다. 역시나 아사히 히로미가 사건의 핵심이었다. 그리고 결국 결정적인 단서를 손에 쥐게 되는 가가.

 

글 전개는 느리다. 인터넷 등 첨단 기기가 등장하는 요즘의 수사 스타일과는 다르게 가가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수사를 한다. 수많은 사람과의 탐문. 수많은 사진과 서류 검토. 아무런 단서가 될꺼같지도 않고 시간만 많이 드는 그런 방식이지만 그것이 결국 통하게 된다. 이 책은 아주 별난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은 아니다. 어찌보면 그리 새로울꺼 없는 살인 사건에 인내를 가지고 천천히 사건에 다가가는 전개 방식이다.

 

그러나 그 속에 '이야기'가 있다. 각 사건이 어떻게 일어나게 되었는지 그것이 또 개인만의 문제인지 등을 생각하게 하면서 단순히 사건만 생각하는게 아니라 사회 전체적인 문제로 생각하게 하는 내용이었다. 그 속에 가가 형사가 있었고 이번에 막을 내리는 이 시리즈는 가가 형사의 가정사와 연결지으면서 그의 오래된 마음의 빛을 청산하게 된다. 그러면서 가가와는 안녕을 고하게 되고.

 

시리즈가 마지막이라니 아쉽다. 여러 형사가 있지만 가가 형사가 주는 독특한 느낌을 더 느낄 수 없다니 아쉬울뿐이다. 책은 역시 주인공에게 촛점을 맞추면서 시리즈의 끝을 맺는 것에 걸맞는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수십권에 달하는 시리즈가 아니라는 점은 새롭게 처음부터 통독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기에 다시 이 시리즈를 읽어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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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동아시아사 - 역사 선생님과 떠나는 시간 나들이
박중현 지음 / 해냄에듀(단행본)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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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세나라가 어떤식으로 역사상에서 서로 손을 잡고 또 대립했는가를 보면서 역사는 나 혼자만이 아니라 서로서로가 함께 이룩한다는 점을 잘 알려주는거 같네요. 역사를 보는 눈을 넓히면서 또한 세상을 보는 눈도 함께 길러주는 책 같아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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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동아시아사 - 역사 선생님과 떠나는 시간 나들이
박중현 지음 / 해냄에듀(단행본)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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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참 일본의 경제침략으로 나라가 시끄럽다. 안그래도 북한 문제때문에 골치가 아픈데 일본까지 새로운 도발을 해왔다. 그렇다고 미국이나 중국이 가만있는것도 아니다. 중국은 사드 배치 문제로 계속해서 딴지를 걸고 있고 미국은 트럼프의 예상치 못한 행동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이렇게 복잡다단한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이 우리 대한민국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지금만 이렇게 여러 경우의 수를 다 헤아려야 했을까? 아니다. 우리는 역사상 계속해서 이웃 나라와 좋은 영향, 나쁜 영향을 받으면서 살아왔다. 그렇다면 우리의 역사를 공부할때 우리나라의 역사도 물론 익혀야겠지만 시대적으로 우리와 얽힌 나라들까지 종으로 횡으로 함께 공부해야 전체적인 맥락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만 떨어져서 역사가 이루어진것이 아니라 외부의 영향에 대응하면서 이루어진것이 많기에 함께 봐야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의 입장에서는 함께 봐야 할 나라가 우리 옆의 나라들인 중국과 일본 그리고 러시아다. 역사적으로 러시아가 우리와 국경을 맞댄것은 얼마 되지 않았고 또 크게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은 것은 아니기에 주로 중국과 일본이다. 중국과 일본이 어떤 정책을 펼치는가에 따라서 우리의 운명이 달라진 점이 많았다. 대대로 자기중심적인 국가관을 가지고 있는 중국이 우리를 굴복시키기 위해서 침략을 했을때 우리는 그것을 때로는 굴복하기도 했지만 때로는 강력하게 맞서 싸워서 이기기도 했다. 그 과정을 통해서 우리의 정체성을 통일시키고 우리의 피에 강인함을 키우게 된 점도 있다.

 

그리고 일본. 일본은 역사적으로 우리가 선진 문물을 전수하는 입장에 있었기에 국력의 차이가 컸으나 그것이 역전된 것은 임진왜란이다. 그전에도 여러건의 왜란이 있었지만 우리가 적절하게 격퇴를 했으나 국가적으로 전면적인 침략을 해 온것은 임진왜란이 처음이다. 그렇게 침략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국력이 우리보다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도 우리의 저력이 있었기에 침략을 격퇴할수 있었지만 결국 400년뒤에 침공을 당해 나라를 잃게 되고 만다.

