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인의 딸 1 - 법의관 케이 스카페타 시리즈 9
퍼트리샤 콘웰 지음, 박아람 옮김 / 노블하우스 / 2006년 1월
평점 :
품절


드라마가 있는 스릴러 추리소설인 스타카페씨리즈가 이번엔 '캐리 그레센'이라는
눈에는 안 보이지만 강력한 악의기운을 내—Ÿ는 사악한 존재를 등장시킨다.
시리즈 중의 시리즈라고 할수있는 템플 골트시리즈의 조연이었던 캐리는 이번에는
주인공인 스타카페의 영혼을 괴롭히는 악당중의 악당으로 나온다.

사실 이 시리즈는 각권이 독립적으로 이루어져있지만
조금씩 연결되는 거대한 장편이라고 봐도 큰 무리가 없을정도다.
처녀작인 '법의관'에서 나온 등장인물들이 시리즈를 더해가면서 성장하고 정이 쌓이고
하는 과정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느새 이들에게 정이 쌓여가는 우리들을 발견할수 있다.
이 시리즈가 다른 추리소설과 다른점이 바로 그것이다.
드라마가 상대적으로 강화되어있기에 냉혹한 살인사건과는 별도로 서로간의 사랑과
우정등이 참 따뜻하게 느껴지기도 하는것이다.

이번작품은 템플 골트가 나왔던 전작들의 연장선상에 있는 소설이라고 할수가 있다.
템플 골트의 충실한 조력자요 하수인이었던 캐리 그레센이 감옥에서 탈출하여 주요
인물들에게 복수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특이한것은 전작들에서도 범인에 대해선 그리 자세한 묘사를 하지 않은 지은이가
이번 작품같은 경우에는 범인의 그림자조차 발견하기 힘들다는것이다.
끝부분에 가서 범인이랑 맞다뜨릴때까지는 범인의 모습도 그려지지 않는다.
그러나 대신 누가 범인인지는 초반에 알고 시작한다.
그래서 범인이 누군지 추리해가는 추리소설 본연의 기능에는 어긋나는 면이 있다.
하지만 범인이 누군지 추리하는 것과는 다르게 범인이 어떤 방법으로 위해를
가할것인가를 추리하는것도 재미있다.
요컨데 저질러 놓은 범죄행위를 보는것이 아니라 앞으로 저지를 범죄행위를
예상하는 것이다.

시작은 법원에서 지정한 정신병원에 수감되어있는 캐리가 스카페타에게 섬뜩한
편지를 보내는것으로 시작된다.
캐리라는 존재는 스카페타에게는 두려운 존재였다.
그녀와 그녀가 사랑하는 조카 루시의 생활에 깊숙이 개입해서 큰 상처를 입힌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 칼날을 스카페타와 그가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겨누는 것이었다.
그리고 발생하는 연이은 화재사건과 거기서 발견되는 살해된 사람들...
이 사건들이 캐리와 연관이 있게 여겨지면서 캐리의 그림자가 더욱더 짙게 드리워지는데...

처음부터 악당은 누군지 알기때문에 쉬울지는 모른다.
그러나 악당은 정신병원에 갇혀있다.
어쩌면 안전하게 거기서 보호받고 있는것인지도 모를일이다.
미국의 사법제도는 가해자의 인권도 보호한다는 것이어서 정신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살인마를 감옥이 아닌 정신병원에 수감한것이다.
물론 그 정신병원이 탈출하기에 쉬운것은 아니었으나 어쨌든 일반시설이지 감옥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 상황을 이용해서 캐리는 스카페타와 그 주위사람들을 파멸시킬려는 공작을 벌여가게 된다.

눈에 보이는 폭력배의 살인이나 범죄는 오히려 쉽게 잡을수 있으나 이렇게 숨어서,
뒤에서 교활하게 사람을 괴롭히는것은 오히려 잡기가 더욱 어렵고 힘든 법이다.
우리가 상상치도 못한 방법으로 우리의 몸뿐만 아니라 정신까지도 파괴할려고 하기 때문이다.
캐리는 스카페타의 조카인 루시와 특별한 관계였고 그가 추종했던 템플 골트를 잡은 사람이
스카페타였기에 이 두사람의 주위를 맴돌면서 그들이 스스로 무너지기를 획책하는 교활하고
사악한 악마같은 모습으로 나온다.

비록 누군지 모르는 범인을 쫓는 추리적인 면은 아쉽지만 화재에서 발견된 여러 시신들을
부검하고 조사하는 장면은 정말 세밀하게 잘 묘사되고 있다.
때로는 저런 과정이 진짜 있나싶을정도로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기에는 끔찍한 장면들이
실감나게 나타난다.
아마 이 시리즈가 영화화가 아직 되지 않은 이유가 이런 법의학적인 묘사를 하기에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특히나 인간의 살을 '삶기'위해서 주방기구전문점에 펜을 사러가는 장면에선 묘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의문의 사건들을 하나씩 하나씩 맞춰가면서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장면은 역시 이 시리즈의
큰 장점이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봐서 전작들에 비해서 스릴감이나 추리적인 면은 좀 아쉬운 감이 있다.
특히나 범인인 캐리가 어떻게 그렇게 범죄를 공모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정신병원을
탈출하게 되었는지 나타나지 않았고  또 범인을 제거하는 장면이 의외로 싱겁게 끝나버린것이
전작들에 비해선 밀도가 좀 떨어진감이 있다.
그러나 그런 흠에도 불구하고 스릴러와 추리 그리고 드라마가 혼합된 이 시리즈의 완성도는
읽어 볼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면 1권부터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것이고 어느새 다음편이 기다려지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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