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번의 심판 우먼스 머더 클럽
제임스 패터슨.맥신 패트로 지음, 원은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제임스 패터슨은 전형적인 '글쟁이'다. 끊임없이 글을 써대는 글공장장같은. 사실 너무 많은 작품을 써서 어떨땐 비슷한 느낌을 줄때도 있긴 한데 그래도 어느정도 비틀어서 넘어가는터라 큰 식상감을 느끼는건 아니다. 그래도 소재나 글감의 다양성을 위해서 이른바 공저, 즉 협력서술을 하는데 이 책 우먼스 머더 클럽 시리즈도 그중에 하나다. 주인공들이 4명의 여성이어서 그런지 주로 여성작가와 함께 글을 쓴다. 공저의 장점은 더 다양한 이야기들이라고 할수 있지만 일관성이라는 면에서는 좀 들쑥날쑥할수도 있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이 책, 시리즈중에서도 상위권에 들만한 재미난 이야기다.

 

이야기는 두가지 사건이 중심 얼개다. 하나는 유명 도둑 '헬로 키티'의 살인 사건이고 하나는 엄마와 아이만을 살인하는 연쇄살인범의 이야기다. 두 가지 사건이 가까운 시간에 벌어지면서 주인공인 린지 형사는 정신없이 뛰어다녀야 한다. 그런데 사실 헬로 키티의 사건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중요성이 좀 떨어져 보인다. 헬로 키티 사건에서도 사망자가 나오긴 했지만 그건 1회성에 그쳤고 연쇄살인은 계속해서 그것도 아이까지 죽이는 잔혹한 범죄가 연속해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헬로 키티 사건도 충분히 재미난 소재성이 있지만 역시나 연쇄살인범 이야기에 비해서는 그 추가 기우는거 같다. 실제로 소설속에서도 처음에는 헬로 키티 사건이 유명배우의 집에서 일어난 사건이라서 언론의 주목도 더 받고 경찰 상층부에서도 우선적으로 처리하라는 지시를 내리지만 곧이어 터지는 연쇄 살인때문에 샌프란시스코 경찰 전체가 발칵 뒤집힐 정도로 그 비중이 확 기울었다. 두 개의 사건을 교차로 보여주기는 하는데 아무래도 한쪽의 무게가 남다르다보니 사건을 보는 독자들도 연쇄살인쪽으로 더 몰입한다고나 할까. 물론 헬로 키티 사건이 나중에 또다른 복선으로 다가오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균형을 맞췄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어쨌든 특이하게도 엄마와 아이만 표적해서 살인하는 살인범때문에 샌프란시스코는 난리 난리 대혼란에 빠져든다. 도대체 실마리가 없다. 목격자도 없고 증거도 없다. 살인범은 프로의 솜씨인냥 별다른 흔적도 남기지 않는다. 도무지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는데 살인은 또 일어나고. 린지 형사를 비롯한 경찰이 전전긍긍하고 있을때 살인범은 묘한 제안을 해온다. 그것을 기점으로 실마리를 잡아나가는 린지. 과연 그를 어떻게 잡을수 있을 것인가.

 

범인을 잡아나가는 과정은 읽는 나 조차도 피로를 느낄 정도로 강행군이었다. 언제 어떻게 또 연쇄 살인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린지는 하루에 몇시간 자지도 않을 정도였다. 그 결과 범인의 실체에 다가가긴 하는데...이럴때 책이 멋지게 마무리될려면 범인을 잡는 과정도 참 멋져야하는건데 그렇게 재미나게 잘 이끌어가던 과정의 결말은 좀 허무했다. 긴장도는 한껏 높여놓고선 폭발시키지 않고 사그라들게 했다고나 할까. 아무튼 사건의 결말은 큰 인상을 주진 못했다.

 

더불어 헬로 키티 사건도 약간은 허무하게 끝난 느낌도 있고. 과정을 재미나게 하다가 결말을 시원하게 이끌어내지 못한건 아쉬웠다. 그런데 그 아쉬움을 달래줄려고 그랬나. 무슨 여성지의 권말부록도 아니고 사건이 다 종결되고 난 다음 마지막에 놀랄만한 일이 일어난다. 마지막 장까지 긴장을 늦추지말란 뜻이었는지. 사건 마무리는 허무했지만 책 마무리는 재미났다.

 

4명의 여성이 주인공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사건이 일어나면 그 중심에 있는건 경찰일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린지 형사가 주된 활동자로 나온다. 역시 이 책에서도 린지 형사와 기자인 신디, 검시관인 클레어와 지방 검사보인 유키의 캐릭터가 확실하게 잘 잡혀서 나온다. 그래서 실제로 있는듯한 사람인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그리고 한 사람이 아플때 나머지 세 사람이 위로해주고 옆에서 지켜주는 그 모습이 따뜻하게 보였다. 여자들 특유의 우정이.

 

이야기 완성도 면에서 어느정도 기복이 있는 시리즈인데 이번에 나온 책은 결말의 아쉬움도 있긴 하지만 나름의 보너스격인 마무리 내용도 있고 독자가 범인을 아는 상태에서 그를 쫓는 경찰의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도 나름 좋았던 편이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린지 형사의 신분에 변화가 있게 될 '수도' 있게 나오는데 이건 다음편도 꼭 보라는 지은이의 낚시이려나. 다음편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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