 

그렇다면 중국이나 일본은 어떠한 내부적인 상황일때 우리를 침략하게 되었을까. 그리고 어떠한 상황일때 평화를 가지게 되었을까. 전쟁이라는것은 상호적인 것이다. 상대가 약해보여야 공격할 마음이 생기지 상대가 더 강하거나 최소한 나랑 비슷하다고 여길때는 공격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가 침략을 당했을때 상대 나라는 어떠했는가를 아는 것은 앞으로 또 있을지도 모르는 사태에 대비하고 평화를 구축할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이 든다

 

책은 처음에 동아시아의 개념에 대해서 다룬다. 엄격하게 하면 동아시아는 우리가 있는 동북아와 동남아를 말하지만 한자를 쓰는 문명권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와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 일본, 중국, 베트남을 일컫는다. 책에서는 주로 한중일 즉 동북아시아를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이들 나라는 벼농사를 기본으로 쌀이 주된 산업이자 국가 기간이었다. 농경과 목축을 중심으로 발달했는데 쌀을 많이 생산할수록 국력이 커졌고 전쟁을 하더라도 그것이 밑바탕이 되었던 것이다.

 

동북아는 중국의 문화를 중심으로 그것을 받아들인 나라들이 각자 독자적으로 발전하는 형식을 취했다. 이른바 조공과 책봉이라는 전통적인 외교 관례를 통해서 질서가 짜여있었고 그것이 오랫동안 유지되었다. 중국의 유교는 봉건적인 체제에 잘 맞았기에 각국으로 퍼져나갔고 우리 나라에서 더 꽃을 피워 발전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종교적으로는 불교가 오랫동안 각 나라에서 중심적인 위치에 있었고 그 문화 유산이 아직까지 남아있게 된다.

 

이런 여러가지 공통되면서도 각자의 방식에 맞춰서 짜여졌던 질서가 시대를 거듭할수록 바뀌어가기 시작했는데 우선 중국이 약해졌다. 명초기의 대외적인 활동성이 폐쇄적이 되면서 점점 국력이 약해졌고 조선은 수백년간의 평화로 인해서 국방력이 약해졌다. 반면 일본은 오랫동안의 전국 시대가 한 사람에 의해서 통일이 되어가고 있었고 제한적이지만 서양과의 교류를 통한 무기의 개량, 전쟁술의 발달 등으로 국력이 신장되어 가고 있었다.

 

그 결과 임진왜란이 일어나고 그 후유증으로 결국 명은 청에게 망하고 만다. 조선과 일본은 평화를 맺게 되지만 전쟁의 참화로 조선은 힘겨운 세월을 보내게 되었고 일본은 정권이 바뀌면서 도쿠가와에 의한 막부가 안정적으로 들어서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안정된 체제 아래에서 국력도 신장되어서 결국 훗날의 일본 제국주의의 밑거름이 된 것이다.

 

역사상 동양에게 국력이 미치지 못했던 서양은 르네상스에 이은 산업혁명으로 단시간에 동양을 압도할 힘을 갖게 되었다. 이른바 근대가 시작되었는데 특히 각종 무기의 발달로 침략성이 커지게 되었다. 반면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는 그때까지도 전근대적인 상황에 놓여있었고 서양세력의 침략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수천년의 문화적인 힘을 갖고 있었던 중국은 때때로 저항에 성공했으나 이미 청왕조는 망해가고 있었기에 압도적 무력을 갖고 있는 서양에게 대응할 수가 없었다. 일본도 서양 그중에서도 미국의 압력에 굴곡했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서서히 근대국가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청의 멸망과 함께 일본의 급부상으로 인해서 결국 조선은 일본의 침략에 별다른 힘도 못써보고 망하고 말핬다. 수천년을 이어온 한반도의 독립성이 이때 끊어진 것이다. 책에서는 이렇게 동아시아 세 나라의 물고 물리는 상황을 잘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일본에게 망한 것은 우리 내부의 힘도 약했지만 그만큼 중국과 일본의 상황이 거기에 맞게 딱 떨어져서 그렇게 된 점도 있는 것이다. 중국이 그렇게 허망하게 무너지지 않았으면 일본이 쉽사리 우리를 침략하지 못했을 것이지만 이미 일본은 중국은 물론이고 러시아까지 전쟁에 이겼었고 미국과는 서로의 이익을 나누면서 조선은 그야말로 고립무원의 처지가 된 것이었다.

 

사람도 욕심이 많으면 망하는데 일본 제국주의는 더했다. 자신들의 힘을 과신한 나머지 독일과 함께 2차 세계 대전, 여기서는 태평양 전쟁을 일으키고 초반의 승전과는 달리 갈수록 힘이 딸려서 결국 패망하고 만다. 우리는 해방이 되었지만 엉뚱하게도 한반도가 분단이 되고 이념에 의한 전쟁으로 나라가 두조각이 난 채 지금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책은 우리를 중심으로 중국과 일본이 어떠한 상황일때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 어떠했는가를 알려주면서 전체적으로 상황을 넓게 바라보는 눈을 가지게 한다. 역사라는 것이 단순히 나 혼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상호교환적으로 작용을 한다는 것을 잘 알려주고 있다. 여러가지 도표나 그림, 지도 등을 통해서 더 이해하기 쉽게 하고 있고 동시대에 세 나라가 어떠했는가를 가로로 세로로 달려가면서 잘 보여주는 내용이었다.

