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이후 급속한 산업화를 거치면서 전통의 식단이 아닌 서구적인 식단으로 바뀌기 시작했는데 여러가지 좋은점도 있었지만 건강에는 그리 좋은것이
아니었다. 우리의 식단은 쌀을 비롯한 곡물과 여러가지 자연 채소가 주를 이루었는데 삶에 여유가 생기면서 고기나 빵 같은 음식들을 점점 더 많이
먹게되었다.
옛날에 비해서 이른바 '맛있는것'을 많이 먹게 되는데 그 맛있는것은 대부분 여러가지 첨가물을 가미했고 여러가지 방식으로 가공을 했는데 특히
설탕류가 많이 들어 있다.
그런데 이런식의 먹을꺼리는 맛있기야 하지만 건강에는 그리 좋지 못하다. 혈관이 원활하게 돌아가야하는데 그것을 방해하는것이다. 이것이 쌓이고
쌓이면 여러가지 질병이 일어나는데 이른바 성인병이다. 그중에서 체내의 당조절이 제대로 안되게 하는 당뇨병에 걸리게 된다. 이 당뇨병은 그 자체로
무섭다기보다는 여러가지 질병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침묵의 살인자다. 옛날에는 '소갈병'이라고 불렀는데 딱히 낫게 하는 약이 없었다. 지금은
여러약들이 있어서 당뇨가 더 악화되지않게된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혈당이 높아지면 그것을 잡기 위해서 약 알약갯수가 늘어나게 되고 혈당은 더 높아지지 않다고 해도 몸이 전체적으로 균형이 무너져서
결코 건강하다고 할수없는 상황이 된다. 그야말로 약에 의존하게 되는것이다. 약을 하루에 한두번 먹는데 약 기운이 떨어지면 혈당이 높아지고 너무
약기운이 쎄면 저혈당이 되고. 혈당을 관리하는게 은근한 스트레스가 되는것이다.
당뇨병은 체내의 당을 관리하는 시스템 자체에 이상이 생긴것이고 그 이상을 바로 잡기가 쉽지 않다. 수십년동안 형성된 습관을 바꾸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약으로 어느 정도 '관리'만 하면서 병이 더 깊어지지않게 하는것이 현재로선 최선의 방법이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노화가 되고 그 자체가 병에는 이겨내는 힘이 떨어지게 된다. 그러면 당뇨환자는 죽을때까지 당뇨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한단
말인가.
이 책은 그런 물음에 당뇨는 관리를 넘어서 낫게 할수도 있다고 이야기하는 책이다. 당뇨를 낫게 한다고?
당뇨는 일반적으로 한번 발병하면 병의 경중과 관련없이 완치는 어렵다고 하는데 낫게 한다니. 그런데 그것이 허황된것이 아님을 이 책을 통해
알수가 있다.
지은이인 황성수 박사는 그전부터 잘 알고 있었다. 정식 의사이고 그의 이론은 여러차례 검증된바가 있다. 듣도보도 못한 괴상한 방법이 아니라
아주 정공법을 택하고 있는데 설득력이 있었다.
우선 이 책은 제목과는 달리 당뇨병을 낫게 하는 신기한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당뇨에 무기력하게 이끌려가기보다는 내 자신이 당뇨를
이겨내고 통제해나간다는 강한 의미를 담아서 제목을 쓰지 않았나싶다. 물론, 여러 체험사례를 통해서 낫기도 했다.