 

동아시아의 역사를 함께 보는 것은 결국 무엇을 말하는가. 중국도 우리를 침략했고 일본도 우리를 침략했지만 우리가 그들을 침략한 적은 없다. 결국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의 힘을 잘 길러야 하는것이 기본이겠지만 상대를 잘 알아야 하는 것도 분명하다. 아직도 서로간에 살아있는 갈등과 반목을 넘어서 어떻게 해야 평화를 이룰 수 있는것인가에 대한 하나의 답이 바로 서로를 함께 보는 것이 아닌가 싶다. 서로 다른 역사를 함께 보면서 이해를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수있게 하는 책이었다. 청소년은 물론 어른들도 세상을 보는 눈을 넓혀주는 책같아서 괜찮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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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 - 사막의 망자들 잭 매커보이 시리즈
마이클 코넬리 지음, 이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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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스릴러 액션 미스터리 소설이 있다. 그중에서 재미있는 작품도 많이 있지만 책 내용에 비해서 우리의 상상력이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참 현실적인 이야기를 한다는 느낌을 주는 작가가 있으니 바로 마이클 코넬리다. 물론 그의 책도 대부분 창작이고 상상력이 가미된 이야기이긴 하지만 현실감을 주는 이유는 그가 전직 신문 기자였기 때문이다. 그것도 경찰서 범죄 담당 기자. 수많은 범죄를 목격하면서 어떤 식으로 사건이 일어나는지를 현실성있게 그렸기 때문에 읽는 독자들은 실제로 일어났는것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생생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번에 나온 이 책도 그런 것이 밑바탕이 되어서 사실적으로 그려진 작품이다. 이른바 시인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 전작인 '시인'에서 연쇄살인마와의 혈투를 벌였던 주인공인 기자 잭 매커보이는 그뒤 중견 기자로 맹활약을 해 왔다. 그러나 이제 시대가 변했다. 수첩, 탐문, 펜 등은 구석기 시대 유물이 되고 이른바 인터넷 시대가 열렸다. 어렵게 찾던 정보를 쉽게 찾는 것은 물론 수많은 정보 사이에서 진짜 정보를 찾아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것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잭은 회사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는다. 그러나 이렇게 주저앉을 잭이 아니다.

 

잭은 평범하게 보이는 살인 사건에서 연쇄살인의 감을 잡게 된다. 사건을 차분히 추격하던 차에 몇가지 단서를 발견하게 되고 이내 집중적으로 파고 들고 그 저돌성에 진범인 '허수아비'는 역공을 취하기로 한다. 바로 인터넷을 이용해서 잭의 상황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그의 모든 사회적 신분이 무용지물이 되면서 활동성을 제약하게 된다. 인터넷을 능수능란하게 이용할줄 아는 범인 앞에 구시대 인물인 잭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잭은 그의 옛연인이자 FBI요원인 레이첼 월링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고 그의 도움을 받아 허수아비를 맹추격하게 된다. 작은 단서에서부터 하나씩 하나씩 찾아들어가는 잭. 결국 그는 얼굴도 모르는 허수아비의 실체 앞까지 다가서게 된다.

 

신문기자와 경찰 혹은 FBI라는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구조지만 작가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만들었다. 그것은 인터넷을 이용한 범죄라는 우리에게 이제는 익숙한 소재를 바탕으로 확실한 캐릭터를 가진 등장 인물들과 사건의 얼개가 조화롭게 잘 전개시켰다. 그래서 이야기에 빠져 들지 않을 수가 없다.

 

사실 배경은 인터넷 초창기때라서 지금 입장에서는 옛날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이보다 훨씬 오래전이 배경인 셜록 홈즈도 재미있게 읽는 마당에 초기 인터넷 시대가 어떠랴. 지금도 문제가 되는 개인 정보가 그때는 정말 무방비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야기가 더 사실적으로 느껴진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만한 이야기마냥 탄탄한 현실성을 바탕으로 사건이 전개가 되는 것이다.

 

작가는 다른 작품에서도 그렇지만 등장 인물의 캐릭터를 확실히 구축을 한다. 평면적인 범죄자나 주인공이 아니라 이런면도 보이고 저런면도 보이는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개성있는 인물들에게 정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성장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우리 자신의 성장도 느끼게 해서 참 좋았다.

 

오래 전에 읽어서 기억이 잘 안 났는데 새롭게 읽으니 그 맛이 더 좋은거 같다. 그때는 느끼지 못했던 진득한 느낌을 새롭게 느낄 수 있었고 사건이나 등장 인물들을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역시 마이클 코넬리 답다란 생각이 든다. 이 작가는 서로 느슨하게 연결된 여러 시리즈를 갖고 있는데 다른 시리즈에 비해서 잭 매커보이 시리즈는 많이 나오지 않은거 같다. 사건을 헤집고 다니는 잭의 모습을 다시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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