책은 일단 당뇨라는것에 대해서 설명한다. 사실 당뇨에 대해서 사람들이 알고 있는 지식이란게 정말 작다. 일반인은 물론이고 당뇨환자도 당뇨의
본질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냥 당뇨병이란 진단을 받아서 약 먹으라고 해서 약먹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이 책은 그런사람들에게
자신의 병을 정확히 알라고 하는 책이다. 전체가 4장으로 이루어져있는데 1장에서 당뇨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혈당은 병이
아니라 증상이라고 하는데 맞는 말이다. 그 자체로 어떤 병증상이 나타나는게 아니라 그 상태를 말하는것이기 때문이다. 혈당이 올라가고 내려가는
원리에 대해서도 잘 설명하고 있는데 혈당 그 자체보다 고혈당으로 인해서 혈관이 나빠지는것을 위험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결국 사람몸은 피가 잘
돌아야 하는데 이 당뇨가 피를 잘 못돌게 하는것이고 그것이 병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2장에서는 당뇨병을 어떻게 치료해야하는가를 이야기하는데 일반적인 치료법 즉 약이나 주사를 언제 어떻게 쓰는지에 대해서도 잘 이야기하고
있다. 약은 일단 당을 안정화시키기는 하지만 그것이 당뇨를 낫게 하지는 못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운동이 생각보다 크게 작용한지는 않는다고 하는데
운동의 지속성이 쉽지 않다는 뜻으로 쓴거 같다.
당뇨가 오는 가장 큰 원인중에 하나는 바로 비만이다. 비만은 많이 먹어서 오는 것 아닌가. 많이 먹는다는것은 칼로리가 높은것을 먹는다는
것이고 바로 요즘의 많은 맛있는 음식들을 말한다. 요컨데 먹는 욕심이 많아지면 당뇨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고 또 그것이 낫기가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사실 당뇨관리는 먹는것에서 시작하는것이기에 당뇨가 쉽지 않은것이다. 요즘 방송에 이른바 먹방이라고 해서 맛있는것 먹는것이 얼마나
많이 나오나. 당뇨환자는 아예 텔레비젼을 끊어야할지도 모르겠다.
3장에서는 당뇨병 치료를 위한 식이요법을 이야기하는데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수있겠다. 여기에서는 가공식품 자체가 안 좋다고
이야기하는데 사실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음식들이 그리 좋은 음식이라고 할수없다고 한다. 채소는 좋긴해도 그것을 많이 먹는건 또 안 좋다고 하고.
과일은 단당이 있어서 안 좋다고 봤는데 의외로 조금씩 먹어도 된다고 말하는데 말 그대로 조금이지 많이 먹으면 이 역시 안 좋다.
지은이는 가장 좋은 음식으로 가공하지 않은 날것의 그대로를 먹는것이 제일 좋다고 한다. 그런것을 먹어야 천천히 흡수되어서 당도 조금밖에
오르지 않고 포만감이 와서 많이 먹지 않게 되는것이다. 그래서 음식을 조금씩 자주 먹는것을 권한다. 먹는 절대량이 적으면 그만큼 당이 잘 오르지
않는거고 안먹어서 너무 당이 떨어지는것은 먹는 횟수를 늘림으로써 보완하는것이다. 원래 지은이가 주장하는게 현미식인데 이 책에서도 현미식물식을
먹음으로써 당에서 벗어날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책에서는 현미식을 해서 수십년 먹던 약을 끊은 사람들의 체험례가 소개되고 있는데 그만큼 먹는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겠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당뇨캠프에 입소해서 딱 정해진 식단으로 정해진 운동등으로 관리를 받아서 그렇게 된것이라서 바쁜 일상생활에서 적용하기는 쉽지 않은거같다. 그보다는
그렇게 약을 많이 먹던 중증당뇨환자도 먹는것을 획기적으로 바꾸면서 약에서 벗어날수있음을 이야기하면서 먹는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한거 같다.
사실 제목을 봤을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당뇨병을 낫게 하는 신묘한 계책이 있는가 했다. 그런데 역시나 평소 알고 있는 사실을 좀더 쉽고
자세하게 그리고 좀더 긍정적으로 써놓은거 같다. 하긴 아주 독특한 그런 방법이 있을리가. 그런데 책을 읽고 보니 좀더 당뇨라는 것에 대해서
알아가게 되는 기회가 된거 같다.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지식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느낌이랄까. 꼭 당뇨병을 '낫고'싶다면 지은이의 방법대로
100% 현미식물식으로 하면 될것이고 그것이 안된다고 해도 당뇨란것이 어떤것이고 어떻게 관리를 하면서 내 자신이 통제해나갈것인가에 대해서 좋은
조언을 주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